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팥 디저트, 팥알로

황지온 기자 / 2025-01-23 11:24:56
계절 나기에 진심인 우리에게 눈 감았다 뜨면 지나가버리는 찰나의 시즌이 아쉽기만 하다. 헛헛만 마음을 달래기 위해 1년에 4번, 계절별 시즌 스팟을 소개한다. 올 겨울의 향기를 짙게 만들어줄 주인공은 한남동의 ‘팥알로’다.

사람과 차로 북적이는 한남오거리를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한 순간 고요함이 밀려온다. 그곳에 우뚝 선 팥색 기둥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마치 갤러리에 온 듯 한 모던한 분위기를 가진 이 공간은 디저트 부티크 ‘팥알로’다.

오직, 팥을 위한 공간
매장 곳곳에서 팥과 관련한 소재들을 찾아볼 수 있다. 팥을 끓이는 동냄비에서 영감을 얻은 동 소재 인테리어와 팥빛 선물 패키지, 33알의 팥알 일러스트, 그리고 팥알로가 사용하는 팥을 가득 담은 통이 한 공간에 어우러져 팥만을 위한 곳임을 말해준다.

‘팥알로(POT ALLO)’는 말 그대로 ‘팥알로 만든다’는 뜻과 여기에 프랑스어 ‘allô(안녕)’를 더하면 ‘팥, 안녕?’이라는 유쾌한 인사말이 되기도 한다. 또한 음악 용어 ‘알레그로(allegro: 빠르게)’의 준말인 ‘알로’처럼 끓는 냄비 속에서 팥알이 통통 튀며 경쾌하게 춤추는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팥을 소개합니다
팥은 우리에게 친숙한 재료지만 대부분 붉은 팥만을 떠올리곤 한다. 팥알로는 고유의 맛을 지닌 세 가지 우리 팥을 메인 재료로 사용해 팥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깊고 부드러운 하얀 팥 ‘흰나래팥’,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붉은 팥 ‘적두’, 그리고 진한 황백색을 가진 ‘흰구슬팥’까지. 이 팥들을 때로는 섬세하게 블렌딩하고, 때로는 본연의 개성을 살려 디저트에 하나하나 담아낸다. 이처럼 디저트를 통해 팥의 다채로운 품종과 깊은 맛을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팥알로의 오너 셰프 송민지 ‘팥’티시에는 팥을 씻는 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팥은 매년 그 해의 떼루아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고 삶는 과정에서도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 비율을 조정해야 된다고. 팥을 엄선하더라도 직접 끓여봐야 그 특성을 확실히 알 수 있다고 한다. 송 셰프는 물과 불 조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주걱으로 팥을 능숙하게 젓기 위해 수많은 연습을 거쳐야 하는데, 이는 자신만의 팥 공식을 완성하는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말했다. 엄선한 재료와 정성으로 끓여낸 팥이 팥티시에만의 비법이다. 


팥티시에의 팥 디저트
본연의 풍미와 자연이 주는 단맛을 간직한 팥은 롤케이크, 모나카, 양갱, 팥죽 등 다양한 형태로 표현된다. 또한 딸기와 반시 같은 계절 식재료와 흑임자, 유자, 쑥 같이 전통적인 재료와도 조화를 이룬다. 겨울에는 ‘동지 한상’이 준비되는데 별도의 첨가물 없이 오로지 팥과 쌀로 만든 팥죽과 크리미한 버터가 들어간 모나카, 흰나래 앙금과 밤 앙금으로 빚은 생과자, 슈톨렌에 팥을 더해 재해석한 쿠키로 구성되어 팥이 주는 겨울의 맛을 든든하게 즐길 수 있다.


“다양한 형태로 팥 디저트를 선보이는 만큼 남녀노소 모두 많이 찾아주세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온기 가득한 매장이 되었으면 합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끓여낸 팥알로의 팥 디저트. 겨울날 얼어붙은 몸을 녹이기에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월간 베이커리 뉴스 / 황지온 기자 hwangjion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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