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에서 만나는 일본, 아소토 베이커리

박다솔 기자 / 2024-11-28 14:31:47
일본에서만 먹던 빵과 커피를 이제는 을지로에서 힙하게 즐길 수있다. 사이폰 커피와 함께 다채로운 재패니즘 베이커리를 만날 수있는 공간. 아늑한 공간 속 편안함이 묻어나는 ‘아소토 베이커리’를 소개한다.

일명 ‘힙지로’라는 별명이 붙은 을지로의 한 골목 어귀에서 ‘아소토 베이커리(Asoto Bakery)’는 첫발을 내딛었다. 진한 고동색의 묵직한 나무문을 열면 수많은 빵이 시선을 사로잡으며 빵순이, 빵돌이들의 마음을 흔든다. 아소토 베이커 리는 재패니즘 토탈 베이커리와 킷사텐 커피 문화를 선보이는 곳으로 F&B 기업 ‘안주림’에서 기획했다. “커피와 함께 간단한 식사가 가능한 일본 킷사텐 문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기획이사와 크루들이 함께 했다”라고 베이커리 R&D 강수라 팀장이 말했다. 한국에서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킷사텐 문화를 담아내고자 1년간 거의 매달 일본에 방문해 킷사텐의 세세한 특징을 파악했다고. 또 일본의 유명 베이커리를 하루에 5~6군데씩 다니며 메뉴 구성에 몰두했다. 덕분에 아소토 베이커리에서는 정통 킷사텐 감성은 물론 토탈 베이 커리의 면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킷사텐 감성 가득
아소토 베이커리의 ‘아소토’는 ‘다채로운’이라는 뜻의 ‘Assor ted’를 일본식으로 발음한 것이다. 다채롭다는 말 그대로 36 여 가지의 베이커리들을 만날 수 있다. “옛날부터 일본에서 꾸준히 사랑받아 온 제품들로 시작하고자 했어요. 일본 잡지와 일본 빵의 역사가 담긴 책도 많이 참고했습니다.” 그 결과 한국에서는 생소한 ‘장미빵’이나 ‘피넛크림 슈’, ‘코페빵’ 같은 베이커리까지 다루고 있다. 또한 제품 하나하나의 퀄리티를 살리기 위해 일본에서 직접 공수해 온 빵틀을 사용하기도 한다. 다양한 모양의 틀이 만들어내는 아기자기한 디테일은 확실히 일본 특유의 감성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든다. 직접 일본에 방문해서 연구하며 찍어둔 사진과 영상이 있어 이를 참고하며 더욱 실감 나는 분위기 구현이 가능했다.

비밀의 문 너머
킷사텐의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어두운 나무 인테리어를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아소토 베이커리 또한 나무를 메인으로 클래식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살리고, 중간중간 스테인드글라스를 적절히 섞어 포인트를 줬다. 여기에 벽은 타일 대신 일본 풍의 벽지를 활용해 마무리했다. 특별한 소품 없이도 커피를 추출하는 도구들, 직원들의 유니폼, 우드톤의 다양한 몰딩들은 일본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아소토 베이커리의 또 다른 와우 포인트는 바로 매장 중간에 자리한 문이다. 문을 밀면, 사이폰 커피를 내리는 공간과 테이블들이 마치 영화 속 비밀 장소처럼 등장한다. 얼핏 보면 벽으로 보이기도 하는 이문을 넘어가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는 것이다. “매장 식사 고객들이 안쪽에서 공간을 즐길 수 있도록 공간 분리를 했습니다. 온전히 저희가 준비한 메뉴들을 집중해서 맛보고 가셨으면 했어요.” 눈앞에서 사이폰 커피 내리는 과정을 볼 수 있는 바 테이블까지 마련하며 ‘찐’ 킷사텐을 완성했다.

퀄리티 높은 메뉴
감성 가득한 인테리어만큼이나 빵과 커피의 맛도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 아소토 베이커 리의 모든 빵은 탕종법으로 만들어 다른 빵들보다 촉촉함이 오래가고 쫄깃하게 즐길수 있다. 그리고 너무 달지 않으면서도 심심하지 않은 밸런스를 찾기 위해 오랜 시간 테스트를 거쳤다. 킷사텐하면 빠질 수 없는 메뉴인 푸딩 또한 한국식이 아닌, 일본 정통의 맛이다. 찰랑찰랑하고 말캉한 푸딩이 아닌, 적당히 단단하면서도 입에 넣자마자 부드 럽고 쫀득한 식감을 자랑한다. 여기에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사이폰 커피는 빵의 맛을 해치지 않아 더욱 인기 만점이다. “베이커리와 함께하는 매장이다 보니 빵과 잘 어우 러지는 커피를 찾는 것이 중요했는데 사이폰 커피가 원두의 텁텁함을 최소화하고, 깔끔한 풍미를 주더라고요. 일본 현지 킷사텐의 거의 70%가 사이폰 커피를 다루는 것 또한 한몫 했습니다.”

한층 더 다채롭게
일본 카페나 베이커리들이 기본 10~20년 이상의 수명을 가지고 있는 것에 반해 국내 베이커리 카페들은 잠깐 반짝 인기를 얻고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웠다는 아소토 베이커리. 꾸준히 사랑받는 곳이 될 수 있도록 계절에 맞는 시즌 메뉴를 계획 중이다. “베이커리의 매력이 바로 시즌마다 맛볼 수 있는 새로운 메뉴라고 생각해요. 손님들이 좋아하는 메뉴의 특징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다른 메뉴들도 차츰 개발해 나갈 예정입니다.” 아소토 베이커리는 모든 제품을 매장과 1분 거리의 작업장에서 만들고 있다. 매일 새벽부터 빵을 만들어 하루에 2번씩 열정을 다해 구워 낸다. 일본 킷사텐 문화가 궁금하다면 달콤한 빵 냄새 가득 풍기는 이곳에서 달콤한 휴식 같은 하루를 즐겨 보길 바란다.

밤파이 3,800원
아소토 베이커리의 시그니처 메뉴로 바삭한 페이스트리 안에 달콤한 공주산 통밤 한 알이 통째로 들어 있다. 그 주위에는 부드럽고 진한 밤크림이 가득하다. 너무 달지 않아 어르신들 선물용으로도 제격이다.
메론 크림빵 4,200원
겉바속촉의 정석과도 같은 빵이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빵안에 멜론 커스터드 크림이 듬뿍 들어가 멜론 특유의 고급 스러운 풍미를 느낄 수 있다. 크림이 들어있지 않은 기본 멜론빵도 있으니 취향껏 골라 먹어보자.
산도(후르츠, 고구마) 각 7,000원
매일 새벽에 직접 만드는 쫀득한 식감의 식빵과 달달한 100% 동물성 생크림의 환상적인 밸런스를 느낄 수 있다. 후르츠 산도는 여기에 신선한 생과일을 듬뿍 넣어 완성했다. 달콤한 해남 꿀고구마가 들어있는 고구마 산도 또한 별미다.
아소토 오레 7,000원
크리미한 우유와 부드러운 사이폰 커피의 조화가 매력인 메뉴. 직원이 직접 테이블 에서 특제 크림을 부어 준다.
아소토 푸딩 6,500원

아소토 베이커리
주소 서울시 중구 수표로10길 19 1층 인스타그램 @asotobakery


월간 베이커리 뉴스 / 박다솔 기자 bbbogiii2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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