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이 주는 힘, 이하엘 쇼콜라티에
박다솔 기자
bbbogiii24@gmail.com | 2025-01-23 13:27:24
Q. 제과 시장을 놓고 봤을 때 초콜릿, 특히 아티장 쇼콜라티에 영역은 매우 좁습니다. 어떤 계기로 쇼콜라티에의 길을 선택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단순하게 첫 시작은 ‘초콜릿을 많이 먹고 싶어서’였어요. 초콜릿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20살에 필리핀 카카오 농장까지 갔을 정도니까요. 업장에서 근무 하다가 종종 출강을 다니게 되며 클래스를 시작했고, 그 일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네요. 쇼콜라티에라는 직업에 더 깊은 애정을 갖게 된 계기가 있는 데요, 2019년 리퍼블리카델카카오와 함께 에콰도르 산지에 다녀온 이후입니다. 초콜릿 공장주와 농부들이 서로를 정말 사랑으로 대하더라고요. 함께 일하는 ‘코워커(co-worker)’가 아닌 패밀리의 개념으로요. 카카오를 매개체로 하나의 공동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실제로 보고 온 후로 저도 수강생과 초콜릿을 구매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런 끈끈한 감정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어요. 그래서 10년 전에 수강했던 수강생이라도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으면 해결책을 알려드리고 때론 같이 고민하기도 해요. 그 과정에서 오히려 배울 때도 있고, “감사하다” 혹은 “초콜릿이 너무 맛있다”는 말 한마디가 저에게 되레 큰 힘으로 다가옵니다. 힘들 때도 있지만, 그 매력에 쇼콜라티에를 놓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Q. 재룟값 상승 등으로 인해 어느 때보다 매장 운영이 힘든 상황일 것 같습니다. 매장을 운영하는 사업가의 가치관과 초콜릿을 다루는 기술자로서의 가치관이 충돌할 때, 어떤 선택을 하시나요?
솔직히 원래도 원재료가 너무 비싸서 순이익이 그렇게 크지 않아요. 하지만 가격을 떠나서 소비자에게 좀 더 확실하게 신뢰감을 주는 재료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맛있게 만들어서 “겟잇스위트 초콜릿은 한결같이 맛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어요. 종종 직원에게 봉봉에 바닐라 빈을 이렇게 때려 넣으면 남는 게 어디 있냐며 걱정 어린 핀잔을 듣기도 하는데요, 클래스나 세미나를 열심히 해서 돈을 모으고 이걸 다시 초콜릿에 쏟으며 살고 있습니다(웃음).
Q. 초콜릿이 지금보다 대중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대중화는 이미 시작됐는데 가격 폭등이라는 변수가 생기면서 대중들의 선택만 남은 것 같아요. 작년 두바이 초콜릿 붐이 일면서 초콜릿을 쟁이는 분들이 많았잖아요, 밸런타인데이 시즌이 전혀 아닌데도요. 제 기억상 초콜릿이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고 수많은 디저트로 재탄생된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앞으로도 더 대중화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도 소장 욕구가 샘솟는 이색적인 초콜릿 패키지를 제작하거나 색다른 맛 조합인 ‘이달의 맛’을 개발하며 대중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감자치즈, 송편, 딸기 케이크 같이 색다른 플레이버 때문에 매달 방문하는 단골분들이 있기에 더 힘내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Q. 셰프님의 초콜릿이 어떻게 소비되길 바라시나요?
겟잇스위트 슬로건이 ‘당신을 일으키는 힘’입니다. 저도 얼마 전, 슬며시 다가온 무기력에 힘들어한 적이 있었어요. 간신히 커피를 내리면서 저희 봉봉한 알을 입에 머금었더니 “와 이거지!”라는 말이 저도 모르게 튀어나오더라 고요. 저희 초콜릿을 먹은 분들이 오뚝이처럼 다시 나아갈 힘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것보다 더 좋은 소비는 없을 것 같아요.
월간 베이커리 뉴스 / 박다솔 기자 bbbogiii2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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