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쌀가루를 활용한 제과·제빵 기술과 상품화 가능성을 겨루는 ‘우리쌀빵경진대회’가 10월 7일 국립식량과학원 중북부작물연구센터에서 개최됐다. 농촌진흥청과 대한제과협회가 함께해온 이번 대회는 올해로 10회를 맞았다.
2017년 시작된 우리쌀빵경진대회는 우리 쌀을 활용한 제과·제빵 제품의 개발과 소비 확대를 목적으로 이어져왔다. 2019년부터는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가루용 쌀 품종을 활용하는 대회로 방향을 구체화하며 가루쌀의 제과·제빵 적용 가능성을 꾸준히 넓혀왔다. 올해 대회에는 총 33점의 가루쌀 활용 제품이 출품됐다.
특히 올해는 전문가 부문과 함께 일반인 부문을 운영해 눈길을 끌었다. 일반인 부문에는 쌀가루 활용 제과·제빵 기술을 보유하고 농촌진흥청 산하 시·군 농업기술센터의 추천을 받은 참가자들이 출전했다. 농촌진흥청은 가루쌀 활용이 전문 제과·제빵업계를 넘어 일반 소비자와 지역 현장으로까지 확대되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일반인 부문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제과 3종·제빵 2종으로 가루쌀 활용 능력 겨뤄
전문가 부문 참가자들은 제과와 제빵으로 나뉘어 경연을 펼쳤다. 제과 부문에서는 소형 구움과자 2종과 파운드케이크 또는 롤케이크 1종 등 총 3종을, 제빵 부문에서는 버터·달걀·설탕을 넣지 않은 건강빵과 식빵 등 2종을 선보였다.
본격적인 경연에 앞서 참가자들이 접수를 진행하는 동안 심사위원들은 사전 제출된 레시피를 검토하며 세부 심사 기준을 논의했다. 제과와 제빵 부문 심사위원단은 각각 별도의 회의를 갖고 재료 사용과 제조 방법, 규정 적용 범위 등을 면밀하게 점검했다.
제빵 부문에서는 특히 글루텐 사용이 주요 논의 대상이 됐다. 일부 출품작의 레시피에 식빵 기준 100g, 일반빵 기준 60g의 글루텐이 포함돼 있었으나 대회 규정상 글루텐 사용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조항이 없어, 심사위원단은 완성 제품의 상태와 시식 결과 등을 종합해 판단하기로 했다.
반면 일부 출품작에서 확인된 박력분 사용에 대해서는 보다 명확한 기준이 적용됐다. 장식을 위한 재료 사용은 인정할 수 있지만, 제품 제조 과정에서 가루쌀 이외의 다른 곡물 가루를 사용하는 것은 대회 취지 및 규정에 어긋나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처럼 현장에서는 단순히 완성 제품의 맛과 외관뿐 아니라 가루쌀을 주재료로 얼마나 충실하게 활용했는지도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됐다.
밤·흑임자·무화과부터 감태까지…가루쌀과 지역 식재료의 만남
경연장에서는 가루쌀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각 참가자의 개성과 지역 식재료를 접목한 다양한 제품들이 등장했다.
제과 부문에서는 밤을 활용한 몽블랑을 비롯해 흑임자 피낭시에, 샌드 쿠키, 견과류를 더한 롤케이크 등이 출품됐다. 현장에서 직접 밤 버터크림을 만들어 토핑으로 사용하거나 영암 무화과를 직접 말려 제품에 활용한 참가자도 있었다. 됫박을 형상화한 쿠키 위에 쌀 튀밥을 올려 우리 쌀의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작품과 거문도 해풍 쑥 등 지역 특산물을 접목한 제품도 눈길을 끌었다.
제빵 부문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이어졌다. 단면의 색과 무늬를 살린 마블형 식빵을 비롯해 밤과 고구마를 충전한 빵, 블루베리와 감태 등을 활용한 제품이 출품됐다. 참가자들은 쌀가루의 제빵 적성을 고려하면서 맛과 조직감, 상품성까지 함께 구현하기 위해 각자의 기술을 선보였다.
대회를 거듭할수록 단순히 밀가루를 쌀가루로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 가루쌀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에 맞는 배합과 공정을 설계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는 점도 이번 경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가루쌀 제품, 매장으로 돌아가 상품화하길”
대회 후 열린 시상식에는 농촌진흥청 장재기 과장, 대한제과협회 우원석 회장, 마옥천 총괄심사위원장, 박동석 대한제과협회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제과 부문 최종인 심사위원장과 김민철 심사부장, 제빵 부문 김삼회 심사위원장과 이승문 심사부장 등이 참석했다.
대한제과협회 우원석 회장은 대회를 위해 힘쓴 농촌진흥청 관계자와 심사위원단, 참가 선수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우리쌀빵이 더욱 많은 소비자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대한제과협회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농촌진흥청 장재기 과장은 우리나라 농업 연구의 역사를 간직한 장소에서 10번째 대회를 개최하게 된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 농업에서 쌀에 종사하는 농업인의 비중이 큰 만큼 쌀 소비 확대는 농촌진흥청에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대한제과협회와 함께 이어가는 이러한 프로젝트가 쌀 소비 확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일반인 부문에 도전한 참가자들의 시도에도 감사를 전했다.
마옥천 총괄심사위원장은 “대회가 거듭될수록 참가자들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며 “대회에서 익히고 개발한 기술을 각자의 매장으로 가져가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 매출로까지 이어가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오늘 선보인 제품들도 매장으로 돌아가 적극적으로 상품화해보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제과 이진복·제빵 서현봉 대상
전문가 부문 대상의 영예는 제과 부문 르안데르센 과자점 이진복 씨와 제빵 부문 카페 캘리포니아 서현봉 씨에게 돌아갔다.
제과 부문 대상을 받은 이진복 셰프는 지난해 대회에도 출전했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얻은 뒤 1년간 다시 대회를 준비해 정상에 올랐다. 이 씨는 “지난해 출전해 좋지 않은 성적을 받은 뒤 1년 동안 열심히 준비해 다시 도전했다”며 “가루쌀이라는 새로운 재료를 사용하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제 자신도 많이 발전한 것 같다.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빵 부문 대상 수상자인 서현봉 씨는 그동안 가루쌀을 활용한 제품 연구를 꾸준히 해온 결과가 수상으로 이어졌다며 “가루쌀 활용을 위해 많은 연구를 해왔는데 뜻깊은 결과로 이어져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우수상은 제과 부문 바다정원 박태률 씨와 제빵 부문 슬로우브레드 이기룡 씨가 각각 수상했다.
전문가 부문은 각 제과·제빵 부문별로 대상 1명, 최우수상 1명, 금상 3명, 은상 5명, 동상 5명을 선정했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과 상금 100만 원, 최우수상에는 상금 40만 원, 금상에는 농촌진흥청장상과 상금 20만 원이 수여됐으며 은상과 동상에는 대한제과협회장상이 주어졌다. 일반인 부문에서는 3명이 우수상과 대한제과협회장상을 받았다.
10년 동안 이어져온 우리쌀빵경진대회는 가루쌀이라는 새로운 제과·제빵 소재를 현장의 기술과 연결하는 실험의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대회장에서 탄생한 아이디어가 각 지역의 매장과 소비자의 식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가루쌀의 다음 가능성이 주목된다.
월간 베이커리 뉴스 / 박혜아 기자 hyeah0112@gmail.com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