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하구의 ‘앙또르 과자점’은 권순승 셰프가 지난 2005년에 오픈한 동네빵집이다. 모든 세대들의 입맛에 맞도록 다양한 제품군을 다루고 있다. 품목들을 찬찬이 뜯어보면 구움과자부터 단과자빵, 하드 계열빵, 도넛, 페이스트리 등 모든 카테고리를 다 아우르고 있어 그야말
로 ‘빵 천국’이다.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 외에도 고객으로서 또 반가운 일이 이곳에 있다. 바로 이른 아침부터 채워지는 진열대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옆에 프랜차이즈 베이커리가 있는데, 아침에 오는 손님들로부터 ‘거기는 빵이 있는데 왜 여기는 빵이 없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프랜차이즈는 본사 공장에서 완제품이나 냉동 생지가 오니까 동네빵집과는 사정이 다른데 고객들에게 그 내용을 일일이 설명할 수 없겠더라고요.” 결국 권순승 셰프가 선택한 것은 더 일찍 매장에 나와서 오전 10시쯤에는 최소한 전 제품의 85%가 나오도록 작업하는 것이었다. 권 셰프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새벽 5시에 나와 빵을 굽는다.

하드 계열빵보다 조리빵, 페이스트리, 단과자빵 등의 비율이 높은 여타 동네빵집과 비교했을 때 앙또르 과자점의 하드 계열빵 비율은 압도적으로 높다. 치아바타와 캄파뉴, 바게트 등 5가지 하드 계열 반죽으로 10가지 베리에이션 품목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이 반죽에는 2012년에 만들어 지금까지 배양하고 있는 르방이 들어간다. “처음에는 손해가 컸습니다. 밤 9시가 되면 남는 하드 계열빵들을 모두 나눠줬어요. 그런데 오히려 그것이 홍보가 된 모양이에요. 공짜로 먹은 빵이 맛있으니까, 결국 값을 지불하고 사가더라고요. 그렇게 정착시킨 빵입니다.”

호밀 100%로 만든 빵 드 세이글은 수요일과 토요일에만, 잠봉 샌드위치와 수제 햄 조리빵은 토요일에만 생산한다. 해당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고객들은 요일에 맞춰 앙또르 과자점을 방문한다.
부산에서 우직하게 빵만 만들었을 것 같은 권순승 셰프는 알고보니 지난 2012년 독일에서 열리는 제빵 대회인 ‘이바컵’에 출전해 금메달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오래돼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라고 수줍게 웃으며 말하는 권순승 셰프에게서 빵에 대한 진심을 엿볼 수 있었다. 지독한 빵쟁이가 만드는 앙또르 과자점의 맛있는 빵, 오래도록 맛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앙또르 과자점 베스트 셀러 3종
통밀 바게트 / 5,500원
캄파뉴처럼 성형한 통밀 바게트다. 르방 함량이 45%에 달하며 소량의 이스트로 만들었다. 수율이 90% 이상이라 매우 촉촉해 이 바게트의 마니아 층이 두텁다고 한다.
말차 크림 단팥빵 / 3,000원
일본산 말차 가루로 만든 크림에서 더욱 진하고 풋풋한 말차의 향을 느낄 수 있다. 말차 크림과 단팥이 조화롭다. 또 브리오슈와 단과자빵 중간의 스위트 반죽이 충전물과 더없이 잘 어울린다.
땅콩 버터빵 / 4,000원
밀크 프랑스 빵 반죽을 프레즐처럼 성형해 만든 퓨전 제품이다. 땅콩 잼을 넣은 땅콩 버터크림을 샌드한 후 꿀땅콩을 토핑해 땅콩 맛을 더했다.

앙또르 과자점
주소 부산광역시 사하구 제석로 57-1
운영시간 월~토 06:00~24:00
전화번호 051-202-4060
월간 베이커리 뉴스 / 박혜아 기자 hyeah011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