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초콜릿, 유행을 넘어 ‘카테고리’가 되다

박혜아 기자

hyeah0112@gmail.com | 2025-09-18 19:24:26

SNS에서 시작된 디저트, 1년 넘게 이어진 이유
피스타치오·카다이프 수급 불안…트렌드가 흔든 원재료 시장
초콜릿에서 쿠키·케이크까지…제과업계 ‘변주 경쟁’ 확대

2024년 여름 SNS를 중심으로 확산된 ‘두바이 초콜릿’이 1년이 지난 2025년 가을까지도 디저트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소비되며 장기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단기간에 소멸하는 일반적인 유행 디저트와 달리, 두바이 초콜릿은 다양한 형태로 변주되며 제과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두바이 초콜릿은 피스타치오 페이스트와 카다이프(중동식 얇은 면 튀김)를 초콜릿과 결합한 디저트로, 바삭함과 쫀득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식감이 특징이다. 2024년 말 UAE 기반 브랜드에서 시작된 제품이 틱톡을 통해 확산되며 글로벌 트렌드로 떠올랐고, 이후 한국에서도 빠르게 재현·확산됐다. 초기에는 레시피와 원재료 확보가 어려워 일부 파티시에 중심으로 제작되었으나, 현재는 편의점과 프랜차이즈까지 제품군이 확대되며 대중화 단계에 진입했다.

1년을 넘긴 유행, 무엇이 달랐나
두바이 초콜릿이 장기 트렌드로 이어진 배경에는 몇 가지 구조적인 요인이 작용한다. 먼저 식감이다. 카다이프 특유의 바삭한 식감과 피스타치오 크림의 농밀함이 결합되며, 기존 초콜릿 디저트와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했다. 여기에 단면이 강조되는 비주얼이 SNS 콘텐츠로 확산되며 소비를 자극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또 하나는 ‘낯섦’이다. 중동 디저트라는 이국적 요소가 결합되면서 기존 베이커리 시장에서 보기 어려웠던 새로운 카테고리로 인식됐다. 단순한 맛의 차별화를 넘어, 스토리와 이미지가 함께 소비된 것이다. 이러한 요소는 단기 유행으로 끝나지 않고,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장되는 기반이 됐다. 실제로 두바이 초콜릿은 초콜릿 제품을 넘어 쿠키, 케이크, 타르트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디저트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렌드가 흔든 원재료 시장
두바이 초콜릿 열풍은 단순 소비를 넘어 원재료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피스타치오와 카다이프 등 핵심 재료 수요가 단기간에 집중되면서, 일부 품목에서는 품귀 현상과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났다. 특히 피스타치오는 수입 의존도가 높은 원재료로, 수요 급증 시 가격 변동 폭이 크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카다이프 역시 국내 생산 기반이 제한적인 만큼 공급 안정성이 떨어진다. 여기에 일부 유통 단계에서의 사재기까지 더해지며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러한 변화는 베이커리 업계의 원가 구조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부 매장에서는 원재료 수급 문제로 제품 생산을 제한하거나, 레시피를 변경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트렌드가 단순 소비를 넘어 공급망과 가격 구조까지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됐다.

제과업계, ‘변주’로 트렌드를 흡수하다
두바이 초콜릿이 장기화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업계의 빠른 대응이다. 단순히 원형 제품을 재현하는 수준을 넘어, 다양한 형태로 변주하며 시장에 안착시켰다. 먼저 기본형은 초콜릿 바 형태다. 피스타치오 크림과 카다이프를 필링으로 활용해 원형에 가까운 제품을 구현한 형태다. 이후 쿠키와 브라우니 등 구움과자 형태로 확장되며 접근성이 높아졌다. 일부 매장은 피스타치오 크림과 카다이프를 레이어 구조로 활용해 고급 디저트로 재해석했다. 동시에 편의점과 유통 채널에서는 대중적인 가격대의 제품이 출시되며 소비층이 확대됐다. 이 과정에서 한국식 변형도 나타났다. 지나치게 달거나 기름진 요소를 조정하고 피스타치오를 직접 갈아 페이스트로 만드는 등 한국식 K디저트화가 이뤄졌다. 

유행 이후, ‘식감 디저트’의 시대
두바이 초콜릿 사례는 디저트 트렌드의 변화를 보여준다. 과거에는 맛과 재료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식감과 비주얼이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식감 중심 디저트’의 확산으로 해석한다. 쫀득함, 바삭함, 크리미함 등 다양한 식감을 결합한 제품이 소비를 이끄는 구조다. 두바이 초콜릿은 이러한 흐름을 대표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향후 시장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정 국가나 문화에서 출발한 디저트가 SNS를 통해 확산되고, 이후 현지화와 변주 과정을 거쳐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 잡는 구조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 초콜릿은 더 이상 단일 유행 제품이 아니다. 식감, 원재료, 유통 구조까지 영향을 미친 하나의 사례로, 제과업계가 트렌드를 어떻게 흡수하고 확장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되고 있다.

월간 베이커리 뉴스 / 박혜아 기자 hyeah01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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