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쿠프 뒤 몽드 드 라 불랑주리 국가대표 선발전-꿈의 무대를 향한 제빵인들의 찬란한 사투 

조한슬 기자

stert1207@naver.com | 2025-04-17 18:36:22

지난 4월 5일 ‘2026 베이커리 월드컵 국가대표 선발전’이 진행됐다. 세계적인 제빵 대회인 ‘쿠프 뒤 몽드 드 라 불랑주리(Coupe du Monde de la Boulangerie)’의 한국 국가대표 선발권이 걸린 이번 대회에서는 특출난 기량을 자랑하는 제빵사 4팀이 출전하여 우열을 가렸다. 8명의 제빵사가 기술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무기로 혼신의 힘을 다해 펼쳤던 경연장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소개한다.

한국국제베이커리페어 마지막날 파티세리 아레나에서 ‘2025 베이커리 월드컵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렸다. 선발전에서 우승한 선수는 프랑스에서 2년마다 개최되는 국제 식품 박람회 ‘시라(SIRHA)’의 제빵 대회인 ‘쿠프 뒤 몽드 드 라 불랑주리(Coupe du Monde de la Boulangerie)'에 한국 대표 선수로 참가할 자격을 갖는다. 이처럼 한국의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고 국내 제과업 기술 발전에 기여할 베이커리 산업 역군을 가리는 이번 대회에는 글로벌 제과제빵 기계 전문 제조기업 ‘라진플로베’, 아티장을 위한 특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르아쉬 아티자날’이 각각 머신과 밀가루를 후원했다. 

‘바다정원’ 이진섭 선수.
‘성수베이킹스튜디오’ 황석용 셰프.


이날 선발전에는 총 8명의 선수가 2인 1팀을 이뤄 참가했다. 1팀에 ‘바다정원’ 이진섭 선수와 ‘백석예술대학교’ 김신예 셰프가, 2팀에 ‘토모루 과자점’ 김명기 셰프와 ‘성수베이킹스튜디오’ 황석용 셰프가, 3팀에는 ‘수원과학대학교’ 변성범 셰프와 ‘카페프라미스’ 이해찬 셰프가, 4팀에는 ‘성심당’ 이형덕 셰프와 ‘르아모베이커리’ 함경일 셰프가 참가했다. 심사위원에는 송영광 명장, 김종호 제과기능장, 이창민 제과기능장, 이경무 제과기능장, 고환복 제과기능장, 이재웅 제과기능장 등이 참여해 대회의 공신력을 높였다.

 

한 팀 내 2명의 선수는 각각 유럽빵과 비에누아즈리 파트를 나눠 담당했다. 유럽빵 파트에서는 전통 바게트, 창작 바게트 3종, 쁘띠롤 2종, 국내 농산물을 활용한 캄파뉴를, 비에누아즈리 파트에서는 크루아상, 창작 데니쉬 페이스트리, 빵 오 쇼콜라, 브리오슈 아 떼뜨, 창작 브리오슈가 과제로 주어졌다. 하나하나의 제품은 정해진 중량 내에서 무게가 결정돼야 했으며, 일체의 개량제 사용은 불가했다. 이렇게 완성된 유럽빵과 비에누아즈리 두 종류의 제품들은 가로×세로 100cm 전시 공간 내에 진열되도록 제작해야 했다.

 

‘르아모베이커리’ 함경일 셰프.

선수들은 본경기가 진행되기 하루 전인 4월 4일 2시간 동안 사전 준비 작업을 하며 전열을 가다듬었고, 다음 날 오전 7시 30분부터 대회장에 모여 경연에 임했다. 선수들은 오전 8시부터 총 6시간 동안 작업을 이어갔다. 규정에 미리 공지된 대로 정확하게 재료를 사용했으며 제품의 굽기 전후 무게를 철저히 체크했고 진열대에 제품을 올려두는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관람객들은 선수들이 실시간으로 제품을 완성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대한민국 제과인의 기술력에 감탄을 내뱉었다. 심사가 시작되자 선수들은 관람객이 제품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도록 완제품 일부를 들고 가까이 다가갔으며, 이들의 표정에는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물씬 드러났다. 이후 완제품은 심사위원들이 자리한 탁상으로 이동해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제품의 향을 맡고 시식하며 맛과 창작 아이디어, 테크닉 세 가지 요소를 중점적으로 심사했다.

 

시상식에는 (사)대한제과협회 마옥천 회장, (사)한국제과기능장협회 이석원 회장, (사)대한제과협회 우원석 수석부회장, 박동석 부회장, 류재은 부회장, (사)한국제과기능장협회 마칠석 고문, 라진플로베 최영태 대표, 르아쉬 아티자날 홍석진 대표가 참석했다. 대회장인 마옥천 회장은 선수들을 격려하며 “지금까지 쿠프 뒤 몽드 드 라 불랑주리에 참가한 한국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기록했듯, 이번에 국가대표로 선발된 두 선수 역시 연습에 매진하여 좋은 결실을 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석원 회장은 “김명기 선수와 황석용 선수가 지금처럼 열심히 연습에 정진한다면, 프랑스에서 애국가가 울릴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명기 셰프와 황석용 셰프는 올해 7월 서류 에선을 거쳐 통과 시, 내년 2026년 1월 개최되는 쿠프 뒤 몽드 드 라 불랑주리의 제빵 부문에 한국 대표 선수로 참가하게 된다. 2등을 수상한 이진섭 셰프와 김신예 선수, 3등을 수상한 변성범 셰프와 이해찬 셰프, 이형덕 셰프와 함경일 셰프는 차기 제빵 부문 국제 대회에 국가대표로 출전할 우선권을 획득하게 됐다.



우승자 인터뷰


Q. 우승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김명기 선수(이하 김) : 불과 1년 전인 2024년 당시 저는 파리에서 열린 ‘쿠프 뒤 몽드 드 라 불랑주리’를 현장에서 참관하고 있었습니다. 2년 뒤인 2026년 그곳에 참관객이 아닌 한국 국가대표로 서게 된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찹니다. 이번 선발전 우승으로 이전보다 부감이 많이 커졌지만, 지금까지 황석용 셰프와 함께 의지하며 힘을 내어왔듯 앞으로도 잘 이겨내 좋은 결과를 맺고 싶습니다. 대회 준비에 힘 써주신 라진플로베 최영태 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

황석용 선수(이하 황) : 약 3개월간 라빠시옹빵 제빵학원에서 대회를 준비하며 체력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쉽지 않은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늘이 감동할 만큼 간절한 마음으로 매일 최선을 다하며 제품의 완성도를 조금씩 끌어올린 것이 좋은 성과로 이어져 무척 보람되고 기쁩니다. 팀원 김명기 선수에게 이 자리를 빌려 고생 많았다고 꼭 전하고 싶습니다. 또 많은 도움을 주신 라진플로베 최영태 대표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Q. 대회 준비 과정은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김 : 이번 대회에서 지정된 포리쉐 밀가루를 활용하며, 같은 프랑스 밀가루(T45, T65)일지라도 브랜드마다 미세한 차이점을 파악하고 최적의 활용법을 숙지하기 위해 끊임없는 테스트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공부했습니다.

황 : 김명기 셰프님의 말씀처럼 브랜드마다 상이한 밀가루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포리쉐 밀가루의 특성을 완벽히 이해하고, 최적의 반죽, 발효, 굽기 조건을 찾기 위해 수많은 연구가 필요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김 & 황 : 제빵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로서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왔던 쿠프 뒤 몽드 드 라 불랑주리의 국가대표라는 꿈을 이뤄낸 만큼, 내년 1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본선을 목표로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명기&황석용 팀 작품.


이진섭&김신예 팀 작품.


 이형덕&함경일 팀 작품.
변성범&이해찬 팀 작품.


월간 베이커리 뉴스 / 조한슬 기자 stert12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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