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차와 차과자, 푸드떼

황지온 기자 / 2024-10-30 10:47:21
계절 나기에 진심인 우리에게 눈 감았다 뜨면 지나가버리는 찰나의 시즌이 아쉽기만 하다. 헛헛만 마음을 달래기 위해 1년에 4번, 계절별 시즌 스팟을 소개한다. 올 가을의 향기를 짙게 만들어줄 주인공은 삼청동의 ‘푸드떼’다.

한옥의 고즈넉한 정취
경복궁 옆, 삼청동 골목을 굽이굽이 걷다 보면 ‘차(茶)’ 간판이 달린 고풍스러운 한옥이 모습을 드러낸다. 거대한 나무 대문을 여는 순간 예스러운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따스한 햇살이 드리우는 마당과 한 편에 자리한 소나무, 그리고 한국의 미가 느껴지는 자연물들이 마치 우리나라 명화를 보는 것만 같다. 이 고즈넉한 공간에는 야외 마당, 좌식, 탁자 등 다양한 형태로 자리가 준비되어 있어 한옥의 매력을 여러 방면 으로 만날 수 있다.


차(茶)라는 매개체
‘푸드떼(Fou de thé)’는 프랑스어로 미치다의 ‘푸(Fou)’ 와 차의 ‘떼(Thé)’의 합성어로 ‘차에 미친 공간’, ‘주인장 이 차에 미치다’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가졌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누구보다도 차에 진심인 곳이다. 차와 차랑 어울리는 과자, 차를 넣어 만든 제품, 차 교육 등 차와 관련 된 모든 것을 망라한다. 그야말로 차로 시작해서 차로 끝나는 공간인 푸드떼는 18년 전 노정아 대표가 일본 유학을 떠나면서 시작됐다. “일본 유학 시절 화과자 가게에서 말차 한 잔과 화과자 하나를 딱 먹었는데 그 간단한 구성이 너무 맛있고 행복감이 크게 차올랐어요. 차와 디 저트가 주는 행복함을 일상적으로 전하고 싶다고 생각 했습니다.” ‘차는 접근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부수고자 노 대표는 말차 라떼, 밀크티 등 차를 이용한 음료 베리에이션을 선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차와 어울리는 디저트 페어링 메뉴와 차가 들어간 디저트를 ‘차과자’라고 칭 하며 차를 다방면으로 풀어내 진입 장벽을 낮췄다.

미(味)미(美)한 감(甘)
푸드떼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같이 떠오르는 메뉴가 있는데, 바로 파르페다. 한국에서 파르페 열풍이 불기 전부터 대표 디저트로 선보여 푸드떼의 또 다른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다. 극강의 비주얼과 맛으로 한때 국내 SNS를 뜨겁게 달궜고 지금은 국경을 넘어서 까지 많은 사랑을 받는 메뉴 라인이다. “매년 여름마다 ‘복숭아 크렘 브륄레 파르페’를 준비하는데 3년째 그 메뉴의 첫 번째 손님이 되 고 싶어서 출시 첫날에 가장 먼저 홍콩에서 오시는 손님이 계세요. 드시고 가시면서 ‘올 해도 제가 첫 번째 손님이죠?’하고 가시는데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이 밖에도 그라데이션 양갱, 대복떡, 모나카, 구움과자 등 계절감을 담은 다양한 차과자를 만날 수 있다.

“언제든 편안함을 선사하는 차와 차과자 노포(老鋪)로 거듭나고 싶어요. 초심을 잃지 않고 한 자리를 우직하게 지키며 예스러운 이 거리에 자연스레 녹아들고자 합니다.” 어느덧 쌀쌀해진 날씨에 푸드떼에 들러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셔보자. 고즈넉한 한옥과 노 대표의 차를 향한 열정이 온몸을 따뜻하게 감싸줄 것이다.


월간 베이커리 뉴스 / 황지온 기자 hwangjion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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