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L BRITANNIA - 반죽 위에서 피어나는 런던의 하루, 포팜스 베이커리(Pophams Bakery)

곽효진 특파원 / 2026-01-28 15:30:29
요즘 영국, 특히 런던에서는 낮에는 베이커리와 카페로, 저녁에는 와인바나 비스트로로 변신하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식당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대부분 임대료가 비싼 런던에서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려는 실용적인 이유에서다. 그러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는 두 얼굴의 브랜딩을 자연스럽게 이어가기란 쉽지 않다. 그 어려운 균형을 훌륭히 구현해내며 런던의 미식 기사와 여행 매체에서 '꼭 가봐야 할 베이커리'로 빠짐없이 꼽히는 베이커리가 있다.


'포팜스 베이커리(Pophams Bakery, 이하 포팜스)'는 2017년 런던 이즐링턴의 조용한 골목, 프리벤트 스트리트에서 문을 열었다. 창립자 올리 골드(Ollie Gold)가 처음 구상을 시작하던 2010년 무렵, 런던의 페이스트리 시장은 빵 오 쇼콜라나 아몬드 크루아상 같은 기본 메뉴에 머물러 있었다. 전직 F1팀 케이터링 부서에서 일하며 전 세계를 여행하던 올리는 넘치는 아이디어로 그 틀을 깨고 새로운 베이커리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이즐링턴의 버려진 작은 약국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루시(Lucy)와, 가족, 친구들과 함께 배관부터 타일까지 유튜브로 배우고 손수 고쳐 나갔다. 그렇게 완성된 작은 공간이 바로 오늘날의 포팜스가 시작된 무대다.



포팜스는 팬데믹을 거치며 또 한 번 변화를 맞았다. 코로나 락다운은 포팜스에게 위기이자 전환점이었다. 매장이 문을 닫자 올리는 "전에 없던 배달 시스템을 짧은 시간에 만들며 사업 모델을 완전히 바꿔야 했다"고 회상한다. 하지만 그 경험은 오히려 성장의 기회가 됐다. 온라인 주문과 배달을 운영하며 전자상거래 구조와 고객과의 새로운 접점을 익혔고, 이 노하우는 이후 레스토랑과 베이커리를 넘어 '포팜스 홈(Pophams Home)'이라는 홈웨어 라인을 선보이는 밑거름이 됐기 때문이다. 매장에서 쓰이던 세라믹 컵, 유리, 린넨 등 지역 장인의 수공예품을 소개하며, 포팜스는 장인정신을 '식탁 위의 일상'으로 확장했다. 이런 확장은 단순한 사업 다각화가 아니라, 브랜드 철학의 자연스러운 연장선이었다.



포팜스는 '손으로 만드는 것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전통 제빵 기법과 제철 재료를 바탕으로 베이커리에서는 비에누아즈리를, 레스토랑에서는 수제 파스타를 선보인다. 올리는 "파스타와 빵은 반죽을 섞고 모양을 만들고 열로 익히는 과정이 닮아 있다"며 두 기술이 서로 다른듯 이어지는 '하나의 장인정신'이라고 말한다. 처음엔 페이스트리 브랜드가 파스타를 함께 선보인다는 점에서 위험한 선택처럼 보였지만, 손의 감각과 정성을 중심에 둔 철학이 두 메뉴를 완벽히 하나로 연결해 주며 지금의 성공을 이끌었다.



포팜스의 진짜 매력은 단연 그들의 페이스트리다. 매일 아침 매장에서 직접 반죽하고 접어 만든 크루아상과 페이스트리는 버터의 향과 결의 균형이 탁월하다. 기본 크루아상과 빵 오 쇼콜라 같은 클래식 메뉴 외에도, 영국 특유의 재료와 감성을 더한 독창적인 제품들이 인상적이다. 대표 메뉴인 '베이컨 앤 메이플(Bacon&Maple)'은 짭조름한 베이컨과 달콤한 메이풀 시럽이 어우러진 포팜스의 상징적인 페이스트리로, 첫 매장 오픈 당시부터 지금까지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여기에 '허니 앤 스모크 솔트 번(Honey&Smoked Salt Bun)'처럼 달콤함과 짠맛이 교차하는 메뉴 , '마마이트&스위스 치즈 앤 스프링 어니언(Marmite, Schlossberger& Spring Onion)'처럼 재치 있는 영국식 조합, 그리고 카다멈 번과 같이 북유럽풍 메뉴까지 다양하다.


주말에는 한정 메뉴인 아몬드 크루아상과 또 다른 계절 메뉴들이 추가되어, 매주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시즌 과일과 함께 곁들인 그리 요거트 그래놀라 피칸버터는 가벼운 아침을 즐기는 손님들에게 인기 있는 브런치 옵션이다. 메뉴 전반에 흐르는 공통된 철학은 전통 위에 창의성을 더한다는 것. 재료와 맛의 조합을 끊임없이 실험하며 포팜스는 매일 조금씩 다른 '오늘의 맛'을 제안한다.


포팜스의 성장은 유행을 좇기보다 브랜드 철학인 장인정신을 시대에 맞게 확장해온 결과다. 반죽을 빚고, 파스타를 말고, 커피를 내리는 모든 과정에는 손끝의 정성이 깃들어 있다. 그들의 철학은 단순히 제품에 머물지 않고, 공간과 경험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베이커리에서 레스토랑, 그리고 홈웨어 브랜드로의 확장은 그 정체성을 잃지 않은 채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해 온 여정이다. 장인정신을 기반으로 유연하게 성장하는 이 브랜드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지, 포팜스의 다음 챕터가 기대된다.


Info. Pophams Bakery 
주소(영업시간) 
이슬링턴·런던필드 19 Prebend Street, London N1 8PF
(월~금 07:30~16:00, 토 08:00~16:00, 일 08:30~16:30) / 파스타 레스토랑(화~토 18:00~23:00)

빅토리아 파크 110A Laurisoton Road, London E9 7HA
(월~토 08:00~16:00, 일 08:30~16:00)

가격 (빅토리아 파크 기준)
베이커리(3.2£~), 음료(3£~), 파스타(7.5£~)


월간 베이커리 뉴스 / 곽효진 특파원 hjkwak9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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