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더롤(Folderol)'은 부부 셰프인 제시카 양(Jessica Yang)과 로베르 콩파뇽(Robert Compagnon)이 운영한다. 두 사람은 바로 이웃한 레스토랑 '르 히그마홀(Le Rigmarole)'의 셰프이기도 하다. 원래 잘 되지 않던 레스토랑 옆 와인 바를 인수하게 되었을 때, 파티시에 코스 또한 밟은 제시카는 이 작은 공간에서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프랑스에서는 아이스크림을 주로 여름에만 먹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아이스크림만으로는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했고, 와인 바라는 정체성을 유지한 채 아이스크림을 더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처음부터 아이스크림과 와인을 페어링하는 것이 명확한 콘셉트였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아이스크림의 설탕이 와인 시음을 방해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가게는 빠르게 인기를 얻었고, 손님들의 요청에 따라 스파클링 와인, 화이트 와인과 아이스크림을 추천해주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이들이 지향하는 아이스크림은 한 입 맛보고 끝나는 디저트가 아니라, 한 사람이 한 스쿱을 온전히 먹고 싶어지는 아이스크림이다. 모든 아이스크림은 핸드 메이드인데, 재료 선택에서부터 까다롭다. 유기농 재료를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시장에서 직접 구입한 제철 재료로 맛을 구성한다. 퓌레나 냉동 재료는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계절과 재료 상태에 따라 당도나 산미가 조금씩 달라지는데, 이러한 변화는 오히려 요리사적인 감각을 드러내는 지점이다. 아이스크림은 기술적인 요소가 강한 디저트이지만 셰프들은 기본 레시피를 지키면서도 재료의 컨디션에 따라 유연하게 변형하고 끊임없이 맛을 보며 완성도를 높인다.

폴더롤의 가장 클래식한 맛은 초콜릿, 바닐라, 올리브 오일이다. 여기에 계절마다 다양한
맛이 더해진다. 방문 당시 매장에서 바로 담아주는 맛은 11가지였고, 테이크 아웃용 컵으로는 약 22가지의 맛이 준비되어 있었다. 깨와 초콜릿 조각이 들어간 스트라차텔라, 콘 브레드, 말차, 생강, 흑당, 로비타 자두 소르베, 키위 소르베 등이 그날의 라인업이었다. 오픈 시간 전에 방문한 덕분에 제시카가 모든 맛을 직접 맛보게 해주었는데, 하나같이 과하게 달지 않고 쫀득한 질감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옥수수를 식재료로 자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 출신인 제시카가 익숙한 콘 브레드를 응용해 사각사각 씹히는 식감의 콘 브레드 아이스크림을 만든 점이 인상 깊었다. 가장 강렬한 인상을 받은 올리브 오일 맛을 테이크 아웃으로 요청했다.
직접 만드는 콘은 플레인과 초콜릿 두 가지가 준비되어 있는데, 초콜릿 콘을 요청하자 제시카는 올리브 오일과 초콜릿 콘의 조합이 자신도 가장 좋아하는 조합이라고 덧붙였다. 올리브 오일 아이스크림은 갓 짜낸 올리브 오일의 향긋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면서도, 끝에는 은은한 고소함이 남았다. 가볍고 담백하지만 분명한 바디감을 지닌 맛으로, 왜 폴더롤의 시그니처인지 단번에 이해하게 됐다. 초콜릿 콘은 코코아 파우더의 풍미가 진하면서도 얇고 바삭한 비스킷의 식감이 살아 있어 단순한 아이스크림 받침 그 이상의 파티스리였다. 겨울에는 가족이 함께 나눠 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 케이크도 선보인다. 올해는 피칸-흑당, 피스타치오-얼그레이, 올리브 오일-카다멈 등 색다른 조합이 준비되어 있다. 여름은 물론 사계절 내내 늘 사람들이 몰려 기다림이 필요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기꺼이 줄을 선다. 2020년에 문을 열어 올해 12월로 5주년을 맞은 폴더롤. 파리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아이스크림과 와인의 풍경을 맛보고 싶다면, 꼭 한 번 들를 만한 곳이다.

Info. Folderol
주소 10 Rue du Grand Prieuré, 75011 Paris, France
영업시간 수~일 16:00~23:00(월, 화 휴무)
인스타그램 @f.o.l.d.e.r.o.l
월간 베이커리 뉴스 / 윤미지 특파원 mijithemail@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