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UM] 쿠팡? 알리? 공을 쏘아 올린 이는 누구인가, e커머스 시장의 과열

베이커리뉴스 / 2024-06-01 11:05:24
국내 1위 e커머스(이하 이커머스) 업체인 미국 플랫폼 기업 ‘쿠팡’이 지난 4월, 갑작스럽게 멤버십 요금을 60%가량 인상했다. 대폭적인 요금 인상은 국내 소비자들의 반발은 물론, 이커머스 시장에 지각 변동을 몰고 왔다. 쿠팡의 파격적 행보에 따른 배달, 무료 배송 등 이커머스 서비스의 변화 움직임과 그 배경에 있는 중국 이커머스를 정리했다.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점유율 1위인 ‘쿠팡’이 지난해 10년간 이어진 ‘계획된 적자’를 마치고, 첫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쿠팡은 지난 4월 13일 급작스럽게 멤버십 이용료를 기존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했다. 쿠팡의 가격 인상 발표에 기존 멤버십 가입자들은 반발했고 쿠팡을 이탈해 다른 이커머스 멤버십으로 ‘환승 가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네이버’, ‘마켓 컬리’, ‘신세계’ 등 경쟁사들은 파격적인 혜택을 제안하며 이탈 고객들을 끌어들이려는 ‘쿠팡 탈퇴 고객 모시기’ 쟁탈전에 참전했다.

배달 플랫폼 ‘생존 게임’

쿠팡이 멤버십 요금을 인상한 후 이커머스들은 각종 혜택을 강화하며 ‘탈팡(쿠팡 이탈)’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그중 국내 배달 앱 1위 ‘배달의민족’이 구독 멤버십 프로그램인 ‘배민클럽’을 전격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되며 관심이 집중됐다. 배민클럽의 기본 혜택은 현재 전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는 ‘알뜰배달’ 배달 팁 무료, ‘한집배달’ 배달팁 할인이다. 향후 기본 혜택 외에 ‘B마트’ 등 커머스 혜택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업계에선 배민이 구독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쿠팡이츠의 ‘와우 멤버십’, ‘요기요’의 ‘요기패스X’ 등과 구독 경쟁이 불붙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요기요가 그동안 부동의 2위였는데 쿠팡이츠가 무료 배달을 선언하면서 전세가 역전됐다”며 “차별화된 혜택이 있다면 판도는 순식간에 바뀔 수 있어 현재 점유율에 안주하기보다는 배달 플랫폼마다 경쟁사의 동향을 민감하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무료 배송, 너두? 나두

1,400만 회원을 보유한 쿠팡 와우 멤버십의 가장 큰 혜택은 역시 무료 배송과 반품이다. 배송료 내는 게 아까워 이커머스를 멀리하던 사람들이 쿠팡의 무료배송에 적응하면서 온라인 쇼핑이 보편화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온라인 쇼핑 생태계 발전에 쿠팡의 기여도는 상당히 높다. ‘G마켓’은 쿠팡의 멤버십 요금 인상에 가장 빠르게 대처하며 5월 한 달간 연회비 84% 인하에 캐시 지급, 1년 무료 연장 등 혜택을 제공했다. 또 ‘SSG닷컴’은 쓱닷컴에 처음 가입한 통합 회원에게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3개월 무료 혜택을 제공하며 별도로 이미 SSG닷컴에 가입했지만, 아직 멤버십 회원이 아닌 고객에게는 1개월 무료 혜택을 제공했다. 네이버는 5월 말까지 유료 구독제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가입한 신규 고객에게 월 요금 4,900원을 3개월간 면제하며 3개 월간 도착보장 태그가 달린 상품을 1만 원 이상 구매하면 배송비를 면제해 주는 ‘도착보장 무료배송’ 혜택 또한 제공했다. 이처럼 이커머스 생태계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온라인 플랫폼들이 멤버십 제도를 연이어 강화하며 ‘충성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C커머스’ 공습

그런데 왜 쿠팡은 갑작스럽게 멤버십 가격을 올리며 흑자 전환 태세에 돌입했을까? 그 배경에는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 ‘테무’, ‘쉬인’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C커머스(중국(China)+이커머스의 합성어)’의 공세가 있다. 중국계 이커머스 업체들은 초저가 프로모션, 무료 배송, 입점 수수료 면제 등 압도적인 물량 공세로 지난 2018년부터 국내 시장에 빠르게 침투했다. 최근 이 업체들은 공산품, 생필품을 넘어 신선 식품까지 카테고리를 넓혔다. 쿠팡과 갈등을 빚던 ‘CJ제일제당’이 알리에 입점한 가운데 ‘동원F&B’와 ‘삼양식품’도 알리에 연달아 입점했다. 또한 알리는 TV나 지하철, SNS에서 광고를 확대하는 중이며 한국 내 물류 거점을 세워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CJ대한통운과 계약을 성사하며 느린 배송의 한계를 보완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어플리케이션 국내 사용자 수가 알리 887만, 테무 829만(3월 기준)을 기록했다고 한다.

‘초저가’? 품질 문제 다수

관세청에 따르면 최근 알리와 테무에서 판매 중인 초저가 어린이용 제품 252종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38종의 제품에서 국내 안전 기준치 이상의 유해물질(가트뮴, 납,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등)이 발견됐다. 현행법상 직구 제품은 KC인증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제품 위해성 비판에 직면한 C커머스 업체들은 지난 5월 13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자율 제품안전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자율 규제라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중국 해외직구 플랫폼에 안전성 관련 표기 의무를 강화하는 게 우선”
이라고 입을 모은다. KC인증을 의무화할 수는 없어도 소비자 스스로가 제품 안전에 경각심을 갖고 KC인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앞으로 계속될 이커머스계 ‘쩐의 전쟁’

C커머스는 약 10억 명 이상의 중국 시장 고객을 바탕으로 막대한 실적을 거두는 중이다. 알리는 지난해 170조원의 매출, 영업이익 23조3천 억원으로 시가총액이 530조원이다. 쿠팡 대비 10배다. 쿠팡이 지난해 31조원의 매출, 617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도 쿠팡의 전략을 따라 계획된 적자에서 수익 창출로 선회하다 C커머스를 견제하기 위해 다시 거액의 투자에 나서는 분위기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이제 겨우 적자 축소에 돌입하고 있었는데 C커머스의 유입으로 시장점유율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며 수익 기반이 흔들릴 우려가 크다”며 우려를 표했다.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중국산 이커머스와 국내 이커머스 간 ‘쩐의 전쟁’ 속 소비자의 현명한 소비, 동시에 제품 안정성 등 소비자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정부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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