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폴리의 정취를 그대로 담은 베이커리 ‘아모르 나폴리 (Amor Napoli)’가 올해 7월 종로구 안국동에 새롭게 문을 열었다. 나폴리를 연상케 하는 매장 곳곳에는 따스한 햇살과 빵을 담는 손님들로 활기가 더해진다. 아모르 나폴리는 F&B 기업 ‘도레컴퍼니’에서 20주년을 기념하며 오픈한 곳으로 파네토네, 푸가스, 스폴리아텔라 등 이탈리아 남부 지역의 빵을 다룬다. 매장 한편에 자리한 화덕에서는 나폴리식 미니 피자인 피제떼 또한 만나볼 수 있는데, 제과 기능장이자 27년 경력의 베테랑인 박영수 셰프가 메뉴 개발을 맡아 이탈리아 현지의 맛을 그대로 재현했다. 빵은 물론 곳곳에 자리한 소품들까지 나폴리의 한 베이커리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탈리아였던 이유
한국인은 물론 한국에 거주하는 이탈리아인들도 이곳을 자주 찾는데 이탈리아 현지 무드를 가장 잘 담아낸 것이 그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김경하 대표는 수많은 나라 중 이탈리 아를 고른 이유에 대해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슬로우 푸드’ 철학이 도레컴퍼니가 지향해 온 라이프 스타일과 비슷하다” 며 “20주년을 맞이해 도레컴퍼니의 근본과 방향성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이탈리아라는 나라에 주목했다”고 이야기했다. 아모르 나폴리는 특히 이탈리아 남부의 관문으로 통하는 나폴리에 초점을 맞췄다. 나폴리는 세계적인 미식의 도시지만 한국인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생각보다 적은 곳으로, 상대적 으로 낯선 나폴리의 매력을 제대로 소개하고자 기획을 시작 했다고. 그렇게 6월 시작된 가오픈부터 북촌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줄을 서는 등 한국에서 만나는 나폴리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고조되기 시작했다.


나폴리 현지의 분위기
아모르 나폴리는 입구에서부터 나폴리 현지로 여행 온 듯한 기분을 느낄수 있다. 이탈리아 현지에서 구매해 온 소품들을 곳곳에 배치함과 동시에 매장 앞 커다란 쇼윈도우에 제품을 눈에 띄게 진열하는 등 유럽 베이커리의 느낌을 물씬 담은 것이 한몫 했다. 야외 테라스 또한 연노랑색 벽지와 진한 초록색 어닝으로 유럽의 노천카페처럼 꾸며 나폴리 현지의 시끌벅적 하고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같은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남들이 잘 알아채지 못하는 세세한 부분까지도 놓치지 않았다. 일례로 빵을 담는 접시마저 특별 주문 제작한 것들인데, 접시에 새겨진 컬러풀한 그림들은 나폴리의 경쾌한 무드를 떠올리게 한다. 그 덕에 ‘종로구 나폴리동’이라는 재미난 호칭까지 얻었다는 후문이다.


현지의 맛이 궁금하다면?
묵직한 나무문을 열고 들어서면 고소한 빵 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뒤이어 나름 익숙한 파네토네부터 처음 보는 듯한 생소한 아이템들까지 하나둘 눈에 들어온다. 이탈리아 남부 콘셉트 베이커리인 만큼 현지에서 이탈리아인들이 사랑하는 품목들 위주로 선정했 다는 박영수 셰프. 이탈리아를 담은 빵은 어느덧 70여 가지나 되는데 나폴리의 맛을 재현하기 위해 직접 발효한 발효종을 사용해 빵을 만든다. “이탈리아 전통 레시피를 보면빵 하나에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갑니다. 비가(Biga) 반죽을 만들고 나서 하루 숙성 하고 본반죽을 만든 다음 다시 분할해서 또 숙성하죠. 이런 노력의 결과로 속이 편한 빵을 만들고 있습니다.” 또 이탈리아 현지의 식재료를 주로 사용하는데 리코타 치즈도 이탈리아산, 밀가루도 이탈리아 ‘카푸토’ 밀가루를 사용하기에 더욱 깊은 풍미를 느낄수 있다. 빵 외에도 화덕에서 매일 구워 내는 피제떼 또한 외국인들의 재방문으로 이미 검증을 마쳤다. 박영수 셰프가 직접 도우를 반죽하고 펴서 만들어 내는데 420℃가 넘는 뜨거운 화덕에서 순식간에 완성된다. 정말이지 단순한 재료로 입안에서 감칠맛이 폭발하는 경험을 할 수 있으니 방문하거든 꼭 놓치지 말자.


주민들의 사랑방
무덥다 못해 뜨거운 여름을 위한 메뉴도 있다. 바로 올해 초 이탈리아에서 열린 ‘젤라또 월드컵’ 한국 대표로 출전해 준우승까지 따낸 박영수 셰프의 그라니따다. “오미자〮산딸기, 레몬〮민트, 청사과 소르베를 층층이 쌓아 이탈리아 국기를 표현했습니다. 새콤달콤한 맛이 여름철에 특히 어울릴 거예요.” 이외에도 달콤한 젤라또와 묵직한 씁쓸함이 매력인 에스프 레소를 더해 아포가토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해 봐도 좋겠다.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게 만들 수 있을지 늘 고민의 끈을 놓치지 않는다는 박영수 셰프 덕에 아모르 나폴리는 오늘도 갓 구운 빵을 맛보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아모르 나폴리가 앞으로 주민들의 사랑방 같은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박 셰프의 눈이 그 어느 때보다 반짝였다.

이탈리아 나폴리에 있는 화산 ‘베수비오’를 닮아 지어진 이름. 나폴리 스타일의 오렌지 제스트와 시트러스 시럽을 사용하여 촉촉하면서도 시트러스한 풍미가 가득하다.

이탈리아 전통 디저트로 리코타 치즈 크림이 가득 채워진 작은 페이스트리. 한입 베어 물면 바삭함과 동시에 진한 치즈 크림의 맛이 입안을 감싼다. 가볍게 먹기 좋은 디저트다.


시그니처 메뉴이자 이른바 박영수 셰프의 ‘최애’ 메뉴. 이탈리아식 바바를 럼이 들어간 시럽에 듬뿍 적셔 촉촉함이 일품이다.

아모르 나폴리
주소 서울시 종로구 계동길 15 1, 2층
인스타그램 @amornapoliofficial
월간 베이커리 뉴스 / 박다솔 기자 bbbogiii2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