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카페거리 한 켠에서 뉴욕 브루클린을 만날 수 있는 곳, ‘니커버커 베이글(Knickerbockerbagel)’. ‘뉴요커(New Yorkers)’라는 뜻을 가진 ‘니커버커(Knikerbockers)’를 상호에 올려 가게 명에서부터 뉴욕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니커버커 베이글은 2017년 브루클린 부쉬위크에서 미국 사람들, 특히 뉴욕 사람들에게는 아침 주식인 ‘베이글’만을 다루는 전문점으로 오픈했다. 당시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베이글 가게에서 근무하던 40년 경력의 베이글 장인을 영입해 1년 만에 큰 인기를 얻었다. 2년 후 위 오(Wee Oh) 대표가 가게를 인수했고 지금까지도 브루클린 주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유태인 정통 베이글
니커버커 베이글에서는 유태인 대대로 내려오는 정통 방식으로 만든 특별한 베이글을 만날 수 있다. 버터나 우유는 들어가지 않고 밀가루와 소금, 이스트, 물만 넣어 만들었다. 그 덕에 담백하고 포만감은 크면서 속이 불편하지 않다. 또한 모든 베이글은 40년 장인에게 직접 전수받은 비법으로 만들어지는데 숙성된 반죽을 끓는 물에 익힌 후 롤링 오븐에서 굽는다. 이 과정을 거치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하면서 촉촉한 베이글이 완성된다. 또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해 주문 방법에 따라 수십 가지의 다양한 베이글이 탄생한다. 선택의 폭이 넓어 여러 차례 방문해도 메뉴를 고르는 재미가 있다.


2호점, 송리단길
2020년 10월, 11년 만에 한국에 방문한 위 오 대표는 당시 한국의 여러 베이글 가게를 방문했는데 어딘가 아쉬움을 느꼈다. 뉴욕과는 달리 부드러운 식감의 빵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뉴욕 정통 베이글을 한국에 알리고 싶다고 마음 먹은 것을 계기로 2022년 4월 송리단길에 니커버커 베이글 2호점을 오픈하게 됐다. 뉴욕 지점의 무드를 그대로 옮겨와 더욱더 뉴욕의 맛을 느낄 수 있다. 한국에 매장을 오픈하며 세 가지 목표를 정했다고 한다. 먼저 ‘한국에 정통 베이글의 맛을 알리는 것’, ‘반짝 지나가는 유행이 아닌 한국인의 생활 속에 자리 잡는 음식으로 만들 것’, 마지막으로 ‘가장 좋은 재료로 신선한 베이글을 만들 것’. 좋은 음식은 좋은 식재료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 대표의 신념을 볼 수 있다. 그의 진심이 통한 덕인지 한국 매장은 오픈과 동시 많은 인기를 끌었고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매장이 잘 되는 건 주변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오 대표. 그 마음을 나누기 위해 미국에서는 경찰관과 이웃들에게, 한국에서는 푸드뱅크와 아이들을 보호하는 수녀원에 주기적으로 베이글을 기부한다고 한다.


“손님들이 건강한 빵을 원할 때 자연스레 떠오르는 오리지널 뉴욕 베이글 가게가 되면 좋겠어요”. 니커버커 베이글은 조만간 성수동에서 3호점으로 만날 수 있다. 그 외 수도권 지역에 매장을 확장시킬 계획이며 온라인 판매도 시작할 예정이다. 어디서든 니커버커의 맛있는 베이글과 수제 크림치즈를 맛볼 수 있는 그날을 기약한다.
월간 베이커리 뉴스 / 황지온 기자 hwangjion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