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빵식가_키슈 로렌과 티 페어링 편

베이커리뉴스 / 2024-12-26 13:59:43
맛있는 빵과 디저트에 누구보다 진심인 고독한 빵식가, 에디터 리. 차갑게 얼어붙은 손과 마음을 녹여줄 디저트 한상을 맛보기 위해 오늘도 깊은 고민에 빠져든다. 그 순간 에디터 리에게 손을 건넨 이가 있었으니, 바로 티 마스터 유지혜. 유지혜 전문가와 함께 고독도 잊혀질 풍요로운 디저트 한상을 만나보자.

한 겨울의 진정한 호사는 아늑한 실내에서 창문 너머 눈이 내리는 풍경을 감상하며 따끈한 디저트와 함께 시원한 차를 마시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특히 늦은 오후, 따뜻한 키슈와 함께 하이 티의 시간을 보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즐거워질 수 있죠. 이달은 ‘소금집 파이샵’의 키슈 로렌(Quiche Lorr aine)과 어울리는 ‘알디프(altdif)’의 두 가지 차를 냉침으로 즐기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리스 브렉퍼스트 Lee’s Breakfast
아침을 깨우는 홍차, 잉글리시 브렉퍼스트의 한국식 재해석 티. 한국 홍차와 인도 아쌈을 황금 비율로 블렌딩해 묵직하면서도 뒷맛이 깔끔하다. 그대로 마셔도 좋고 우유를 더하면 영국식 밀크티로도 즐길 수 있다.

Cold Tea Brewing
보틀에 티백 1개(3g)와 정수 300ml를 담고 실온에서 2시간 또는 냉장으로 8시간 정도 우린 후 티백을 제거한다.
tip 삼다수처럼 미네랄 함량이 낮은 연수일수록 향미가 더 풍부해진다
tip 얼음 없이 음용하면 더 진한 홍차의 풍미를 즐길 수 있다

Pairing Point
묵직한 바디감과 우드 노트를 지닌 홍차에는 맛이 강한 디저트의 페어링이 좋다. 먼저 바삭 담백한 키슈 로렌의 파트 브리제를 맛본 후 리스 브렉퍼스트를 머금으면, 이 차의 수렴성과 옅은 신맛이 드러나며 깔끔한 인상을 준다. 그리고 아파레유의 달걀 커스터드와 모차렐라 치즈가 주는 몽글한 식감은 홍차의 단단한 구조감과 대비를 이루며 서로의 장점을 돋보이게 한다. 샤퀴트리의 짭조름한 육류의 감칠맛이 잭살차 특유의 오동나무 향, 아쌈의 몰트 풍미와 결합해 호화로운 느낌을 선사하고, 그뤼에르 치즈의 쿰쿰한 풍미와 녹진한 맛이 홍잭살의 홍시와 같은 플레이버를 이끌어내 은근한 단맛과 리치한 여운이 이어진다. 아파레유 속 혀를 자극하는 후추의 열감을 느끼며, 이 차의 쓴맛과 은근한 단 맛이 이루는 안정적인 조화는 가장 이상적인 하이 티의 조합이다.


울의 달 그레이 Seoul’s Moon Grey

클래식한 블렌딩 티인 얼그레이의 한국식 재해석 티. 한국 녹차에 오렌지와 감귤 향을 더해 차분한 듯 톡톡 튀어 오르는, 익숙한 듯 낯선, 마치 서울의 밤 같은 매력적인 티다.

Cold Tea Brewing
보틀에 티백 2개(각 2g)와 정수 300ml를 담고 실온에서 2시간 또는 냉장으로 8시간 정도 우린 후 티백을 제거한다.
tip 산펠레그리노 탄산수에 냉침하면 보다 강한 그리니쉬 풍미와 청량감이 돋보인다
tip 얼음 없이 음용하면 더 진한 녹차의 풍미를 즐길 수 있다

Pairing Point
우선 키슈 로렌과의 페어링에는 위의 레시피대로 진하게 녹차를 우리는 것이 좋다.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추출한 서울의 달 그레이는 풋콩이 연상되는 채소 아로마와 이른 봄에 돋아난 어린 풀 내음, 흐드러진 아카시아꽃과 잘 익은 귤의 달큰 싱그러운 시트러스 노트가 섬세히 복합적으로 발현된다.
이 차의 상쾌한 그리니쉬 아로마가 세이버리한 아파레유 속 숙성된 치즈 향기와 대비되어 더 생생해진다. 잠봉의 솔티하고 감칠맛 가득한 육류 풍미는 녹차가 지닌 신선한 풍미와 대비를 이루며 더욱 감미롭게 다가오고, 후미에 채소 향까지 더해지며 풍요로움을 선사한다. 마지막으로 고소한 버터가 녹아든 파트 브리제를 맛보면, 이 차의 아스파라거스 같은 아로마와 함께 시트러스 풍미가 드러나 동양풍의 섬세한 하이 티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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