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디저트로 맛보는 프랑스 식문화의 정수, 데몽스트하씨옹

조한슬 기자

stert1207@naver.com | 2025-06-25 10:36:03

프렌치 디저트를 맛본다는 것은 디저트를 이루는 원재료와 장인의 기술력, 이를 공유한 사람들의 오랜 이야기 즉, 프랑스 식문화를 맛보는 것과 같다. 방배동 골목에 위치한 ‘데몽스트하씨옹’은 프렌치 디저트의 본질이 되는 상위 개념으로서 프랑스 식문화의 영역을 존중한다. 그리고 디저트를 매개로 이러한 사실을 한국 고객들과 공유하고 교류하는 방식을 채택하며 프렌치 디저트 필드를 향한 현명한 정공법을 내세우고 있다.

식문화란 기후와 풍토, 인문학적 맥락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근원한 국가를 벗어나면 그 고유한 모습으로 발현되기 어려운 습성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프랑스 파리로부터 약 1만km 떨어진 서울에서 ‘프랑스식 디저트’를 제대로 선보인다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일임이 틀림없다. 이런 점에서 ‘리츠 파리(RITZ PARIS)’에서 근무한 공영록 오너 셰프와 ‘삼성 디자인 스쿨(SADI)’에서 공부한 브랜딩 디자이너 권문정 대표가 운영 중인 ‘데몽스트하씨옹’은 ‘잘 만들어진’ 디저트를 제공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제품 구성 및 재료 선정 과정에 대해 밝히며 한국에선 생소하지만 프랑스에서 자주 활용되는 식재료를 소개하거나 역으로 한국의 식재료를 디저트에 접목하여 한국 내 거주하는 프랑스 주민들에게 한국의 맛을 소개하고 있다. 또 지난 크리스마스 시즌 프랑스 사부아 지역에서 유래한 ‘갸또 드 사부아(Gâteau de Savoie)’를 출시했듯 잊혀 가는 프랑스 지방의 향토 과자를 연구하여 재해석하거나, 프랑스의 파티스리 정보를 정리하여 온라인 공간에 공유하는 등 프렌치 디저트를 향한 한국인들의 인식에 반경을 넓히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메시지는 내부 인테리어에도 녹아 들어 있다. 프랑스어와 한글로 번갈아 적힌 제품명과 그 앞에 끼워진 ‘EPUISE(품절)’라는 붉은색 카드, 그리고 파리 건물의 지붕 색으로 자주 쓰이는 파란색을 연상시키는 색상의 수납장과 숫자 ‘103(두 대표가 데몽스트하씨옹의 시작을 꿈꾸었던 파리의 거주지 주소)’이 적힌 빈티지 표지판은 프랑스 문화를 상징하는 기물들로 활용돼 프렌치 디저트가 파생된 곳의 가치를 진정으로 수용하는 태도가 묻어난다. 


맛의 깊이를 결정짓는 가장 근본적인 요소, 재료

“프렌치 디저트 본연의 정신은 자연의 순환, 계절의 흐름에 귀 기울이는 것입니다. 즉 좋은 디저트란 계절의 흐름이 잘 드러난 좋은 재료로부터 시작되므로, 셰프의 가장 본질적인 역할은 재료를 선별하고 제품에 재료의 향과 식감, 풍미를 오롯이 담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공영록 셰프는 단순히 가격이나 공급의 편의성보다는, 아티장 정신을 가진 농부들이 정성껏 재배한 원재료를 찾는 데 공을 들인다. 대표적으로 올해 봄 한정적으로 선보인 ‘아말피’라는 제품에는 이탈리아 아말피 지역 특유의 태양과 바람을 머금은 ‘맛의 기억’을 전달하고자 현지 농장의 레몬을 이용했다. 또 한국적인 식재료를 프렌치 디저트에 접목하여 신선함을 안긴 ‘딱뜨 오 피뇽(Tarte aux pignons)’의 경우 제철을 맞은 가평 잣을 사용해 만들었다. 


권문정 대표와 공영록 오너 셰프.

데몽스트하씨옹은 이처럼 고유의 계절감, 섬세함, 그리고 삶을 대하는 태도를 포함하는 프랑스의 식문화와 한국인으로서의 두 대표의 정체성이 결합한 파티스리다. 이곳의 다음 스텝은 지금보다 더 활발히 프랑스 지역의 향토 과자를 발굴해 공 셰프만의 감각으로 풀어내는 것이 될 예정이다. 프렌치 디저트의 클래식한 구조에 기반하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데몽스트하씨옹의 디저트는 프랑스와 한국 두 국가의 문화와 감정이 이어지는 확장의 공간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한층 더 풍부하게 무르익고 있다.


월간 베이커리 뉴스 / 조한슬 기자 stert12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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