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 푸 마을 에서 보내는 하루, 푸 코너

베이커리뉴스 / 2025-05-29 13:50:31
영국 문학은 오랜 역사와 깊이를 가지고 전 세계의 독자들의 상상력을 사로잡아 왔다. 셰익스피어, 제인 오스틴
같은 고전 문학가뿐 아니라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위니 더 푸(Winnie the Pooh)>, 한국에서는 ‘곰돌이 푸’로 더 잘 알려진 작품도 영국에서 태어났다. A.A. 밀른이 창조한 푸와 친구들의 세계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영국에 있다고 해 소개한다.

[런던 = 월간 베이커리 뉴스 곽효진 통신원] ‘푸 코너(Pooh Corner)’가 위치한 하트필드(Hartfield)는 영국의 숲과 시골 풍경을 고스란히 담은 마을로, A.A. 밀른이 아들 크리스토퍼 로빈과 함께 산책하며 『위니 더 푸』의 영감을 얻은 곳이다. 푸 코너는 동화 속 ‘백 에이커 숲(Hundred Acre Wood)’의 실제 배경인 애시다운 포레스트(Ashdown Forest) 인근에 자리해, 곰돌이 푸 이야기가 실제로 살아 숨 쉰다. 푸 코너가 자리한 건물은 1700년대에 지어진 고풍스러운 건축물로, 1978년 마이크 리들리에 의해 푸 코너로 탈바꿈했다. 지금은 사만다와 닐 부부에게 인수되어 찻집, 소규모 박물관, 기념품 숍 등이 한데 어우러진 복합 문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나무 간판에 푸가 앉아 있는 로고를 지나 입구로 들어서면, 마치 실제 푸의 집에 초대받은 듯한 느낌을 받는다. 빈티지 인형, 초판본 책자, 그리고 A.A. 밀른과 크리스토퍼 로빈의 실제 사진까지, 작은 ‘푸지엄(Pooh-seum)’에는 위니 더 푸를 사랑한 이들의 흔적이 빼곡하다.

푸 코너의 하이라이트는 티룸이다. 티룸은 E.H. 셰퍼드의 오리지널 위니 더 푸 스케치로 장식된 E.H. 셰퍼드 룸과 영화 포스터와 예술 작품으로 가득한 피글렛 티룸, 이렇게 두 개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약은 받지 않고 선착순으로 운영되는데, 항상 사람이 많아 곰돌이 푸의 시들어들지 않는 인기를 실감하게 한다. 줄이 길어도 카페 바깥까지 테이블이 꽤 많고, 웨이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두고 안쪽의 박물관을 구경하며 기다리다 보면 금방 테이블이 나기 때문에 실제 기다리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게 느껴진다.

푸가 좋아할 법한 꿀 가득 머핀을 먹으며 창밖으로 보이는 시골 풍경을 바라보면, 도시의 소란스러움이 까마득히 멀어지는 기분이 든다. 푸 코너의 티룸에서는 매일 갓 구운 수제 샌드위치, 케이크, 스콘 등 다양한 간식을 제공하는데, 글루텐 프리, 채식, 비건, 데어리 프리 등 대부분의 식단을 만족하는 메뉴를 찾을 수 있다.

티와 스콘이 함께 제공되는 크림티와 브리 크랜베리 토스티를 맛보았다. 푸의 집에 왔으니 스콘은 기본. 딸기잼이 아닌 푸가 좋아하는 달달한 꿀을 선택해 맛보았는데, 달달한 꿀이 꾸덕하고 부드러운 커스터드 크림과 어우러졌다. 바삭하게 구워진 빵에 녹진한 브리 치즈가 상큼한 크랜베리와 어우러지는 토스트도 기대 이상이다. 토스트 메뉴와 샌드위치는 사이드 샐러드와 감자칩이 함께 제공되는데 한 끼 식사로도 훌륭하다. 전반적으로 ‘귀엽기만 한’ 테마 카페의 음식이 아닌, 정성 들인 브런치 카페 수준의 맛과 퀄리티를 느낄 수 있다.

스콘 메뉴.
브리 크랜베리 토스티.

가벼운 간식을 원한다면 ‘테디베어 토스트’를 추천한다. 곰돌이 얼굴 모양의 토스트가 꿀과 함께 제공되는데, 영국 지역 농장에서 생산된 고품질 꿀이 바삭한 식감의 토스트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조금 특별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애프터눈 티 세트는 어떨까? 『위니 더 푸』에서 푸가 자주 쓰는 단어, ‘작고 달콤한 간식들’을 뜻하는 ‘Smackerals’에서 이름을 따온 푸 코너의 애프터눈 티 세트는 샌드위치와 스콘, 달콤한 디저트류의 케이크와 함께 제공된다. 애프터눈 티 세트는 미리 예약을 해야 이용할 수 있다. 예약 방법은 푸 코너 홈페이지에 상세히 설명되어 있으니 참고하자.

푸 코너에서의 여정은 실내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곳에서 제공하는 지도를 들고 애시다운 포레스트로 들어서면, 동화 속 백 에이커 숲이 눈앞에 펼쳐진다. ‘푸 스틱 다리(Poohsticks Bridge)’ 위에 나뭇가지를 던지고 푸와 친구들처럼 누구의 나뭇가지가 먼저 떠내려오는지 구경하거나, 숲속을 따라 걷다 보면 피글렛의 집, 이요르의 집 같은 이야기에 등장하는 장소들을 직접 찾아볼 수 있다.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듯, 푸 코너에서 시작되어 숲으로 이어지는 동화 같은 하루는 특별하고도 달콤한 여행이다. 런던에서 멀지 않은 이 숲 속 마을에서, 푸 코너에 들러 맛있는 식사와 함께 잠시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

☆Info. Pooh Corner
주소(영업시간) Sackville Cottage, High Street, Hartfield, TN7 4AE
(월~토 11:00~17:00, 일 11:00~16:00)
가격 빵(£4.5~), 음료(1.5£~), 애프터눈 티(30£)
인스타그램 @poohcornerhartfield




월간 베이커리 뉴스 / 베이커리뉴스 news@bakerynews.co.kr

[저작권자ⓒ 월간 베이커리 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베이커리뉴스

베이커리뉴스

월간 베이커리 뉴스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