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담합 1심 집행유예 및 벌금형 선고
박혜아 기자
hyeah0112@gmail.com | 2026-04-23 13:26:48
설탕 가격 담합 혐의로 기소된 CJ제일제당과 삼양사 전·현직 임직원들에 대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전국 4000개 회원사를 둔 대한제과협회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제당·제분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 검토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5단독은 23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임직원 11명에 대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김모 전 CJ제일제당 식품한국총괄과 최모 전 삼양사 대표에게는 각각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1억 원이 선고됐으며, 나머지 임직원들도 집행유예 또는 벌금형을 받았다. 법인인 CJ제일제당과 삼양사에도 각각 벌금 2억 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이 공정거래법 취지를 훼손하고 시장 질서를 왜곡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담합으로 인한 부담이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점에서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봤다. 다만 국제 원가가 일정 부분 공개되는 산업 구조 등을 고려할 때 담합으로 폭리를 취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고, 기업들이 준법교육 강화 등 재발 방지책을 마련한 점도 양형에 반영됐다.
이번 사건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약 3조2000억 원 규모의 설탕 가격 담합 혐의로, 제과·제빵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 사안이다. 대한제과협회는 설탕과 밀가루 가격 상승이 영세 제과점과 동네 빵집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으며, 현재 집단소송 제기 여부와 소송 전략을 검토하고 로펌 선정 절차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미 일부 제과업체는 개별 소송에 나섰다. 한 제과업체 대표는 대한제당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태다. 법조계는 이번 판결로 담합 사실이 일정 부분 인정된 만큼 향후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원고 측 주장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번 판결에 대해 “범행 규모와 유사 사건 전례를 고려할 때 납득하기 어렵다”며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항소 방침을 전했다. 이번 1심 판결은 설탕 가격 담합 사건에 대한 사법 판단의 첫 기준으로, 향후 항소심과 민사 소송 전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월간 베이커리 뉴스 / 박혜아 기자 hyeah0112@gmail.com
[ⓒ 월간 베이커리 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