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 먹자마자 눈이 커지는 빵, 왓어브레드

박다솔 기자 / 2025-02-26 13:11:47
미국 본토에서나 만날 법한 큼지막한 크기에 군침을 삼키게 만드는 비주얼의 빵, 이제 서울에서도 만날 수 있다. 언뜻 보면 투박한 듯한데 그래서인지 더 맛있다. 클래식한 올리브 치아바타부터 트러플의 풍미가 살아 있는 트러플 누룽지 소금빵,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감자빵까지 빵 마니아들의 취향을 저격한 이곳. 먹자마자 감탄사가 터져 나오는 ‘왓어브레드’를 소개한다.

매장 입구에서부터 물씬 풍기는 진한 미국 분위기. 1900년대 미국 서부의 농장 콘셉트로 꾸며진 ‘왓어브레드(What A Bread)’ 는 2024년 7월 처음 세상에 등장했다. 다수의 국제대회에 출전하며 제빵계에서 이름을 날린 국가대표 출신 김호겸 대표를 필두로 꾸려진 만큼 빵의 맛은 이미 보장된 지 오래다. “약 10 개월의 기획 및 준비 과정을 거쳐 오픈했습니다. 특히 상호를 두고 고심하던 끝에 미국 프랜차이즈 햄버거 전문점인 ‘왓어 버거’에서 영감을 받아 왓어브레드로 지었습니다. ‘와, 정말 빵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빵을 먹자마자 입에서 터져 나오는 ‘WAB’이라는 감탄사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매장에서 1분 거리에 있는 주방에서 갓 구워져 나온 빵이 매일 아침 매대에 채워지며, 매장 앞은 오늘도 설레는 표정으로 빵을 기다리는 이들로 북적인다.


미국에서 가져온 소품
“누구든지 매장 입구에서부터 미국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썼다”는 김호겸 대표. 매장을 대표하는 메인 간판의 경우, 미국 지하철역 간판이 타일로 만들어져 있는 것에서 착안해 제작했다. 전체적으로는 시골 농장과 창고 느낌을 내기 위해 나무 팔레트 원목을 많이 사용하고 기둥과 벽은 돌을 이용해 내추럴함을 더했다. 이 외에도 미국에 방문해서 구매해 온 식기류, 디퓨저 등 여러 소품들이 매장 곳곳에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한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화장실이다. 실제 미국에서 많이 이용하는 모델의 수전을 사용한 것은 물론 미국 라디오를 틀어 청각까지 사로잡은 것인데, 놓치기 쉬운 화장실까지 신경 쓴 세심함 덕에 어느 곳에서도 미국에 여행 온 듯한 기분이 그대로 유지된다. 매장 곳곳에 붙어 있는 성조기 또한 이곳이 어느 곳인지 다시금 상기시키는데, 이런 이국적인 분위기는 빵을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게 한다.

왓어브레드에서만 먹을 수 있는 빵
왓어브레드는 특유의 달콤함이 도드라지는 미국의 맛에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짭짤함과 담백함을 접목시킨 빵을 선보인다. “좋은 재료는 기본이고 당일 생산, 당일 폐기를 원칙으로 합니다. 높은 당도를 부담스러워하고, 부드러운 내상과 쫀득한 식감을 선호하는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춰 레시피를 잡았습니다.” 덕분에 바게트나 캄파뉴 같은 하드 계열빵도 딱딱하거나 질기지 않아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또 공간과 콘셉트에 어울리는 빵을 만들고자 하는데, 이미 20여 가지가 넘는 제품이 있지만 트렌드와 시즌에 맞춰 새로운 메뉴를 꾸준히 개발하는 것 또한 인기 비결 중 하나다. 제품 하나당 기획팀, 마케팅팀, 개발팀의 충분한 회의를 통해 메뉴가 결정되는 만큼 빵 맛의 차별화는 확실하다. 평범한 빵이어도 왓어브레드만의 색깔과 특색을 담고자 소보로 빵에 고구마 크림을 가득 넣기도 하고, 소금빵 위에 바삭한 누룽지 식감을 더해 완성하는데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MBTI가 어떻게 되세요?
왓어브레드에는 특별한 빵이 많지만 ‘MBTI 피낭시에’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16 가지 성격 유형 테스트인 MBTI의 알파벳 모양을 본떠 피낭시에를 만든 것인데, 국내에서 MBTI가 큰 화제를 끌며 덩달아 시그니처 메뉴로 급부상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서로의 MBTI를 묻고 성격을 유추하는 유행이 한국을 휩쓸었죠. 회사 면접 때조차 MBTI를 묻는 곳이 생길 정도였으니까요. 가만히 생각해 보니 MBTI 관련 제품이 시장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빵으로 만들어 보면 재밌겠다 싶어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MBTI에 맞게 고를 수 있어 재미와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라고 확신했죠.” 김호겸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너도나도 줄 서서 MBTI 빵을 산 후 SNS에 자랑하기 시작했고, 왓어브레드에 오면 꼭 사야 하는 빵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최근 빵에서 피낭시에로 품목을 바꿔 새롭게 선보였는데, 선물하기 좋아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왓어브레드의 성장 스토리
점차 성장해 나가는 매장과 함께 손님들이 더욱 재미있고 의미 있는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는 김호겸 대표. 계속해서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획기적인 아이템에 몰두하고 있다. 앞으로는 지역 농가와 협력해 지역 특산품을 활용한 빵 프로젝트도 진행할 계획이다. “미국의 ‘파머스 마켓’처럼 지역 특성을 살린 제품을 선보이며 지역 사회와의 연결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지역 농산물의 가치를 높이고 손님들에게 더 나은 선택지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브랜드의 발전을 손님과 함께하겠다는 왓어브레드는 앞으로도 꾸준히 예상치 못했던, 색다른 빵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휘낭시에 MBTI 각 3,800원
MBTI를 나타내는 알파벳을 형상화해서 만든 피낭시에. 얼그레이, 헤이즐넛, 애플 크럼, 피스타치오 4가지 맛이 있다.


US 당근크림라떼 7,500원


미국 타르트 5,900원
타르트 위에 성조기를 표현한, 왓어브레드를 대표하는 메뉴중 하나다. 직접 끓인 딸기와 블루베리 잼을 이용해 색을 냈고, 반으로 가르면 등장하는 고소한 아몬드 크림과 함께 완벽한 밸런스를 자랑한다.


에그 페스츄리 타르트 5,400원
바삭한 페이스트리의 결이 돋보이는 타르트다. 진한 버터 향이 물씬 풍기는 페이스트리 안에는 촉촉한 필링이 가득하다. 일반적인 에그 타르트보다 큼직한 크기로, 한 개만 먹어도 든든하다.


고르곤졸라 바게트 7,500원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운 바게트 위에 고르곤졸라와 크림치즈를 더해 색다른 맛을 표현했다. 치즈의 짭조름함과 은은한 달콤함이 바게트와 어우러져 깊은 풍미를 낸다.


월간 베이커리 뉴스 / 박다솔 기자 bbbogiii2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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