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프 뒤 몽드 드 라 불랑주리 한국 국가대표팀 인터뷰 "다시, 금메달을 향해"

박혜아 기자

hyeah0112@gmail.com | 2025-12-22 10:05:21

2026년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쿠프 뒤 몽드 드 라 불랑주리’. 한국 국가대표팀은 22개 제품을 완성해야 하는 8시간의 경연을 앞두고 있다. 제품의 완성도는 물론 원재료와 폐기물 관리까지 평가하는 이번 대회를 위해, 한국팀은 매일 8시간의 리허설을 반복하며 준비의 밀도를 높이고 있다. 10년 만에 금메달 탈환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는 한국팀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2026년 베이커리 국제대회인 '쿠프 뒤 몽드 드 라 불랑주리'에 출전하는 한국대표팀.

2026년 1월 20일부터 21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쿠프 뒤 몽드 드 라 불랑주리(Coupe du Monde
de la Boulangerie, 이하 쿠프 뒤 몽드)’가 열린다. 쿠프 뒤 몽드는 5개 대륙의 최고 제과 제빵 장인을 조명하는 국제대회로, 프랑스 제빵 국가대표팀(Equipe de France de Boulangerie), 프랑스 제과제빵 국제연합(Confédération Nationale de la Boulangerie Pâtisserie Française), 그리고 에킵(Ekip)이 주최 및 주관한다. 대회는 ‘시라 베이크 앤 스낵(Sirha Bake&Snack)’ 기간 중 진행된다.
이번 대회는 이틀에 걸쳐 국가별로 경연이 나뉜다. 대회 첫날에는 미국, 세네갈, 일본, 프랑스, 브라질이 무대에 오르고, 둘째 날에는 한국, 캐나다, 덴마크, 대만, 모로코가 출전한다. 경연 시간은 하루 기준 총 8시간이며, 전날 2시간의 프렙 시간이 별도로 주어져 제한된 범위 내에서 밑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제출 제품의 구성은 더욱 촘촘하다. 브리오슈 아 떼뜨, 투톤 브리오슈, 전통 및 변형 바게트, 자국의 재료를 이용한 빵, 크루아상, 투톤 빵 오 쇼콜라, 즉흥 창작빵, 자국의 단맛 페이스트리, 세이버리 스낵, 해산물 베이스의 소프트 브레드, 클럽 샌드위치 등 총 22개의 제품을 완성해 제출해야 한다. 제한된 시간 안에 다양한 카테고리를 동시에 운영해야 하는 만큼, 각 파트의 완성도뿐 아니라 생산 동선과 팀워크가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특히 이번 대회는 원재료 관리와 폐기물 관리에 무게를 둔다. 심사위원단은 결과물의 품질뿐 아니라 합리적인 반죽 생산, 원재료 주문의 타당성, 폐기물 최소화 등 과정에서의 효율까지 평가한다. 같은 제품을 만들더라도 어떤 방식으로 반죽을 계획하고, 재료를 배분하며, 남는 재료를 최소화하는지까지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한국팀은 2025년 ‘한국국제베이커리페어’에서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결성됐다. 이후 꾸준히 콘셉트 논의 등을 이어오던 중, 작년 7월 중순 서류 예선을 통과하며 9월부터 본격적인 합숙과 훈련에 돌입했다. 현재는 프랑스 현지 시간에 맞춰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8시간씩 리허설을 진행하며 대회 운영 리듬을 몸에 익히는 중이다.


단장 김종호(대전 슬로우브레드 오너 셰프)

제가 딱 10년 전, 그러니까 2016년도에 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했었습니다. 10년이 지난 후, 단장으로서 다시 대회에 나가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10년 전에는 한국에 무관심했지만 1등의 자리에 오른 다음부터는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음을 느낍니다. 그만큼 금메달의 대가가 참 달콤했습니다. 그때의 그 짜릿한 경험을 후배들이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도록 단장으로서 잘 이끌어보겠습니다. 무조건 연습뿐입니다. 인식하지 않아도 손이 저절로 움직일 만큼 강도 높은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고생한 보람이 헛되지 않도록 좋은 결과로 돌아와 많은 후원을 아끼지 않은 스폰서와 선후배님들께 보답하겠습니다.


팀장 및 빵공예 부문 선수 최용환(경기도 하남빵집 오너 셰프)

베이커리 월드컵에 출전하기까지 딱 10년이 걸린 것 같습니다. 단장님이 금메달을 수상하셨던 2016년에 응원단으로 파리에 방문했었고, 그 감동의 순간을 현장에서 목격했습니다. 그때부터 마음속으로 막연히 이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는 꿈을 품어왔는데 감사하게도 기회가 주어졌고, 빵공예 선수로서 팀에 함께하게 됐습니다. 한국팀의 공예 주제는 ‘거북선’입니다. 위기에 처했던 과거 역사의 순간을 설명할 수 있는, 한국을 대표하는 발명품으로 최적이라 생각했습니다. 공예를 서포트하는 장치로 훈민정음을 곳곳에 사용했고요. 조상님이 남긴 훌륭한 발명품, 그리고 우리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인 한글을 빵으로 형상화해 한국의 미, 그리고 한국의 제빵 기술을 국제대회에서 널리 알리고 오겠습니다.


바게트 부문 선수 황석용(서울 성수베이킹스튜디오 오너 셰프)

2024년에 독일에서 열린 ‘이바컵’에 참가한 후 또 다시 참가하는 국제대회입니다. 연달아 두 번, 그것도 국제대회에 나가는 게 큰 부담이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이바컵 참가 당시 은메달에 그쳤기 때문에 마음 한편에 아쉬움이 너무 크게 남아 있었습니다. 베이커리 월드컵에서는 미련이 남지 않도록 정말 최선을 다해 연습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대회에서 라이브로 만들어야 하는 바게트와 빵 물량이 엄청 많기 때문에 정확한 규격, 올바른 모양이 균일하게 나오는 데에 중점을 두고 훈련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빵집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프랑스에 무작정 가서 일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제는 한국에서 경험치를 쌓아 국가대표로서 프랑스에 다시 갑니다. 한국팀에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비에누아즈리 부문 선수 김명기(인천 토모루 과자점 오너 셰프)

베이커리를 운영하면서 맛있는 빵을 만드는 데에는 많은 고민을 했지만 재료들의 성분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고민은 해본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정말 많은 회사의 밀가루와 버터를 다뤄보고 분석하고 공부했습니다. 제빵 기술자로서 한 단계 성장한 거 같아 뿌듯한 기분이 듭니다. 2026년은 단장님에게 금메달 획득 10주년이지만 저에게는 개인적으로 제과 제빵업에 입문한 지 30년이 되는 해입니다. 기운이라는 게 있잖아요. 2026년이라는 해가 저에게는 많은 기운을 주는 해인 것 같습니다. 더 열심히 할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 같기도 하고요. 몇 달간 실전처럼 리허설을 진행한 보람이 있도록 좋은 결과를 거두고 싶습니다.

월간 베이커리 뉴스 / 박혜아 기자 hyeah01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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