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카월드 ‘990원 소금빵’ 실험… 베이커리 업계에 던진 질문
베이커리뉴스
news@bakerynews.co.kr | 2025-09-02 14:55:20
대한제과협회 “빵값은 단순한 원가가 아닌 사회적 가치”
유튜브 채널 ‘슈카월드’가 최근 선보인 ETF 베이커리 프로젝트가 화제다. ‘빵플레이션(빵+인플레이션)’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빵값 인상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커지는 상황에서 슈카월드는 직접 실험에 나섰다. 매장의 대표 메뉴 가격은 크게 낮아 소비자들의 큰 반응을 이끌어냈다. 소금빵 990원을 비롯해, 크림빵 1,200원, 소시지빵 1,500원, 크루아상 1,800원, 케이크류는 5,000원대에 책정됐다. 슈카월드 측은 원재료비와 생산비를 공개하며 "유통 마진을 줄이면 합리적인 가격으로도 빵을 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싼 빵’을 파는 것이 아니라, 기존 베이커리 업계의 가격 구조에 질문을 던지는 사회적 실험이라는 입장이다.
가격 논란과 소비자 반응
이 실험은 즉각 찬반 논란을 불러왔다.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은 “품질이 나쁘지 않은데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에서도 “빵값이 부풀려져 있었다는 증거”라는 댓글이 이어졌다. 하지만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원재료 가격 상승, 인건비와 임대료 부담, 위생 및 안전관리 비용 등 현실적인 요소가 무시됐다는 지적이다. 일부 제과점주들은 “990원은 체험용 이벤트 가격일 뿐, 장기적 운영은 불가능하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대한제과협회, "소비지 인식 왜곡 우려"
대한제과협회는 신중하면서도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협회는 ETF 베이커리 프로젝트가 새로운 시도임은 인정하지만, 이로 인해 소비자 인식에 왜곡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지적한다.
마옥천 대한제과협회 회장은 “빵 가격에는 단순한 원재료비만이 아니라 제빵사의 기술력, 품질 관리, 위생 관리, 매장 운영비와 지역 고용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 모두 포함돼 있다. 빵을 1천 원대에 판매할 수 있다는 실험적 시도가 흥미롭게 보일 수 있지만 그것이 업계 전체의 현실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협회가 특히 우려하는 부분은 소비자 인식의 변화다. 마 회장은 이어 “한 번 ‘빵값은 괜히 비싸게 책정돼 있었다’라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 이를 되돌리는 데는 업계 전체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간다. 소비자들은 정당한 가격 형성과 업계의 구조적 한계를 쉽게 외면하게 되고, 결국 ‘빵은 싸게도 만들 수 있는데 업계가 폭리를 취했다’는 잘못된 프레임이 굳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협회는 이번 사안이 단순히 일회성 화제나 가격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업계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질 경우, 장기간에 걸쳐 소비자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어려움이 발생한다. 이는 결국 동네 제과점이나 장인정신을 지켜온 소규모 베이커리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협회는 마지막으로 “빵은 단순한 원가 계산으로만 평가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 품질, 안전, 기술, 지역사회와의 관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번 실험이 빵 한 개의 가격을 바라보는 소비자 시각을 넓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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