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행복을 모아 거대한 긍정을 만드는 ‘굿니스클럽’
베이커리뉴스
news@bakerynews.co.kr | 2026-07-23 16:00:39
=
Q. ‘굿니스클럽’이라는 이름에 담긴 비하인드가 궁금해요.
호주에서 함께 지내던 친구와 침대에 누워 가게 이름을 고민하던 때가 있었어요. 호주에 머물 때 유독 눈에 많이 밟히던 단어가 바로 ‘Goodness(선함, 좋은 것)’였죠. 외국 영화를 보면 감탄할 때 “Oh, my goodness!”라고 외치거든요. 그 단어가 주는 특유의 기분 좋은 에너지가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무엇보다 이 공간을 단순히 베이커리나 카페라는 직관적인 단어로만 규정하고 싶지 않았어요. 맛있는 음식은 물론, 사람과 사람의 관계, 문화, 취향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공간이 되길 바랐거든요. 그래서 ‘'클럽(Club)'이라는 단어를 더해 지금의 '굿니스클럽'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Q. 수많은 스팟 중, 용산 해방촌 신흥시장에 자리를 잡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저에게 용산 해방촌, 특히 이 신흥시장은 서울의 브루클린 같은 공간이에요. 과거에 뉴욕 브루클린 여행을 하면서 마주했던 자유롭고 개성 넘치는 로컬 감성에 깊은 영감을 받았었거든요. 사실 굿니스클럽의 시작도 브루클린에서의 경험이 모티브가 되었는데, 한국에 돌아와 마주한 해방촌 골목길에서 딱 그 뉴욕의 향수가 스쳐 지나갔어요. 이곳을 보자마자 망설임 없이 바로 여기다 싶었죠.
Q. 매장의 모든 여정을 SNS 콘텐츠(릴스)로 기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솔직히 살기 위한 처절한 발버둥이었어요. 2024년 3월에 처음 문을 열었는데, 골목 안쪽에 숨어있다 보니 아무도 저희를 알지 못했죠. 주변엔 사람이 바글바글한데 우리 매장 하루 매출은 0원부터 겨우 2~3만 원인 날이 수두룩했어요. 가만히 앉아서 손님을 기다릴 수는 없겠더라고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변화를 바라는 건 욕심이니까요. 그래서 무작정 포카치아 만드는 과정부터 매장에 일어나는 상황을 릴스로 찍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조회수 기대도 없이, 바쁘게 움직이는 제 모습을 기록하며 무너지는 자존감을 지키고 싶었던 자기성찰의 과정이었습니다. 이후 올린 매출 공개 릴스도 하루 2만 원을 겨우 팔던 가게가 노력을 거듭해 최고 매출을 달성했을 때의 벅찬 뿌듯함을 공유하고 싶었던 일종의 ‘성장 프리뷰’였죠. 다행히 진심이 통했는지 단체 주문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매출이 8배나 뛰었습니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이 필요해 호주 멜버른으로 가서 3주 동안 샌드위치만 연구했습니다. 이때 올린 '멜버른에서 샌드위치만 80만 원어치 먹고 내가 얻은 것'이라는 릴스가 반응을 얻었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저의 진정성을 손님들이 가장 먼저 알아봐 주신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Q. 힘든 상황마저 긍정의 콘텐츠로 바꾸는 비결이 있나요?
호주에서 돌아와 전 재산을 털어 매장 리모델링을 하던 중이었어요. 그런데 문 설치 업체를 잘못 만나 기존 문을 다 떼어놓은 채 업자분이 잠적해 버린 거예요. 하필 한파가 몰아친 시기였는데 공사는 3주 넘게 지연됐죠. 돈은 다 떨어졌고 더 이상 오픈을 미룰 순 없어 '일단 열자'고 마음먹었어요. 비닐 문 위에 제 사진을 크게 붙여놓고 'Just Open'이라고 적어 걸어뒀죠. 그런데 이 황당한 풍경을 본 외국인 손님이 이런 상황에서도 장사하는 게 너무 웃기다 며 틱톡에 올렸어요. 그 영상이 전 세계적으로 바이럴이 된 거예요. 공유만 7,000건이 넘었죠. 영상을 보고 찾아온 외국인 손님들은 문틈으로 찬바람이 들어오는데도 덜덜 떨며 샌드위치를 먹었어요. 저한테 "문은 잘 고쳤어?"라고 안부를 묻기도 했고요. 21살 때부터 호주에서 브런치를 배우고, 한국에 돌아와 제빵사로 일하면서 늘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이 문 사건도 눈물 날 만큼 힘든 상황이었지만, 원래 제 안에 있는 긍정 에너지로 유쾌하게 정면 돌파했더니 오히려 글로벌 대중의 취향을 저격하는 반전의 기회가 되어주었습니다. 최악의 위기가 가장 강력한 콘텐츠가 된 셈이죠.
Q. 매장 운영, 제빵, 촬영, 편집까지 홀로 해내는 사장님만의 팁이 있다면요?
더 멋진 숏폼을 만들려고 카메라 각도를 계산하고 인위적인 연출을 고민하는 순간 장사도 편집도 다 꼬여버려요. 그저 꾸준히 하다 보니 이제는 완벽히 습관이 됐습니다. 주방 한구석에 거치대를 대충 세워두고 일하기 전에 카메라를 켜놓은 뒤, 일 끝나면 꺼요. 집에 돌아와 침대에 누워 영상을 쭉 돌려보는데, 저한테는 그 시간이 최고의 힐링이랍니다. 오늘 어떤 손님이 다녀가셨고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바라보고 있으면 꼭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는 기분이 들어요. 릴스에 올릴 순간만 툭툭 잘라내어 올리는 게 제 편집의 전부입니다. 남들과 비교하려는 욕심을 내려놓으면 지치지 않아요. 누가 시켜서 하는 숙제가 아니라, 제가 정말 좋아서 즐기며 하는 일이기 때문에 지치지 않고 계속해 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Q. 매장에 굿니스클럽 티셔츠가 있네요, 브랜드 굿즈 제작부터 최근에 플리마켓까지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평소에 옷을 워낙 좋아하기도 했고, 사실 예전에 쇼핑몰이나 의류 브랜드 창업에 도전했다가 쓴맛을 본 적이 있어요. 비록 그때는 실패했지만, 마음 한구석에 남아있던걸 굿니스클럽의 굿즈로 조금이나마 펼쳐내고 있는 것 같아요. 반면 플리마켓과 팝업은 초기 매장의 월세를 메꾸기 위한 처절한 생존의 발버둥에서 시작됐어요. 이 매력적인 공간을 가만히 놀리면 뭐 하나 싶어, 친한 친구들을 불러 작은 플리마켓을 열었죠. 그런데 그 플리마켓으로 인연이 되어 다양한 인플루언서 및 브랜드와의 콜라보 팝업으로 이어지더라고요. 최근에 진행한 ‘참외 팝업’이 대표적인 예인데, 그때 팝업을 위해 개발했던 ‘참외 부라타 샌드위치’인데 주문이 꽤 들어왔다고 해요.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과 부딪치며 진행한 팝업 덕분에 굿니스클럽이라는 브랜드를 더 멀리, 널리 알릴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Q. 굿즈를 통해 세상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부정적인 사건이 일어나는 것 자체는 막을 수 없지만, 그 사건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와 관점만큼은 내가 컨트롤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에게 나쁜 일이 생기면 ‘얼마나 더 좋은 일이 오려고 이러나’ 하고 웃어넘겨 버려요. 많은 분이 저를 ‘무한 긍정 에너지’로 봐주시는데, 그 에너지를 그대로 투영해 만든 게 바로 저희 굿즈예요. 이 티셔츠를 입으신 분들이 삶의 어떤 최악을 마주하더라도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긍정의 힘을 장착하셨으면 좋겠는 마음이에요.
작은 행복도 모이면 큰 행복이 됩니다! -굿니스클럽의 표어
굿니스클럽의 콘텐츠는 처음부터 누군가의 관심을 기대하며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영상을 켰던 순간들이 어느새 굿니스클럽만의 이야기가 되었다. 이 작은 긍정들이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고 믿으면서 카메라를 켠다. 그리고 굿니스클럽을 찾는 모든 이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Oh, my goodness!'를 외칠 수 있는 그날을 바라며, 오늘도 유쾌함이 쌓은 단단한 긍정의 순간을 영상에 담아내고 있다.
굿니스클럽 주소: 서울시 용산구 신흥로 99-9 지층 인스타그램 @goodnessclub.seoul
포카치아 샌드위치와 비건·글루텐 프리 디저트가 공존하는 해방촌의 아늑하고 힙한 베이커리. 잠봉뵈르부터 피스타치오 부라타 등 신선한 재료로 완성한 샌드위치를 선보이며, 사장님의 밝고 유쾌한 분위기가 공간을 가득 채운다.
[ⓒ 월간 베이커리 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