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레스큐어 비에누아즈리 대회-테크니컬하게 구워낸 버터 풍미

황지온 기자 / 2025-04-17 18:54:30
지난 4월 3일, 파티시에 아레나가 고소한 버터 향으로 가득 찼다. 프랑스 프리미엄 유제품 브랜드 ‘레스큐어(Lescure)’를 주제로, 셰프들의 치열한 대결이 펼쳐진 것이다. 저마다의 노하우와 창의력으로 버터의 풍미를 풀어낸 그 현장을 소개한다.

(사)대한제과협회가 주최하고 ㈜베이크플러스가 후원하는 ‘2025 레스큐어 비에누아즈리 대회’가 막을 올렸다. ‘레스큐어(Lescure)’ 제품을 활용한 이번 대회는 정통성과 창의성을 갖춘 메뉴 개발을 통해 업계 매출 증대와 우수 제품 홍보를 목표로 했다. 본 대회는 예선과 본선으로 나뉘어 진행되었으며 예선에서는 배합표와 제조 사진을 포함한 레시피를 바탕으로 한 서류 심사를 통해 총 12명의 본선 진출자를 선발했다. 본선은 2025 한국국제베이커리페어에서 개최되었고 사전에 제출한 레시피를 현장에서 구현하는 라이브 방식으로 치러졌다.

경연 품목은 총 세 가지였다. 창작 크루아상(130g 이하), 클래식 소금빵(70g±2g), 브레산 쉬크레 브리오슈(100g±3g, 지름 15cm±2cm, 구멍 7개, 설탕 피니시)로 각 항목당 1종씩 제출해야 했다. 모든 품목에는 레스큐어 버터의 사용이 필수 조건이었다. 창작 크루아상은 크루아상 반죽을 기반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더해야 했는데, 결 구조와 바삭한 식감을 유지하면서도 독창적인 형태, 필링, 색상, 데커레이션 등을 활용할 수 있었다. 단, 크루아상의 본질인 버터의 풍미와 결을 살리고 초승달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규정이었다. 클래식 소금빵은 기본 반죽에 버터와 소금을 더해 구운 심플한 제품이어야 했다. 담백한 풍미와 균형 잡힌 소금 맛을 지키되 장식이나 색상 변화는 허용되지 않았다.

브레산 쉬크레 브리오슈는 브리오슈 반죽 위에 버터와 설탕을 더한 전통적인 제품으로, 반죽·버터·설탕이라는 세 요소를 반드시 포함해야 됐다. 경연은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진행됐고 각 품목의 제출 시간이 달라 시간을 어떻게 분배하느냐가 관건이었다.

경연이 시작되자 선수들은 각자의 속도로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반죽을 돌리며 버터를 손질하거나, 반죽을 분할하고 성형하는 등 정해진 틀 없이 자신만의 페이스로 경연을 이어갔다. 작업 중간마다 심사위원들이 선수들에게 질문을 던졌고 이는 선수들이 제품의 의도와 작업 근거를 적극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심사위원들은 질문과 함께 제품의 제조 중인 인서트를 직접 먹어보기도 하며 풍부한 피드백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심사를 진행했다. 또한 맛, 시장성, 독창성, 완성도, 생산성 등 전방위적인 기준이 적용됐으며 단순히 보기 좋은 빵이 아닌 실제 생산과 판매를 염두에 둔 현실적인 제품인지도 중요한 평가 항목이었다. 아울러 재료를 낭비하지 않는지도 수시로 체크됐고 공정성과 철저함을 위해 심사 회의도 수차례 진행됐다. 심사에는 비에누아즈리 분야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셰프들이 참여해 사람들의 이목을 모았다. ‘마얘’의 ‘로낭 마얘’, ‘아뜰리에 오네뜨’의 엄태일 셰프, 프랑스 페이스트리 셰프 장마리 라니오 셰프 등은 심사위원끼리 의견을 나누며 저마다의 기준대로 심사를 이어갔다.

노릇한 향이 퍼지고 빵의 형태가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할 무렵, 선수 개개인의 기량이 본격적으로 빛을 발했다. 같은 품목이라도 발효 시간, 굽기 정도, 밀어 펴는 방식이 모두 달랐고, 브레산에 설탕을 끝부분에만 묻힌 참가자가 있는가 하면 퐁당처럼 덮어 바른 참가자도 있었다. 소금빵 안에 들어가는 버터를 롤 형태로 만든 경우도 있었고, 브레산에 버터를 태워 반죽에 섞어 넣은 선수도 있었다. 서홍원 심사위원장은 “오히려 클래식한 제품이 선수들의 개성을 더 잘 보여준다. 각자의 배합과 공정 과정에서 디테일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라고 평했다.

치열한 경연이 끝난 뒤, 본격적인 심사가 이어졌다. 진행위원들은 선수들이 제출한 제품은 무게가 규격에 맞는지 하나하나 확인했으며, 외관과 단면 등도 꼼꼼히 살폈다. 맛 평가까지 모두 마친 제품들은 관람객에게도 제공돼 현장 분위기를 더 뜨겁게 달궜다. 이어 레스큐어에 대한 간단한 Q&A 시간이 진행돼 관람객의 흥미를 끌었다. 

이후 진행된 시상식에는 (사)대한제과협회 마옥천 회장, ㈜베이크플러스 브리스 브이에 대표, 그리고 주한프랑스대사관 관계자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영예의 1등은 ‘꼼아파리’의 김담현 선수가 차지했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만 원과 함께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 메달, 트로피, 2026 레스큐어 프랑스 세미나 초청권 및 항공권이 수여됐다. 그는 “페이스트리는 올해 처음 시작했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어 정말 기쁘다. 후회 없이 실력을 보여준 것 같아 뿌듯하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레스큐어 비에누아즈리 대회 1등 수상작

김담현 꼼아파리

“창작 크루아상은 강원도 대표 특산물인 감자를 사용하여 감자의 구수함과 버터의 고소한 풍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감자를 오븐에 구운 후 잘게 부수어 버터에 볶아 크루아상 반죽에 넣었고 후추, 소금, 그라노파다노 치즈를 시즈닝으로 뿌려 감자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도 짭짤한 감칠맛을 더했습니다. 브레산 쉬크레 브리오슈는 고급스러운 버터 향을 강조하기 위해 피낭시에에서 사용되는 기법인 태운 버터를 적용했습니다. 성형된 반죽에 태운 버터를 올리고 생크림을 듬뿍 바르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마무리로 바닐라 빈을 넣은 갈색 설탕을 뿌려 구웠다. 클래식 소금빵은 시간이 지나도 촉촉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반죽에 탕종과 생크림을 추가했고요. 소금빵 성형에 사용된 버터는 레스큐어 버터의 풍미를 살리기 위해 무염으로 선택했습니다.”


월간 베이커리 뉴스 / 황지온 기자 hwangjion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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