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o am I
분명 평소와 같은 공정으로 똑같이 반죽했는데 어떤 날은 반죽이 질어 지기도, 단단해 지기도 하지? 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나, 물이야. 나는 종류에 따라 반죽에 다양한 영향을 주지. 나의 미묘한 온도 변화에 반죽의 결과가 천차만별로 나오지. 그리고 반죽에 가장 중요한 글루텐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내가 필수적이라는 사실, 알고 있어? 지금부터 반죽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자세히 알려 줄게!
<구조>

나는 수소와 산소의 공유결합 및 수소결합으로 존재해. 수소결합은 수소원자와 산소원자의 전기적인 결합으로 분자 사이 강력한 인력이 존재해 서로 당기는 성질을 가지고 있지. 이러한 결합으로 점성이 크다는 점이 특징이야. 수소와 산소의 결합각은 104.5°로 정사면체 각에 근사한 값으로 공유결합을 이뤄. 또한 극성(Polarity)을 이뤄 모든 용질에 대해 용매로 작용해.

그리고 내가 넓은 범위의 온도에서 액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어는점(0℃)과 끓는점(100℃) 사이가 크기 때문이야. 나의 밀도는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4℃에서 밀도가 가장 커. 그 온도에서의 비중이 1이 돼서 ‘ml’ 단위와 ‘g’ 단위가 동일한 값으로 나오지. 그래서 내가 액체 비중의 기준이 되는 거야.
<분류>
나는 경도와 pH에 따라 종류가 나뉘어져. 먼저 경도는 *ppm을 기준으로 연수, 아경수, 경수로 분류되지. 60~120ppm인 연수에는 증류수, 빗물이 있고 180ppm 이상을 가진 경수는 바닷물, 광천수, 온천수에 해당해. 또 경수는 일시적 경수와 영구적 경수로 나눠지는데 끓여서 연수화가 되면 일시적 경수, 그렇지 않으면 영구적 경수라고 하지. 마지막으로 아경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제빵에 사용하는 수돗물이야. pH는 7을 기준으로 pH7 이상이면 알칼리수, 이하면 산수로 나뉘어.
그럼 우리가 제빵에서 아경수를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경수 외 다른 특성을 띠는 물을 사용하면 어떤 반죽이 만들어지는지 알려 줄게!
*ppm(Part Per Million) : 경도에 관계하는 모든 칼슘염, 마그네슘염, 탄산칼슘 등의 농도를 표시하며 100만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
<종류에 따른 반죽의 영향>
경수
칼슘, 마그네슘 등 염의 함량이 높은 나를 사용하게 되면 반죽이 너무 단단해져 발효가 늦어지고 가스 포집이 어려워. 그래서 빵이 부풀지 않아 부피 또한 작게 나오지. 만약 나를 사용해야 되는 상황이면 먼저 반죽 시간을 늘려야 돼. 반죽시간이 늘어나면 오버 믹싱이 되고 글루텐이 느슨해져 신장성도 높아지지. 그럼 반죽이 저절로 연화 되겠지? 발효력을 활성화 시키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야. 발효력을 활성 시키려면 발효 온도를 높이거나 발효 시간을 연장하면 돼. 그리고 이스트의 양은 늘리고 물의 경도를 조절하는 이스트 푸드(제빵개량제)의 양은 줄이는 게 좋아.
연수
연수 상태의 나는 글루텐을 단단하게 결합시키는 광물질이 결여 돼 있어 반죽을 연하고 끈끈하게 만들어. 이산화탄소 생산은 정상적이지만 반죽이 느슨하고 완충능력이 적어 발효가 가속화 되어 가스 보유력이 떨어지지. 그래서 발효 시간은 줄고 부피는 좋은 편이지만 조직과 색상의 품질이 낮은 제품이 나와. 이스트 푸드와 소금 같이 글루텐을 강화해주는 물질을 첨가하면 반죽의 흡수율이 줄어 이러한 결점을 보완할 수 있어.
알칼리수
사실 내가 알칼리성을 띠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아. 반죽을 부드럽게 하지만 그만큼 글루텐을 약화시켜 반죽의 탄력성이 감소하거든. 가스 포집력도 저하되어 빵의 부피, 색상, 조직감이 떨어져. 또한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로프균에 의해 오염되기 쉬워지지. 그럼에도 꼭 알칼리성의 나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면 이스트와 이스트 푸드의 양을 둘 다 늘리고 발효시간을 길게 가지는 것을 추천할게.
<제빵에서의 기능>
먼저 다른 건조 재료들을 적시며 전분의 수화를 도와줘. 밀가루에서 68%의 비율을 차지하는 전분이 호화 작용을 하기 위해서는 내가 필수적이야. 또 반죽 과정에서 밀가루의 단백질과 만나면서 글루텐을 형성하지. 형성된 글루텐이 굽는 과정에서 열변성으로 수축되면서 수분을 방출하게 되는데, 그 수분이 전분으로 가서 호화현상을 촉진해. 그 외에 효소 활동도 내가 있어야 일어날 수 있어. 마지막으로 반죽의 온도를 조절하지. 아무리 같은 공정으로 제조해도 최종 반죽 온도에 따라 구워져 나오는 제품 상태가 달라져. 그래서 일정한 반죽을 생산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 수온 조절법이야. 여름에는 찬물, 겨울에는 비교적 따뜻한 물을 사용하는 이유지.
내 소개서를 읽어줘서 고마워, 이제 나와 조금 더 친해진 기분이 들어? 나에 대한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면, 아래의 출처를 참고해 줘. 앞으로도 베이킹 재료 친구들 많이 소개해 줄게. 안녕!
본문 출처 : 조남지, 김영호, 안호기, 신숭녕, 황윤경 공저, 『제과제빵 재료학』, 비앤씨월드, 2017
월간 베이커리 뉴스 / 황지온 기자 hwangjion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