홈메이드 아메리칸 파이 따우전드
박다솔 기자
bbbogiii24@gmail.com | 2024-08-22 09:54:18
[월간 베이커리 뉴스 = 박다솔 기자]
힙한 젠지 세대들의 발걸음이 연신 이어지는 신사역 세로수길, 2023년 10월 따우전드의 두 번째 이야기가 시작됐다. 2022년 서울 광진구의 한 주택가 골목에서 시작된 ‘따우전드(Thousand)’는 아메리칸 파이 전문점이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파이를 널리 널리 알리고자 시작했다는 천형제 대표의 말처럼 따우전드의 파이는 점차 더 많은 이들에게 닿고 있다. “어려 서부터 인생에 즐거운 스토리 한 편을 만들고자 했어요. 고등학교 졸업하고는 친구들과 군고구마 장사를 하기도 했고 성인이 되어서는 푸드 트럭을 운영해 보기도 했죠. 파이 전문점도 저에게는 도전이자 또 다른 스토리의 시작입니다.” 파이 만드는 법을 배워본 적 없었지만 천 대표는 베이킹의 기초부터 차근차근 다지며 미국의 맛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평범한 회사 직장인이었던 천형제 대표는 맞지 않는 일에 늘 마음 한구석에서 답답함을 느낀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그에게 미국 어학연수 시절 맛봤던 파이가 떠오른다. 그렇게 퇴사를 결심하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하나씩 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하게 된 따우전드. 천형제 대표의 이름에서 따온 ‘천’을 뜻하기도 하지만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그의 좌우명을 뜻하기도 한다. “하나씩 차근차근 하면 뭐든지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처음 시작할 때 정말 소자본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인테리어부터 조명, 작은 소품 하나까지도 제가 직접 발품 팔아 구했습니다. 고민의 흔적이 담긴 파이 레시피까지 말 그대로 차근차근 준비했죠.” 그동안의 준비 과정과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담아 따우전드는 그렇게 세상에 첫발을 내딛었다.
바삭한 파이지의 매력
미국에서도 트렌디한 디저트라기보단 집에서 할머니가 직접 구워 주는 따수운 느낌이 물씬 풍기는 아메리칸 파이. 따우전드는 홈메이드의 느낌을 내기 위해 약간의 러프함을 추가했다. 자연스럽게 올라간 크림과 무심한 듯 뿌려진 파우더와 콩포트는 확실히 더욱 군침 돌게 한다. 더군다나 기성품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모든 요소를 손수 만들어 사용한 ‘찐’ 수제 파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홈메이드 느낌이 난다. “펌킨 파이에 들어가는 호박은 물론이고 레몬&라임 파이을 위해 레몬과 라임즙을 직접 짭니다. 손이 많이 가긴 하지만 파이의 퀄리티를 위해서라면 소홀히 할 수 없죠.” 또 따우전드의 파이는 바삭한 파이지가 특징이다. 직접 먹어본 외국인들은 이 바삭함 때문에 다시 찾아오게 된다고 말할 정도다. 재료를 아끼지 않고 듬뿍 넣어 구워 낸 파이는 바삭한 파이지와 크게 달지 않고 담백한 필링의 맛이 조화롭게 이어진다. 포크로 떠먹기 보다는 한 손에 들고 크게 베어 물어 입 안 가득 퍼지는 진한 파이의 맛을 느껴보는 것을 추천한다.
미국 특유의 감성
본점인 군자점과 2호점인 신사점 모두 오래 한 자리에 머물며 파이를 구워 낸 것 같은 미국의 파이 전문점이 연상된다. 여행을 좋아해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이 다녔던 천 대표는 미국의 빈티지함과 레트로한 느낌에 빠져 매장을 꾸몄다. “라스베이거스나 로스엔젤레스처럼 세련된 도시가 아닌 미국 시골에 있는 옛날 파이 가게의 느낌을 내고 싶었어요.” 특히 인테리어 중 문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다고. 4쪽의 나무문이 모두 활짝 열리는 구조로 좁은 매장 내부에 자연스러운 개방감을 준다. 요새 많이들 사용하지 않는 문이지만 미국 특유의 자유로운 느낌을 구현하는 것은 물론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해 손님들의 만족도는 높다. 따우전드 로고뿐 아니라 벽면에 걸려있는 커다란 파이 포스터 또한 천 대표가 직접 제작해 레트로한 분위기를 더했다. 잘 짜인 디자인은 아니지만 어설픈 투박함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오리지널 아메리칸 파이의 맛
처음엔 미국식 오리지널 펌킨 파이, 바나나 파이 2가지로 시작했지만, 어느덧 15여 가지의 파이를 만들고 있는 따우전드. 매달 제철 식재료로 만드는 파이는 색다른 감동을 전한다. 따우전드의 파이는 이따금 감동을 넘어 누군가에게 추억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매장에 처음 방문한 미국인 고객이 펌킨 파이를 먹으며 “어릴 적 할머니께서 만들어 주신 맛이다”라며 눈물을 글썽인 사연은 두고두고 기억할 만한 순간이 되었다고. 거의 매달 1개의 새로운 파이를 꾸준히 만들고 있는 따우전드는 앞으로도 담백한 파이를 일 년 사계절에 걸쳐 만들어 낼 계획이다. 어느 한 걸음으로 시작된 여정이 끝없는 즐거움으로 이어지는 곳, 따우전드에서 인생 최고의 파이를 만나보자.
레몬&라임 파이 6,700원
레몬과 라임의 즙을 짜 넣은 크림 위에 라임 슬라이스와 라임 제스트를 올려 더욱 상큼한 맛을 더했다. 먹는 내내 입안에서 은은한 레몬과 라임의 향이 퍼져 나가며 부드럽고 상큼한 파이의 진수를 보여준다.
펌킨 파이 6,500원
따우전드의 시그니처 파이로, 버터 풍미 가득한 파이지와 고소하고 달달한 단호박 필링이 엄청난 조합을 자랑한다. 시나몬 파우더의 향이 코끝을 스치며 묵직한 크림치즈와 부드러운 생크림과도 잘 어우러진다. 너무 달지 않은 담백한 맛의 파이로 꼭 맛봐야 할 메뉴다.
치즈블루베리 파이 6,500원
블루베리의 깊은 단맛과 산뜻한 새콤함이 진한 크림치즈의 부드러움과 만났다. 한 조각 들면 흘러내리는 블루베리 콩포트는 비주얼 적으로나 맛으로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녔다. 단짠의 정석을 담은 파이다.
시그니처 스피어 민트 커피로 파이와 궁합이 좋다.
따우전드 신사점
주소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162길 36 지상1층 101호
인스타그램 @thousand_official_
월간 베이커리 뉴스 / 박다솔 기자 bbbogiii2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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