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광화문 크리스마스 마켓-서울 도심에서 마주한 겨울의 빛과 향기
권유민 학생기자
kwonyumin1@naver.com | 2026-01-06 17:03:05
12월의 찬 공기가 얼굴을 스칠 무렵, 광화문광장은 전혀 다른 공간이 된다. 평소에는 분주한 발걸음만 가득하던 이곳이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조명과 음악, 그리고 따뜻한 향기로 가득 찬 공간으로 변신한다. 2025 광화문 크리스마스 마켓은 서울특별시가 주관하는 겨울 축제 '서울윈터페스타'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연말의 분위기와 도시의 감성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겨울형 문화 공간으로 기획되었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광화문광장은 본격적으로 빛을 드러낸다. 부스들이 전구 불빛 아래 반짝이고, 광장 중앙에는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서서 사람들을 맞이한다.
도시와 축제, 그리고 사람들의 겨울
광화문 마켓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마켓이 아니었다. 서울윈터페스타의 일환으로 자리한 이 공간은 사람과 도시가 겨울밤을 어떻게 함께 채워가는지를 보여 주는 시민 경험의 무대와 같았다. 가족 단위 방문객부터 카메라를 든 사진가, 친구와 함께 웃는 연인들까지 모두가 이곳에 모였다. 밤이 깊어질수록 광장은 더욱 빛났다. 조명 아래서 서로 사진을 찍어 주는 풍경, 따뜻한 음료를 나누는 손길, 천천히 이곳을 걸으며 계절의 숨결을 느끼는 사람들의 모습. 그런 순간들은 이 겨울을 기억하게 할 한 장의 기록이 됐다.
광화문에 조성된 크리스마스 마을
이번 마켓은 크게 마켓존, 체험존, 포토존으로 구성됐다. 광화문광장의 넓은 공간을 활용해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동선을 따라 걸으며 구경할 수 있도록 부스들이 줄지어 들어서며 마켓의 거리를 만들었다. 마켓존에는 크리스마스 소품과 겨울 상품을 판매하는 부스들이 줄지어 들어섰다. 크리스마스 오너먼트, 리스, 핸드메이드 장식품부터 니트 머플러와 양말 같은 겨울 소품까지 연말 분위기에 어울리는 상품들이 가득했다. 먹거리 부스 역시 큰 인기를 끌었다. 핫초코, 쿠키, 호떡 같은 따뜻한 간식들이 판매되며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또 크리스마스 마켓 곳곳에는 포토존이 배치되어 있었다.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포토존부터 360도 이색 포토존, 해치 포토존까지 이어지며 어느 방향으로 카메라를 들어도 자연스럽게 장면이 완성되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완성된 마켓
2025 광화문 크리스마스 마켓이 단순한 구경거리로 끝나지 않았던 이유는 광장 곳곳에 마련된 참여형 프로그램 덕분이었다. 방문객들은 이곳을 걷기만 하는 관람객이 아니라 직접 움직이고 체험하는 축제의 일부가 되었다.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스탬프 투어였다. 이는 마켓 곳곳에 마련된 지정 부스를 방문해 도장을 모으는 방식으로 참여자들은 자연스럽게 광화문광장 전체를 돌아보게 되었다. 부스 하나하나를 찾으며 걷다 보면 처음에는 몰랐던 작은 상점이나 포토존, 먹거리 부스까지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다. 모든 스탬프를 모으면 회전목마 무료 이용권이 제공됐다. 이 작은 보상은 사람들을 더 멀리, 더 오래 걷게 만들었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도 스탬프 지도를 손에 쥔 채 미션을 수행했다.
한편 회전목마는 이 마켓의 상징적인 장면 중 하나였다. 부드러운 조명과 캐럴이 흐르는 가운데 천천히 돌아가는 회전목마 위에서 아이들은 웃음을 터뜨렸고 부모들은 휴대폰으로 그 순간을 기록했다.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도 자연스럽게 미소가 오가는 풍경이 만들어졌다.
도시와 계절이 만나는 자리
광화문 크리스마스 마켓이 특별하게 남는 이유는 도시와 계절이 서로를 비추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광화문은 평소 늘 빠르게 움직이는 곳이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광화문광장은 전혀 다른 표정을 짓는다. 조명과 음악, 부스와 트리가 놓이면서 광장은 ‘지나는 곳’에서 ‘머무는 곳’으로 바뀐다. 사람들은 발걸음을 늦추고, 부스 앞에 멈춰 서서 쿠키를 고르고, 회전목마 앞에서 아이의 손을 잡고 기다린다. 차가운 밤공기 속에서도 따뜻한 음료를 쥔 손과 웃음소리는 추운 겨울임을 잊게 만든다. 조명 아래에서 찍은 한 장의 사진, 김이 오르는 컵, 빛에 반사된 광화문의 풍경은 각자의 기억 속에 작은 겨울 이야기로 남는다.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는 이 짧은 기간 동안 조금 더 부드럽고, 조금 더 느린 속도로 움직였다. 그리고 광화문광장은 그 변화의 중심에서 사람들에게 이 계절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내주었다.
2025년의 광화문 크리스마스 마켓은 도시와 겨울이 함께 만든 하나의 장면이었다. 빛과 사람, 그리고 계절이 겹쳐진 이 순간은 오래도록 서울의 크리스마스를 떠올리게 할 가장 따뜻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월간 베이커리 뉴스 / 권유민 학생기자 kwonyumin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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