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성대역 5번 출구로 나오면 탁 트인 전면 창에 짙은 회색 간판을 단 4층 건물이 보인다. 1968년 서울시 성북구 삼선교에 개업하여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나폴레옹 과자점’은 ‘대한민국 제과 제빵 업계의 사관 학교’라고 불릴 만큼 깊은 전통을 가지고 있다. 2007년, 현재 자리한 곳으로 위치를 옮겨 새롭게 단장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결같은 열정으로 빵을 굽는 곳.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강경원 팀장을 만나 나폴레옹 과자점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아버지(현재 강병문 사장)가 중학교 2학년 때였어요. 창업주인 친할아버지(姑강인정 사장)가 자식들에게 빵집 이름을 뭘로 하면 좋겠냐고 하셨는데 그 당시 나폴레옹 위인전을 감명 깊게 읽은 아버지가 ‘나폴레옹이 최고다’고 해서 나폴레옹 과자점이 됐대요(웃음).”
그렇게 시작된 나폴레옹 과자점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명성처럼 전국 5대 빵집이자 서울 3대빵집으로 꼽힌다. 2018년도에는 제과 업계 최초로 ‘서울 미래유산’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매 순간 좋은 재료만을 이용해서 빵을 만들라는 할아버지의 말씀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는 강경원 팀장. 그렇기에 항상 올바르고 정직하게 빵을 만들어 오고 있다고. 값싼 재료 혹은 커스터드 파우더나 냉동 생지같이 제조가 간편한 재료가 출시돼도 1등급 원유, 100% 원유로 만든 유제품, 국내산 천일염 등 좋은 재료로 하나하나 직접 만든다고 한다. 편리함 대신 정성을 택한 빵은 맛이 좋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한결같은 마음이 오랜 세월 변함없이 사랑받는 비결 중 하나다.

“입맛이 예리해야 좋은 품질의 빵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발전이 가능합니다. 커스터드 크림같이 매일 끓이고 제조하는 제품은 편차가 있을 수 밖에 없는데요, 좋은 품질 유지를 위해 제품을 눈으로 확인하고 직접 먹으면서 늘 건강을 늦추지 않습니다.”
매일 신선한 빵을 제공하기 위해 당일 생산, 당일 판매를 원칙에 두고 있다. 1968년 창업이래 남은 빵들은 전부 복지단체에 보낸다. 또한, 병원, 지역 푸드 뱅크에 매해 기부하는 금액이 15억 원에 달한다.

“사장님께서 종종 소비자의 측면에서 의견을 제시하시곤 해요. ‘바게트 샌드위치에 바게트가 딱딱하면 입천장이 까지니 부드러운 바게트를 만들어라’, ‘케이크 위에 올라간 과일을 잘게 잘라서 생크림 안으로 넣어라’ 등 아무래도 생산자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요구라고 생각되는 의견도 많았어요(웃음). 처음에는 의아했는데 막상 만들어 보니 긍정적인 반응들이 나오더라고요. 이처럼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니 재밌고 특별한 제품들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나폴레옹 과자점의 또 다른 이름은 바로 ‘제과 제빵 업계의 사관학교’다. 권상범 명장, 김영모 명장, 서정웅 명장, 홍종흔 명장, 인재홍 명장, 최형일 명장을 비롯해 무수히 많은 기술자를 배출해 붙은 이름이다. 정직하고 꼼꼼한 생산 체계는 자연스레 훌륭한 기술자들을 키웠고 장기근속자들에겐 해외 연수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직원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최근 나폴레옹 본점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2층에 카페를 없애고 개발실겸 베이킹 스튜디오로 탈바꿈한 것이다. 오픈과 동시에 많은 인기를 끈 스튜디오는 차차 커리큘럼을 명확히 잡아갈 예정이다.

“변함없이, 똑같은 맛으로 감동을 주는 빵집이 되고 싶어요. 문득 특정한 빵 맛이 생각날 때 있잖아요, 그럴 때 와서 언제든지 먹어도 한결같은 맛있음을 느끼고 간다면 그걸로 충분한 것 같아요.”

대한민국 제과 제빵 업계의 살아 숨 쉬는 역사, 나폴레옹 과자점은 오늘도 성북동에서 자리를 지키며 맛있는 빵을 굽는다.
나폴레옹 과자점
주소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 7
전화번호 02-742-7421
영업시간 09:00~21:00
월간 베이커리 뉴스 / 황지온 기자 hwangjion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