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는 헬시 플레저가 올해의 키워드 중 하나입니다. 프랑스에도 이런 움직임이 있다고 보십니까? 아직요. 제 생각에 프랑스에서 여전히 파티스리는 기쁨이고, '나에게 후한 것'입니다. 기쁨과 웰빙이 함께하는 개념의 유행은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16년째 이에 대한 철학을 갖고 있어요. 피에르 에르메 셰프 또한 나의 작업을 지켜봐왔지만, 그의 입에서 "이해한다. 무언가를 해보자"라는 말이 나오기까지 13여 년이 걸렸습니다. 컨퍼런스를 위해 전 세계를 다니다 보면 비만인들이 이전보다 훨씬 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파티시에라는 제 직업이 그 현상에 기여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어떤 계기로 이런 철학을 갖게 됐습니까?
'크림의 사용'을 주제로 파리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가한 적이 있었습니다. 오전에는 피에르 가니에르 셰프가 요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오후에는 제가 파티스리를 다루기로 했죠. 자연히 저보다 앞선 피에르의 세미나를 방청하게 됐습니다. 그는 84%의 지방을 함유한 버터와 35%의 지방을 함유한 크림을 어떻게 하면 레시피상에서 대체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3시간의 발언 동안 사람들은 그의 강연에 매료됐고, 시식을 할 때마다 프랑스 요리의 클리셰가 부서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보이지 않는 다양한 테크닉, 혹은 트릭을 이용해 적은 지방으로 훨씬 풍부한 맛을 냈기 때문이에요. 피에르 가니에르 셰프는 컨퍼런스 말미에 "우리는 손님들의 행복을 지키는 파수꾼이지만, 동시에 건강의 수호자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렁찬 박수 갈채가 쏟아졌죠. 바로 뒤에 저는 전통적인 파티스리를 시연해야 했습니다. 아주 버터리하고 크리미한 전통 프렌치를 선보였죠. 드라마티컬한 경험이었습니다. 이날을 계기로 저는 제 직업에 대한 관점을 완전히 바꾸게 됐습니다.

셰프님이 생각하는 합리적인 미식이란 무엇입니까?
장인 정신, 고급 파티스리, 미식.. 다 좋지만, 피에르 가니에르 셰프가 말했듯이 우리는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대량의 버터와 설탕을 넣을지 말지는 파티시에인 내가 선택하는 것입니다. 설탕과 지방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최고의 행복을 위해 최소한의 재료만 이용하자는 것입니다. <합리적인 미식>을 함께 작업한 영양학자 티에리 안(Thierry Hanh)은 "이제 인류를 먹이는 것이 의사의 일과 같다는 것을 받아들일 시간이 됐다"고 말하곤 합니다. 맛과 건강을 동시에 충족시키려는, 타당하고 합당한 레시피를 찾는 파티시에의 여정 그 자체가 저는 합리적인 미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랑스의 설화 중, 몇 날 며칠을 불타던 산이 벌새의 입에서 떨어진 물 한 방울로 소화가 됐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주 작은 움직임 하나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됐다"라, 어떤 뜻입니까?
예부터 지방, 설탕과 술은 케이크를 보존하기 위해 이용됐습니다. 프랑스의 갸또든 일본의 화과자든 냉장고가 없었을 때에는 곰팡이와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지요. 냉장고가 발명된 지 75년이 지나고 냉동고가 발명된 지 60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이 익숙한 레시피들을 바꾸지 않고 있습니다. 답습이 아닌 다른 움직임을 할 때가 됐습니다.
저당, 저지방, 저탄수 디저트를 만들기 위해 재료를 덜 쓰거나, 대체하는 것뿐만 아니라 테크닉적인 방법도 있습니까?
오직 재료입니다. 재료가 모든 것을 바꿉니다. 초콜릿 무스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일부 레시피에서는 초콜릿 무스를 만들면서 크렘 앙글레즈를 넣는데, 이는 단순히 식감 때문입니다. 노른자의 맛을 원해서가 아니고, 무스의 식감이 부드럽길 원해서지요. 그렇다면 크렘 앙글레즈를 반드시 넣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 대신 끓인 물 또는 우유에 쌀 전분, 감자 전분을 더해 비슷한 식감을 얻으면 됩니다. 마치 리퀴드한 베샤멜을 이용하는 것처럼요. 이렇게 재료를 대체해가며 더 가벼운 무스를 만들 수 있는 겁니다. 물론 여전히 지방 성분이 45%인 초콜릿은 들어갑니다. 지방이 없어지는 건 아니지만 훨씬 적어지는 것입니다.
"달고 칼로리 높더라도 맛있으면 되지, 그게 디저트답지!"라는 견해를 가진 사람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습니까?
책임 없는 쾌락은 없습니다.
여태껏 홀로 싸움을 계속해 오셨는데, 이제는 책도 출판하고, 합리적인 미식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발로나에서 근무하고 계시는데, 이런 레시피를 에꼴 발로나에도 적용하십니까?
사람들이 합리적인 미식을 받아들이기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바뀌어야 할 부분은 개선되었지만 모든 레시피가 합리적으로 바뀐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시작되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월간 <베이커리>가 창간 3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축하의 인사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31주년이라, 사람의 31살을 생각해보면 아직 여전히 젊습니다. 여전히 많이 배우고, 공부해 나가는 나이입니다. 매거진을 보면 참 예쁘고 정성이 가득한 게 느껴집니다. 교육 기반의 풍부함, 파트너십과 노하우의 좋은 균형을 갖고 아름다운 역사가 계속 이어져 나가길 바랍니다. 멋진 미래를 응원합니다.
월간 베이커리 뉴스 / 윤미지 특파원 mijithemail@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