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개성을 가진 치즈케이크, 좋아하세요?
황지온 기자
hwangjion6@gmail.com | 2024-11-28 14:56:49
더 리틀 베이커리 도쿄 The little bakery tokyo
은은한 럼의 향이 올라오는 럼 레이즌 치즈케이크 Rum Raisin Cheesecake ラムレーズンチーズケーキ / 650円
마치 미국에 온 듯한 분위기의 가게 안에는 빈티지한 과자들과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로 가득하다. 국산 식재료와 천연 효모를 사용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진열대에는 손수 만든 30여 개의 빵, 케이크, 구움과자들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그 중 어른의 맛이 담긴 ‘럼 레이즌 치즈케이크’를 소개한다.
럼 레이즌은 일본인들에게 팬층이 꽤나 두꺼운 식재료로 쿠키, 아이스크림, 초콜릿 등 마트나 편의점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부드럽게 퍼지는 향기로운 럼의 향과 깊이 있는 맛이 자꾸만 생각나게 만드는데, 이것이 럼 레이즌이 사랑받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더 리틀 베이커리 도쿄’의 럼 레이즌 치즈케이크는 일반적인 뉴욕 치즈케이크 형태다. 묵직하고 진한 맛을 가졌으며 아래층에는 럼 레이즌이 듬뿍 들어 있다. 럼 레이즌 단독으로 먹으면 럼 향미가 강하게 느껴지지만 꾸덕한 치즈케이크와 함께 먹으면 은은하게 향이 올라온다. 아직 럼 레이즌을 경험하지 못해 건포도가 어색한 사람이라면 일본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이곳의 치즈케이크로 입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6 Chome-13-6 Jingumae, Shibuya City, Tokyo 150-0001 일본 / @thelittlebakerytokyo
네퓨 Nephew
입안에서 사르르 사라지는 바스크 치즈케이크 Basque cheesecake バスクチーズケーキ / 700円
‘네퓨’는 일본에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만큼 유명한 가게로 주말이면 순식간에 사람들로 가득 찬다. 요요기공원 역에서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크림 베이지 외벽에 파란색 문과 창의 인테리어가 강한 인상을 준다. 아침부터 오후 5시까지는 커피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카페를 운영 하고, 밤에는 독창성 넘치는 칵테일을 맛볼 수 있는 바(Bar)로 변신한다. 여러 메뉴 중 식감이 매력적인 ‘바스크 치즈케이크’를 소개한다.
가게 인스타그램에 태그된 게시물에는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코멘트가 있다. ‘입에 넣는 순간 이렇게까지 사르르 녹아 사라지는 치즈케이크는 처음이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입에 넣자마자 순간적으로 사라진다.’ 후기에서 알 수 있듯 네퓨의 바스크 치즈케이크는 극도로 부드러운 식감을 가지고 있고, 육안으로도 확인 가능하다. 너무 부드러운 나머지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부드러운 속살이 접시 위로 흘러나온다. 겉은 속살보다 단단해서 함께 먹으면 단단함과 부드러움, 두 가지 식감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또 농후한 치즈 맛이지만 느끼하지 않게 먹을 수 있다. 밀키한 맛도 올라오며 마지막엔 산뜻하게 입안에서 사라지는 매력적인 케이크다.
1 Chome-7-2 Tomigaya, Shibuya City, Tokyo 151-0063 일본 / @nephew_yoyogipark
부익 Buik
여름의 상큼한 과일 맛을 느낄 수 있는 패션프루츠 치즈케이크 Passion Fruit Cheesecake パッションフルーツチーズケーキ / 900円
주택가 속 빌딩 반지하에 조용히 숨어있는 카페 ‘부익’. 2015년 6월에 미나미 아오야마의 네즈 미술관 근처에 오픈해 지금까지도 많은 여성들에게 숨은 명소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보이는 것은 여러가지 구움과자와 오픈 주방. 오픈 주방에서는 점원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과자를 굽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따끈따끈한 당근 키슈와 양배추 라페, 후무스 등 신선한 야채들이 다양하게 올라간 세트 메뉴다. 주마다 키슈의 종류가 달라지니 공식 인스타그램을 확인해보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이곳의 치즈케이크는 다른 곳과는 달리 시즌 메뉴로 여름의 맛이 담겨 있다. 3개의 층으로 이뤄진 ‘패션프루츠 치즈케이크’를 소개한다.
가장 위층은 산미가 강한 레어 치즈, 가운데 층은 코코넛 크러스트, 패션프루츠가 들어간 부드러운 바닐라 치즈케이크, 마지막 층은 오트밀과 견과류로 이뤄진 시트다. 세 개의 층을 동시에 먹으면 치즈의 산미를 상큼한 패션프루츠가 잡아주고 달지 않은 오트밀 시트와 바닐라의 달콤한 향이 서로 어우러진다. 또한 부드러운 식감 사이 중간에 톡톡 씹히는 패션프루츠가 포인트를 준다. 서로 상반된 맛과 식감이 모여 완벽한 밸런스를 이루는 최고의 여름 디저트다.
4 Chome-26-12 Minamiaoyama, Minato City, Tokyo 107-0062 일본 / @buik_tokyo
레스 Less by Gabriele Riva & Kanako Sakakura
꼬릿한 치즈맛이 특징인 고르곤졸라 치즈케이크 Gorgonzola Cheese Cake / 910円
‘레스’의 콘셉트는 독일 출신의 건축가 루트비히 미스 반데어로에(Ludwig Mies Vander Rohe )의 명언 “Less is more(간결한 것이 더 아름답다)”과 독일의 산업 디자이너 디터람스(Dieter Rams)의 명언 “Less But Better(최소한 그러나 더 나은)”의 정신에서 비롯됐다. 이처럼 생산을 줄이고, 폐기물 배출을 억제하고, 지역의 유기농 재료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상품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는 가게다. 냉동 퓌레, 인공감미료, 착색제, 첨가물은 지양하고 있다. 레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품 ‘고르곤졸라 치즈케이크’를 소개한다.
고르곤졸라 치즈케이크는 이탈리아 DOP(원산지 인증) 마크가 있는 고르곤졸라만을 사용해 치즈 특유의 풍미를 남기면서 은은한 짠맛이 특징이다. 가게에서도 치즈랑 잘 어울리는 술과의 페어링을 추천할 정도로 치즈맛이 진하게 난다. 굉장히 농후한 치즈 풍미에 산뜻한 생크림을 올려 같이 먹었을 때 밸런스가 매우 뛰어나다. 더불어 위에 장식된 호두와 아메리칸 체리가 식감의 악센트를 준다. 치즈 특유의 꼬릿함을 좋아하는 사람과 평범한 치즈케이크에 질린 사람에게 추천한다.
1 Chome−12−25 Mita, Meguro City, Tokyo 153-0062 일본 / @less_tokyo
혼 Horn ホルン
가볍고 상큼한 레몬 콩피 듬뿍 무스 치즈케이크 Rare Cheesecake レアチーズケーキ / 550円
오쿠 시부야 지역의 인기 가게 ‘혼’은 최근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출점하고 있는 ‘푸후라(プフラ·puhura)’ 계열사 브랜드 중 하나다. 이 제과점을 만들기 전에 오너 셰프가 정한 두 가지의 룰이 있다고 한다. 첫째,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당도는 최소로 할 것. 둘째, 먹을 수 없는 것은 장식하지 않을 것. 이런 셰프의 신념 덕분인지 일본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1층에는 빵과 구움과자, 케이크가 가지런히 진열된 쇼케이스가 있고 지하에는 취식 공간이 마련돼 있다. 메뉴는 소프트 계열, 하드 계열, 파운드케이크, 쿠키, 무스 케이크, 크레이프까지 다양하다. 종류가 다양한 만큼 가게 앞에는 시간별로 갓 구운 빵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이 게시돼 있다. 여러 메뉴 중 산뜻한 맛의 ‘무스 치즈케이크’를 소개한다.
직접 만든 레몬 콩피를 듬뿍 넣은 무스 치즈케이크로 강렬한 레몬 맛이 치즈의 느끼함을 싹 잡아준다. 가벼운 크림으로만 이뤄져 있어 심심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순간 바닥의 바삭한 쿠키의 식감이 존재를 드러낸다. 맛 밸런스와 식감까지 놓치지 않은 케이크다. 아무 생각없이 포크질을 하다 보면 눈 깜짝할 새 부스러기만 남아 있다.
1 Chome-2-1 Uehara, Shibuya City, Tokyo 151-0064 일본 / @horn.tokyo
글, 사진 차다빈 통신원
정리 월간 베이커리 뉴스 / 황지온 기자 hwangjion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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