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UM - GMO 완전표시제 ‘식탁 위 투명성’을 둔 찬반 논란

고명훈 기자

rhaudgns7@nate.com | 2025-04-14 12:57:49

미국산 유전자변형 감자 수입이 가시화되면서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유전자변형생물) 완전표시제' 도입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정부는 단계적 확대 도입을 예고했지만, 소비자단체와 농가, 식품업계 사이에서 팽팽한 의견 대립이 이어지는 중이다. 국회에는 관련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며 제도화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다. GMO 완전표시제를 둘러싼 논란을 정리했다.

LMO 감자 '적합' 판정, 유전자변형 감자 첫 도입 눈앞
국내에서 유전자변형 감자 수입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GMO(유전자변형생물) 완전표시제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3월 미국 심플롯(Simplot)사가 개발한 유전자 변형생물체(LMO) 감자 'SPS-Y9'에 대해 작물재배환경 위해성 협의 심사에서 '적합' 판정을 내리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전성 심사와 환경부 생태위해성 심사만 남은 상태다.

SPS-Y9 감자는 감자튀김용으로 특화된 품종이다. 유전자를 변형해 저장 중 갈변 현상을 줄이고, 기름에 튀길 때 발암물질 '아크릴아마이드'가 덜 생성되도록 설계됐다. 안전성을 높였다는 평가도 있지만, 인위적으로 삽입된 외래 유전자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심플롯은 맥도날드 등에 감자튀김을 공급하는 세계 1위 프렌치프라이 생산업체로, 유전자편집 감자를 최초로 상업화한 기업이다. LMO 감자가 수입될 경우, 국내에서는 옥수수 대두 등 기존 6개 작물에 이어 일곱 번째 유전자변형 작물이 된다.



GMO 완전표시제란 무엇인가
GMO 완전표시제는 식품에 유전자변형 원재료를 사용했을 경우, 최종 가공 후 유전물질이 잔존하지 않더라도 사용 사실을 반드시 표시하도록 하는 제도다. 현재는 유전자변형 DNA나 외래 단백질이 일정량 이상 남아 있는 경우에만 표시 의무가 적용된다. 이로 인해 식용유, 당류, 간장 등 DNA가 파괴되는 고도 가공식품은 GMO 원료를 사용했어도 표기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현행법상 외식업체, 급식소, 프랜차이즈에서 사용하는 GMO 식재료는 표시 의무가 없어, 소비자가 식탁에서 어떤 GMO 식품을 접하는지 알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국회에서는 GMO 완전표시제를 명시한 식품위생법 개정안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지난 4월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당 제도를 골자로 한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외식업소에까지 표시 의무를 확대했다.




"알 권리 보장돼야" 소비자 농민단체 한목소리
소비자단체와 농민단체는 GMO 완전표시제가 "소비자의 알 권리와 선택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찬성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소비자가 GMO 여부를 식탁에서 인지할 방법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서 표시제 강화는 최소한의 권리" 라며 "유해성 논란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이상 정보 공개는 기본" 이라고 강조했다.

농민단체는 국내산 농산물의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도 GMO 완전표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GMO와 비GMO 식품의 구분이 명확해질 경우 국산 농산물 소비가 촉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4년 기준 국내에 수입되는 식품용 GMO는 약 146만5,000톤에 달하며, 이 중 대부분은 옥수수와 대두가 차지한다. 감자까지 수입이 시작되면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GMO 식재료 사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과도한 규제, 산업 경쟁력 저해" 업계는 반발
식품업계는 완전표시제가 시행되면 원료 추적 비용 증가, 수입산과의 경쟁 약화, 소비자 불안 심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주장한다. 한국 식품산업협회는 "GMO 자체의 안전성은 과학적으로 충분히 검증됐으며, 단지 GMO라는 문구 하나가 부정적 인식을 불러올 수 있다"며 "최종 제품에 유전물질이 남지 않는 가공식품까지 의무표시 대상으로 삼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또한 업계는 제조 원가 상승에 따른 소비자 가격 인상과 고용 감소 등의 부정적 경제 효과를 경고하고 있다. 협회는 완전표시제 시행 시 연간 1조 원의 손실과 1만2,000여 명의 고용 축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는 방식으로 기업 이미지 제고가 가능하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 2026년부터 단계적 도입 방침
정부는 소비자 알 권리 보장과 업계 현실을 모두 고려해 GMO 완전표시제를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확대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초 '식품 유형별로 적용 가능성과 표시 방법을 검토 중이며, 우선적으로 소비자 접점이 많은 품목부터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표시 기준은 유럽연합 수준인 0.9% 이하로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국회에서는 현재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윤준병 의원 등이 각각 대표발의한 관련 법안이 계류 중이며, 하반기 정기국회에서 통합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최근 LMO 감자 '적합' 판정 이후 제도 도입의 필요성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면서, 법제화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투명한 식탁'을 위한 사회적 합의 필요
GMO 완전표시제를 둘러싼 갈등은 단순한 정책 차원을 넘어 식품에 대한 국민 신뢰, 알 권리, 산업 지속가능성까지 포괄하는 복합 이슈다. 소비자는 투명한 정보를 원하고, 업계는 현실적 부담을 호소하며, 정부는 그 사이에서 조율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국내에 LMO 감자가 실제로 수입될 경우, 프렌치프라이부터 단체급식, 편의점 간편식 등 다양한 경로로 소비자 식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제 GMO는 단순히 가공 표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직접적인 선택의 문제가 됐다. 소비자 신뢰 확보와 식품 정책의 일관성을 위해, 투명한 제도 설계와 사회적 합의가 무엇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월간 베이커리 뉴스 / 고명훈 기자 rhaudgns7@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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