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창의성과 도전, 프랭크 하스누트

황지온 기자

hwangjion6@gmail.com | 2024-09-20 16:18:08

보자마자 “이건 어떻게 만든 걸까?”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디저트가 있다. 그런 창의적인 디저트를 제작하는 이가 있으니, 바로 네덜란드 컨설턴트이자 페이스트리 강사로 활동하는 프랭크 하누스트다. 프랭크 하누스트 셰프를 직접 만나 28년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셰프님의 경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인가요?

2011년도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World Chocolate Masters)'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첫 번째 시도였던 2007년에는 4등을 기록했습니다. 결과에 아쉬움이 남아 바로 다음 대회에 다시 참가하여 끝내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쟁취했어요.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한만큼 뿌듯했고 커리어적인 측면에서도 큰 성취를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 해외에서 많은 일을 한 것도 기억에 남는데요, 여러 문화를 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각이 넓어지고 생각이 많이 유연해졌습니다. 그 덕에 무척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어요. 각 나라마다 추구하는 향미도 다른데 보편적으로 모두가 좋아할만한 맛의 중점을 찾아 디저트를 만들기도 했죠.

 

Q. 디저트를 개발할 때 어디에 주안점을 두나요?

현재 '초콜릿 월드(Chocolate World)', '데빅(Debic)', '카카오바리(Cacao Barry)' 등을 포함해 7개의 브랜드에서 앰베서더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해당 브랜드에서 개발 요청이 들어왔을 때 브랜드 이미지에 걸맞는 디저트를 구상하죠. 예를 들어 초콜릿 브랜드인 카카오바리의 경우엔 해당 초콜릿이 돋보이는 디저트, 유제품 브랜드인 데뷕은 크림 위주의 제품을 선보이곤 합니다. 더불어 컬러감이나 디저트를 구성하는 요소에도 신경을 많이 씁니다.

 

Q, 창의적이고 섬세한 외관을 위한 셰프님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테크닉에 집중합니다.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성격이라 한 가지의 테크닉을 극한으로 밀어붙여 어디까지 표현할 수 있나 시험합니다. 같은 기술이라도 약간의 변형으로 전혀 다른 결과치를 낼 수 있거든요. 초콜릿 데코레이션에서 일직선과 물결 무늬의 느낌이 다른 것처럼요. 이런 식의 단순하고 간단한 변화가 아예 새로 접하는 외관이 도출하곤 하죠. 또한 겉으로 봤을 때는 어려운 기술이 필요할 것 같지만 막상 공정 과정을 알게 되면 '쉬운데?'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외관을 선호해요. 그리고 디저트를 봤을 때 바로 제가 만들었다는 게 느껴지는 오리지널함을 담습니다.

 

Q. 셰프님만의 무스 케이크 제작 포인트가 있나요?

‘밸런스’를 가장 중요하게 여깁니다. 크림같이 부드러운 질감과 크런치의 바삭한 질감처럼 상반되는 조합의 밸런스를 적절히 아우릅니다. 더불어 맛과 향은 만약 세 가지의 인서트가 들어가면 각각의 인서트가 입안에서 다 같은 강도로 느껴질 수 있게 초점을 맞춥니다. 한입에 넣었을 때 어떤 향미는 강하고, 다른 향미는 약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하죠. 크림이나 가나슈 등 서로 다른 인서트들의 조화도 전부 신경 씁니다. 크림의 기포, 양, 인서트의 강도 등 전반적인 면을 모두 계산해 최적의 밸런스를 찾습니다. 

 

Q. 좋은 디저트의 요건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디저트가 탄생해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일련의 과정이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선한 재료를 공수해 올바른 공정과 유통 단계를 거쳐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디저트를 제공하는 것 모두 포함해서요. 우선 좋은 재료를 써야 그에 준하는 디저트가 나올 수 있어요. 그리고 아무리 좋은 재료를 쓴다 해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무용지물이죠. 딸기 케이크로 예시를 들자면 들어가는 딸기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시트나 크림이 맛있어도 퀄리티가 낮아지죠. 반대로 크림이 아무리 좋은 재료를 써도 오버 믹싱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또한 판매하는 과정에서 디저트의 적정 온도가 맞지 않으면 먹을 때 완성도가 떨어지겠죠. 판매하는 시기도 중요합니다. 한여름에는 묵직한 초콜릿 무스는 인기가 없고 시트러스 계열의 상큼한 디저트를 선호하는 것처럼 각 계절에 먹기 좋은 디저트들이 있으니까요.

 

Q. 셰프님이 보는 한국의 디저트가 궁금해요

요즘 SNS에서 한국 셰프들을 많이 보곤 해요. 디저트가 하나같이 예쁜 외관을 가졌고 그 안에 우아하면서 자연스러운 터치가 담긴 것이 느껴져요. 실력 좋은 분들이 많아 깜짝 놀라곤 합니다. 전세계 디저트 시장에서 봤을 때도 상위권에 속하는 국가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베이커리 카페 투어를 해도 좋을 것 같아요(웃음).

 

Q.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디저트가 있나요?

기본적으로 저는 클래식함을 고수합니다. 기존의 디저트에 크게 변형을 하는 걸 지양하는 편이죠. 그래서 근본적인 맛은 건드리지 않고 테크닉적인 부분에서 차별화를 둡니다. 그 외에 어느 디저트를 먹었을 때 좋은 감정이 들면 어떻게 변형할 수 있는지 지속적으로 도전할 예정입니다.

월간 베이커리 뉴스 / 황지온 기자 hwangjion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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