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을 좇는 과정
맛있고 예쁜 케이크를 만드는 드라마 속 인물을 보고 파티시에의 꿈을 꾸게 된 주홍비 셰프. 그런 주홍비 셰프를 본 부모님은 딸의 꿈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했다. 덕분에 그녀는 어린 시절 베이킹 체험을 하고, 제과 제빵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등 꾸준하게 꿈을 좇았고 20살, 도전에 나섰다.
그녀는 전통적인 프랑스 제과를 배우는 것이 목표였고, 기술과 이론을 탄탄하게 다지기 위해 ‘에꼴 르노뜨르(Ecole Lenôtre)’ 입학을 꿈꿨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나선 첫 도전은 아쉽게도 면접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경험이 부족했다고 생각한 그녀는 그 길로 한 베이커리에 막내로 들어가 기본적인 계량부터 샌드위치 제조 등 현장 시스템을 차분하게 익혔다. 그렇게 2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고, 다시 도전한 에꼴 르노뜨르에 당당하게 합격했다.

활짝 피어나는 꿈
에꼴 르노뜨르는 한국에서 4개월, 프랑스 본교에서 2~3주 정도 수업을 진행하고 총 3번의 시험을 진행한다. 수업은 현장과 매우 유사한 형태로 진행되는데, 학생들은 수업 전 사용할 재료와 도구를 직접 세팅하고 한 주 동안 한 가지 카테고리를 집중적으로 배운다. 수업 마지막 날인 금요일엔 제품 프레젠테이션과 함께 시식, 평가를 하고, 주말 동안 레시피를 정리한다. 반복되는 이 과정을 통해 주홍비 셰프는 자신만의 기술이 담긴 레시피 북을 완성할 수 있었다. 또 정해진 팀으로 진행되는 3번의 시험은 그녀가 현장에서 동료들과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직접 터득할 수 있게 했다.
다양한 수업 중 주홍비 셰프는 현대 무스와 플레이팅 디저트 수업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전했다. 플레이팅 디저트 수업은 음악을 틀고 조도를 낮춰 진행했는데, 실제 매장에서 작업하는 것과 같은 분위기가 그녀에겐 무척 인상 깊었다. 또 현대 무스 수업은 클래식한 제품을 현대 도구와 기술을 사용해 만드는 수업으로, 샤를로뜨의 비스퀴를 만들 때 다쿠아즈 틀을 사용해 정형화된 비주얼을 완성하는 등 전통에 현대를 입히는 과정이 매우 신선했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은 현재까지도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고.
끝이 없는 배움
주홍비 셰프는 프랑스에서 에꼴 르노뜨르 연수를 마치고, 배움에 대한 갈망이 더욱 커졌다. 다른 곳의 시설은 어떨지, 셰프님들의 기술은 어떨지, 다양한 시각을 경험하고 싶었던 것이다. 고민하던 그녀는 ‘벨루에 꽁세이(Bellouet Conseil)’ 단기 연수를 선택했다.
에꼴 르노뜨르는 실무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체계적으로 반복 훈련하는 반면, 벨루에 꽁세이는 조금 더 자유롭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현대적인 기술과 디자인을 다루는 수업들이 진행됐다. 그녀는 에꼴 르노뜨르에서 쌓은 기초를 바탕으로 디테일한 기술과 디자인, 레시피를 배웠다. 또 두 학교에서 배운 기술들을 비교하고 조율하면서 자신만의 기술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었다.
꿈과 현실 사이
프랑스에서 공부를 마치고 주홍비 셰프에겐 슬럼프가 찾아왔다. 프랑스에서 마주한 녹록지 않은 현실에 과연 꿈을 좇는 것이 옳은 길인지 의문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점점 쌓여가는 고민은 그녀에겐 커다란 짐이 되었다. 하지만 그 짐을 내려놓기 위해 그녀가 찾은 방법은 다시 제과였다. 그녀는 에꼴 르노뜨르 재학 시절 견학했던 ‘제이엘 디저트바’와 인연이 되어 프랑스에서 면접을 본 후 귀국해 곧바로 일을 시작했다. 그렇게 또다시 시간이 흐르고 경험이 무르익은 순간, 주홍비 셰프는 자신만의 가게 ‘라뚜셩트(La Touchante)’를 오픈했다. 그녀의 꿈이 오롯이 담겨 있는 공간은 들어서는 순간 설렘으로 가득 차고, 아기자기하고 조화로운 쁘띠 갸또와 구움과자는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이 느껴진다. ‘감동적인’이라는 뜻의 이름 그대로 라뚜셩트와 주홍비 셰프는 오늘도 많은 이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Q. 라뚜셩트의 오픈 과정은?
라뚜셩트 오픈을 준비했을 때 생각이 많았습니다. 꿈과 현실이 다르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파티시에로서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할지 고민이었거든요. 조금은 무모하겠지만 꿈을 좇아 나아가다 보면 결국 현실도 따라오지 않을까 싶어 내가 만들고 싶은 걸 만들자고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오픈한 라뚜셩트는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찬 공간이 되었습니다. 프랑스 작은 골목에 있는 디저트 가게를 떠올리며 내추럴한 빈티지 가구와 소품을 곳곳에 장식했고, 제가 좋아하는 가볍고 아기자기한 디저트를 진열했습니다. 오픈 당시엔 쁘띠 갸또가 흔하지 않아 많은 분들이 약간의 편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편견을 깨고 싶어 맛도 비주얼도 조화로운 쁘띠 갸또들을 선보였고, 지금은 무엇보다 인기 많은 제품이 되었습니다.
Q. 디저트를 만드는 과정은?
그동안 쌓은 경험들을 바탕으로 디저트를 개발합니다. 평소 좋아하는 음식이나 차, 와인 등의 맛과 향을 통해 디저트의 포인트를 살리는데요. 현재는 판매하고 있지 않지만 포도와 민트가 블렌딩된 차를 맛보고 그 맛을 디저트로 선보인 적이 있습니다. 정형화된 재료 사이로 특별한 맛이 더해져 고객들에게 호평을 받았어요. 이외에도 미술 작품이나 책에서 색감을 보고 영감을 얻어 디저트로 만들기도 합니다.

Q. 디저트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디저트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전달력입니다. 보통 디저트를 선물 혹은 대화를 나눌 때 곁들이다 보니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디저트로 인해 대화가 더욱 풍성해지고, 기분 좋은 추억이 쌓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표현하고자 하는 맛과 비주얼을 조화롭게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재료의 향과 맛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Q. 가장 애착이 가는 디저트는?
평소 솜사탕같이 부드러운 식감을 좋아합니다. 또 시트러스 계열의 재료들이 디저트에 사용되면 입안에서 깔끔하게 느껴져 식사의 마무리인 디저트의 역할과 가장 알맞다고 생각해 시트러스 계열의 맛을 좋아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좋아하는 요소가 모두 담긴 ‘비비피앙’에 애착이 많이 갑니다. 비비피앙은 라뚜셩트 오픈 때부터 오랜 시간 동안 시그니처 메뉴였는데요. 패션 라즈베리 무스가 들어간 쁘띠 갸또입니다. 한 입 먹는 순간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 없어지고 상큼하고 달콤한 맛이 감탄을 부르곤 하는데요. 라뚜셩트 오픈 초기에 쁘띠 갸또는 느끼하고 젤리 같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비비피앙이 그 편견을 깨주었습니다.
Q. 앞으로 만들어보고 싶은 디저트는?
겨울에 어울리는 부드럽지만 강한 생토노레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몰드에 갇히지 않고 여러 가지 레이어를 쌓아가는 과정이 무척 재미있고 즐거울 것 같아요. 또 지난해 백화점 팝업과 입점이 많아지면서 새로운 디저트를 선보이기 어려웠는데요. 앞으로 더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재미있고 퀄리티 높은 쁘띠 갸또를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Q. 내일의 나는?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내일의 저를 상상해 봅니다. 라뚜셩트는 곧 방배동으로 이전하는데요. 새로운 곳에서의 라뚜셩트는 부티크 같은 스타일에 더욱 집중하려고 합니다. 파티시에로서 할 수 있는 일에 한계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곳에서 다양한 시도를 한 제과 제품들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또 앞으로 디저트 업계가 더 많은 사랑을 받고 활발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제자리에서 노력할 것입니다.

바닐라 타르트 36개 분량
바닐라 파트 사블레
버터 767g 분당 478g 소금 8g 아몬드 파우더 159g 박력분 1265g 전분 51g 바닐라 파우더 4g 달걀 256g
1 믹싱 볼에 버터, 분당, 소금, 아몬드 파우더, 박력분, 전분, 바닐라 파우더를 넣고 비터로 섞은 후 달걀을 넣고 섞는다
2 ①을 두께 0.2cm로 밀어 편 후 냉장실에서 휴지한 다음 지름 8cm 타르트 틀에 퐁사주한다
3 ②를 170℃ 컨벡션 오븐에서 30분 정도 굽는다
바닐라 캐러멜
물엿 10g 설탕 63g 버터 43g 생크림 35g 바닐라 빈 깍지 1.2g 바닐라 빈 2/5개 소금 0.8g
1 냄비에 물엿과 설탕을 넣고 끓인 후 캐러멜 색이 나면 차가운 버터와 생크림, 바닐라 빈 깍지, 깍지를 반으로 갈라 긁어낸 바닐라 빈씨, 소금을 넣고 섞는다
2 ①을 하루 정도 냉장 숙성한 후 체에 거른다
바닐라 비스퀴
달걀 585.5g 황설탕 371.5g 소금 2g 박력분 446g 베이킹파우더 8.5g 바닐라 빈 페이스트 25g 버터 230g 생크림 83.5g
1 볼에 달걀, 황설탕을 넣고 중탕하며 고속으로 휘핑한다
2 ①에 체 친 소금, 박력분, 베이킹파우더와 바닐라 빈 페이스트를 넣고 주걱으로 섞는다
3 ②에 50℃로 녹인 버터와 생크림을 넣고 섞은 후 유산지를 깐 철판에 팬닝한다
4 ③을 180℃ 컨벡션 오븐에서 20분 정도 구운 후 지름 8cm 원형 커터로 찍는다
바닐라 가나슈
생크림 300g 바닐라 빈 2개 바닐라 빈 깍지 2g 바닐라 파우더 1g 바닐라 빈 페이스트 2g 화이트 초콜릿(발로나, 이보아르 35%) 300g 버터 50g
1 냄비에 생크림과 깍지를 반으로 갈라 긁어낸 바닐라 빈씨, 바닐라 빈 깍지, 바닐라 파우더, 바닐라 빈 페이스트를 넣고 데운 후 체에 거른다
2 볼에 80% 정도 녹인 화이트 초콜릿을 넣고 ①을 넣는다
3 ②에 포마드 상태의 버터를 넣고 핸드 블렌더로 유화한다
바닐라 무스
노른자 120g 설탕 126g 전분 40g 우유 502g 바닐라 빈 4개 마스카르포네 치즈 100g 바닐라 빈 페이스트 2g 분당 10g 생크림 80g
1 볼에 노른자와 설탕을 넣고 섞은 후 체 친 전분을 넣고 섞는다
2 냄비에 우유와 깍지를 반으로 갈라 긁어낸 바닐라 빈씨 1개분을 넣고 끓기 직전까지 가열한 후 ①에 조금씩 나눠 넣으며 섞은 다음 체에 걸러 다시 냄비에 옮긴 뒤 매끄러워질 때까지 주걱으로 저으며 가열하고 넓은 팬에 옮겨 밀착 래핑해 냉장실에 넣어 식힌다
3 또 다른 볼에 ②와 마스카르포네 치즈, 깍지를 반으로 갈라 긁어낸 바닐라 빈씨 3개분과 바닐라 빈 페이스트를 넣고 섞는다
4 또 다른 볼에 분당과 생크림을 넣고 휘핑한다
5 ③에 ④를 넣고 부드럽게 섞은 후 지름 8cm 원형 틀에 넣은 다음 급속 냉동실에 넣어 굳힌다
완성하기
마스카르포네 샹티이 크림·코코아 파우더·금박 적당량
TIP 마스카르포네 샹티이 크림은 생크림 500g과 설탕 50g을 섞어 만들었다
1 ‘바닐라 파트 사블레’에 짤주머니에 담은 ‘바닐라 캐러멜’을 15g 정도 짠다
2 ①에 시럽(분량 외)에 적신 ‘바닐라 비스퀴’를 넣은 후 ‘바닐라 가나슈’를 끝까지 채운 다음 냉장실에서 굳힌다
3 ② 위에 ‘바닐라 무스’를 올린 후 마스카르포네 샹티이 크림을 짤주머니에 담아 가장자리에 동그랗게 짠 다음 코코아 파우더와 금박을 올려 마무리한다
월간 베이커리 뉴스 / 고명훈 기자 rhaudgns7@nat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