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꾸며내지 않는 아름다움, 문화촌

박다솔 기자

bbbogiii24@gmail.com | 2026-10-13 14:00:38

칼같이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스러움, 매끈함이 아닌 흙의 촉감을 그대로 손에서 느낄 수 있는 수공예품. 이러한 자연스러운 멋을 아는 ‘문화촌’에서는 모든 도자기를 억지로 깔끔하게 다듬지 않는다. 흙의 물성과 특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브랜드를 소개한다.

‘문화촌’의 작품을 보고 있자면 흙이 가진 고유의 투박함과 자연스러운 결에 어느새 빠져들게 된다. 손을 뻗어 질감을 느껴보면 처음에는 매끈하지 않은 표면이 낯설게 다가오지만, 이내 그 투박함이 지닌 멋에 스며든다. 유진솔 작가는 인위적인 손길과 과도한 통제를 최소화하며, 의도하지 않은 자연스러움을 도자기에 담아낸다. 2023년도부터 나고 자란 고향인 홍제역 인근에서 처음 작업을 시작했는데, 동네의 옛 지명이 문화촌이었던 것에서 착안해 공방 이름도 문화촌으로 지었다고.

문화촌은 자연에서 발견할 수 있는 색감과 텍스처를 도자기에 온전히 담아내기 위해 유약은 물론 점토까지 직접 만들어 사용하곤 한다. 유약을 제작하는 곳은 적지 않지만, 점토까지 만들어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시중에 나와 있는 흙은 사용자가 작업하기 쉽도록 정제되어 있습니다. 그 때문에 질감이 지나치게 매끈하거나 간혹 플라스틱처럼 보이기도 해요. 유약으로 질감을 변화시킬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한계가 있어 직접 흙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재료부터 탐구하는 유진솔 작가의 태도는 문화촌만의 독특한 기물로 이어진다. 대표적인 예가 두 가지 흙을 결합해 만든 ‘레이어 라운드 볼’이다. 겉면에는 거친 질감이 살아 있는 점토를 사용하고, 음식이 직접 닿는 안쪽은 매끈한 백자토로 마무리했다. 흙이 지닌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은 살리면서 실용성까지 고려한 제품으로, 문화촌만의 섬세한 시선과 창의성이 돋보인다.

유진솔 작가는 작업에 대한 영감을 주로 자연에서 얻는다. 흙과 나무, 돌, 나뭇잎 등 주변의 자연물을 바라보며 ‘왜 이런 모습으로 생겼을까’, ‘이 형태를 도자기로는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그렇게 쌓인 생각과 관찰은 문화촌 특유의 색감과 질감으로 이어진다. 덕분에 이러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레스토랑의 플레이트를 제작하는 등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또 정규 클래스와 원데이 클래스도 운영 중이다. 문화촌에서 수업을 들은 뒤 직접 공방을 창업하거나 진로를 도예로 정한 이들도 있을 만큼, 저마다 다른 이유로 흙을 찾는 사람들과 작업의 즐거움을 나누고 있다.

앞으로도 문화촌의 작업이 한결같은 결을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유진솔 작가.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 만들어갈 작업이 하나의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져 문화촌만의 색깔이 더욱 선명해지기를 바란다.

문화촌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세검정로 57 2층 인스타그램  @moonhwachon



월간 베이커리 뉴스 / 박다솔 기자 bbbogiii24@gmail.com


[ⓒ 월간 베이커리 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