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 pain is where leaven culture rises’
‘르빵(Le Pain)’ 송파점이 위의 슬로건을 내걸며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생기’와 ‘이스트’란 뜻을 동시에 지닌 효모(Leaven)는 베이커리에서 질감과 풍미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생기로운 문화가 꽃 피우는 곳’과 ‘효모를 배양하는 곳’이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슬로건에 담았다. 기존의 르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친근한 동네빵집에서 모던하고 트렌디한 베이커리로 등장한 모습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감각적인 인테리어
슬로건을 새긴 유리창 너머로 화이트 톤 인테리어에 노란빛이 더해진 매장이 눈에 들어온다. 그레이 무광 소재의 각진 외관과 달리 내관은 부드러운 곡선이 두드러지는 디자인이다. 혁신의 상징인 실리콘밸리 기업의 이미지를 형상화해, 르빵도 혁신적인 빵집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리뉴얼된 르빵에 가장 큰 변화는 제품 구매 시스템이다. 제품을 손님이 직접 골라 담았던 기존과 달리 쇼케이스에 들어있는 빵을 보고 구매할 제품을 직원에게 말하면 된다. 빵의 품질 유지를 위해 이런 시스템을 고안했다고 한다. 실제로 위생적인 부분에 걱정이 없다는 손님의 평이다.

#혁신
임태언 셰프는 전통적인 빵도 좋지만, 혁신을 추구한다. 그는 이스트 연구를 꾸준히 지속하며 현재까지 80개의 특허를 받아 르빵만의 기술력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국내 밀가루 브랜드에서 진행하는 프리미엄 밀가루 개발에도 참가한 바 있다. 현재는 파베이킹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판단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파베이킹은 두 가지 단점이 있는데, 빵을 오븐에서 꺼내서 식힌 후 냉동하면 쭈글쭈글해서 품질이 떨어지고 빵을 굽자마자 냉동하면 물이 차서 축축한 빵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고자 빵을 냉동 유통해도 품질이 저하되지 않는 급속 냉동고를 개발하기까지 했다. 한편 ‘르빵 바게트 챔피언십’과 같은 자체 대회를 매년 개최해 새로운 기술자들을 발굴하기도 한다. 임 셰프는 ‘혁신은 사람에서 비롯된다’는 문장을 늘 마음속에 새기며, 주 4일제 도입 계획과 직원 대상 세미나 진행 등 직원 복지에 많은 힘을 쏟는다. 끊임없는 도전과 시도를 과감히 이행하는 르빵은 빵집을 넘어 혁신적인 기업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믿고 먹는’
르빵의 방문 후기들을 보면 꼭 보이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믿고 먹는’이다. 단어 그대로 무엇을 골라도 맛있어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길쭉한 바게트와 볼륨감 있는 크루아상, 밤이 알차게 들어간 통밤식빵 등 쇼케이스 안에는 각양각색의 빵들로 가득하다. 르빵은 최근 ‘탕후루 크루아상’을 출시했을 만큼 트렌드를 빠르게 따라간다. 또 4개월 주기로 계절감을 담은 메뉴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현재는 전체 50여 가지의 빵을 제조 중이고 향후에 더 늘릴 계획이다. ‘주기적으로 계속 새로운 빵이 나오고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빵을 만드는 곳’, ‘“이번에는 어떤 빵을 출시할까?” 기대감이 드는 곳’. 사람들에게 르빵은 그런 곳이면 좋겠다는 임 셰프다.

베이커리 유행을 빠르게 잡는 동시에 식문화를 이끌어 가는 빵집. 앞으로도 르빵이 선도할 혁신적인 행보를 기대해본다.
월간 베이커리 뉴스 / 황지온 기자 hwangjion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