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글 베이크(Beigel Bake)’는 1974년 암논 코헨(Amnon Cohen)과 새미 민즐리(Sammy Minzley) 형제가 문을 연 뒤, 지금까지 같은 자리에서 운영되고 있는 베이글 전문 베이커리다. 이른 오후에 문을 닫고 휴무일을 갖는 것이 일반적인 대부분의 베이커리와는 다르게 하루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영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형태의 베이커리이기도 하다. 베이글 베이크가 위치한 브릭레인은 유대인과 방글라데시·카리브해·동유럽 이민자 공동체가 함께 만든 다층적인 식문화가 스며 있는 지역으로 베이글 베이크 역시 동유럽 유대식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곳은 베이글 반죽을 먼저 삶아 오븐에 굽는데, 겉은 단단하고 속은 쫀득한 질감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베이글 베이크는 온라인에 기본 베이글의 레시피를 공개하고 있기 때문에 집에서 재현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도전해볼 만 하다.
베이글 베이크가 처음부터 유명한 맛집이었던 것은 아니다. 매장 공간 없이 도매 중심의 작은 가족 제빵소로 시작했는데 어느 날 베이글 굽는 냄새를 따라 이웃과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만 살 수 있느냐”고 문을 두드리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동네 사람들의 손길과 함께 천천히 자연스럽게 지금의 모습으로 확장된 것이다. 땅을 사고 설비를 갖춰 한 번에 매장을 내는 체인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다. 화려함과 연출이 없는 소박한 델리 형태의 베이글 베이크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도 오랜 시간 함께 일한 직원들과 꾸준히 찾아오는 단골들 사이의 자연스러운 관계다.

베이글 베이크의 간판은 하얀 바탕에 파란색과 빨간색 글씨로 멀리서도 단번에 눈에 띈다. 안으로 들어서면 조리 공간이 그대로 보이는 오픈 델리 구조인데, 줄을 서서 기다리다 보면 막 구워진 베이글이 12개씩 트레이에 담겨 나오는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주문과 제조가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동선 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만드는 과정을 함께 본다’는 경험이 자연스럽게 포함되어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다. 샌드위치류 역시 구조가 단순한 클래식 메뉴 위주라 회전이 빠르다. 줄이 길어 보여도 생각보다 금방 차례가 돌아온다. 베이글 베이크에서 가장 많이 주문되는 메뉴는 단연 ‘핫 솔티드 비프 베이글(Hot Salt Beef Bagel)’이다. 천천히 삶아 결대로 부드럽게 풀리는 염장 소고기를 두툼하게 끼우고, 알싸한 머스터드와 새콤한 피클을 더한 가장 기본적인 조합이다. ‘훈제 연어와 크림치즈 베이글’도 꾸준히 사랑받는 메뉴다. 기름기 없이 얇게 저민 훈제 연어와 부드러운 크림치즈가 베이글의 쫀득한 식감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두 메뉴 모두 화려한 조합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도 생각나는 맛이라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 크기가 꽤 넉넉해 식사 대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베이글 베이크는 화려함이나 새로움을 앞세우지 않는다. 밤에도, 새벽에도 같은 방식으로 베이글을 만든다. 도시의 리듬이 빠르게 바뀌어도 이곳의 속도와 방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처음 방문했을 때는 소박하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 단순함이 이곳의 베이글을 다시 생각나게 만드는 포인트다. 런던에 방문한다면 베이글 베이크에서 그 변치않는 꾸준한 매력을 경험해 보면 어떨까?
Beigel Bake
주소(영업시간) 159 Brick Ln, London E1 6SB(연중무휴)
가격 베이커리(0.5£~), 음료(1.8£~)
인스타그램 @beigel_bake
월간 베이커리 뉴스 / 곽효진 특파원 hjkwak91@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