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호에서 베이킹파우더가 자기소개를 하며, 팽창제는 팽창 가스가 첨가되는 방식에 따라 물리적 팽창제, 생리적 팽창제, 화학적 팽창제로 나뉜다고 얘기했었지. 이번 12월호의 주인공, 나는 생리적 팽창제인 ‘이스트’야. 나는 1800년대 처음으로 정제되어 판매되기 시작했고, 사용과 보 관이 편리하도록 주로 압착되거나 건조된 형태를 띠고 있지. 내 소개는 크게 3가지로 나눠 진행해 볼게. 먼저 이산화탄소를 생성하는 이스트 발효의 매커니즘, 그리고 발효 속도에 영향을 주는 5가지 요인, 마지막으로 3가지 종류의 이스트 각각이 지닌 특징들을 살펴보자. 이스트가 가장 잘 활 동할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들을 알고 나면 발효빵 만들기가 더 이상 어렵지 않을 거야.
이스트의 발효란
나는 활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당을 분해해. 당이 분해되는 바로 이 과정을 ‘발효’라고 부르는데, 발효를 통해 팽창 가스인 이산화탄소가 생성되는 거야. 당이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는 전체 과정은 다음과 같이 단순 화할 수 있어.
설탕>이스트>이산화탄소(CO₂)+알코올+에너지+향미 분자
많은 이들이 발효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최종 생성물은 이산화탄소라고 말하곤 하지. 하지만 발효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만큼 많이 생성되는 게 알코올이야. 알코올은 빵을 처음 굽기 시 작했을 때 몇 분 동안 빵이 빠르게 부풀어 오를 수 있도록 만들 어. 알코올이 중요한 팽창 가스의 역할을 하는 거야. 발효 중에는 알코올 외에도 많은 산을 포함한 소량의 풍미 분자가 생성되는 데, 이 분자들은 이스트 빵 고유의 향을 형성해주고 있지.
발효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
발효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로 ‘온도’, ‘산소’, ‘영양분’, ‘pH’, ‘수분’을 소개해볼 까 해. 첫 번째, 온도. 최적의 발효 온도는 25~28℃인데, 이보다 낮은 온도(15℃)에서는 이스트가 아닌 박테리아가 활성화되지. 이렇게 되면 산이 많이 생성돼서 반죽에서 강 한 신맛이 날 수 있어. 반면 온도가 너무 높은 곳에서 발효 를 진행하면 발효가 빠르게 진행되어 빵 반죽이 빨리 부풀 고, 풍미는 많이 발달하지 못해. 두 번째, 산소. 이스트 속 효소는 산소가 있을 때 유기 호흡 을 하며 증식해. 이 과정에서 당류를 분해하고, 대량의 에 너지와 이산화탄소, 물을 생성하지. 반대로 산소가 부족할 때는 무기 호흡을 하며 당류를 완전히 분해시키지 못하고, 증식을 중단해. 소량의 에너지와 이산화탄소, 에틸알코올 을 발생시키지. 무기 호흡으로 얻은 에틸알코올만으로는 빵을 충분히 부풀릴 수 없어. 그렇다고 추가로 산소를 주입 할 필요까지는 없지. 반죽을 믹싱할 때 얻게 된 산소로 호 흡하며 이산화탄소와 알코올을 생성하면 되니까. 또 밀가 루에 물을 투입하면 글루텐이 형성되는데, 글루텐은 이산 화탄소를 붙잡아놓는 역할을 해. 그래서 글루텐이 잘 형성 된 반죽이 팽창도 잘 되는 거야. 세 번째, 영양분. 나는 발효를 진행할 때 단당류인 포도당 과 과당을 영양분으로 섭취하곤 해. 즉 다당류나 이당류는 양분으로 삼을 수 없는 거야. 그래서 다당류나 이당류를 단 당류 형태로 분해시켜주는 친구들이 꼭 필요해. 예를 들어 아밀라아제 효소는 밀가루 속 전분(다당류)을 맥아당으로 분해해주지. 이 아밀라아제 효소는 밀가루 내에 원래 포함 되어 있기도 하지만, 제분소나 베이커리에서는 따로 첨가 하기도 해.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야. 아직 이당류인 맥 아당을 이스트 속 효소인 말타아제가 포도당으로 분해해주 면, 이제 정말 내가 섭취할 수 있는 영양분의 형식이 된다 고 할 수 있어. 네 번째, pH. 이스트가 발효되기 위해 필요한 최적의 pH는 산성 4~6이 되겠어. 그 이상 또는 그 이하의 pH에서는 발 효가 느려져. 이스트는 발효를 하면서 pH를 적합한 범위로 맞추기 위해 자체적으로 산을 생성하기도 해. 다섯 번째, 수분. 앞 단락에서 말했듯이 나는 발효를 위해 단당류 형태의 양분을 꼭 먹어야 하는데, 다당류나 이당류 를 단당류로 분해시켜주는 효소인 말타아제와 아밀라아제가 원활하게 활동하기 위해서는 수분이 꼭 필요해.
이스트의 종류
이스트는 공기, 토양, 해수, 과일, 채소 등 자연계에 널리 존재하고 있어. 자연계에서 분리된 그대로의 이스트를 ‘천연 이스트’, 자연계의 이스트를 쓰임에 맞게 배양한 효모를 ‘배양 이스트’라 고 부르지. 오늘날 사용되는 제빵용 이스트가 바로 배양 이스트의 한 종류라는 사실! 제빵용 이스트는 ‘생 이스트’, ‘활성 드라이 이스트’,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 총 세 종류로 나뉘어. 첫 번째, 생 이스트. 생 이스트는 전체 중량의 65~70%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쉽 게 부서지는 등 보존성이 낮지. 그렇기 때문에 0~3℃의 냉장고에서 안전하게 보관해 줘. 일반적으로 연한 회갈색을 띠며, 촉촉한 케이크 또는 크럼블 형태로 만들어져 판 매되고 있어. 직접 냄새를 맡아보면 기분 좋은 효모 향을 느낄 수 있을 거야. 생 이스 트를 사용할 땐 이스트 중량의 2배가 되는 따뜻한 물(38℃)에 녹여 사용하자. 반죽에 직접 넣어 사용하는 방법은 추천하지 않아. 효모가 골고루 섞이지 않을 수 있거든. 두 번째, 활성 드라이 이스트. 활성 드라이 이스트의 수분함량은 6~8%야. 건조 과립 형태로 진공 포장된 병이나 파우치에 담겨 판매되지. 사용할 땐 중량의 4배가 되는 따 뜻한 물(41~46℃)에서 10~15분간 예비 발효를 시켜 사용하자. 각 과립의 외부 층은 죽은 이스트 세포로 구성되어 있어. 그런데 이 죽은 이스트 세포들이 반죽의 글루텐 품질을 저하시키는 환원제인 글루타티온을 방출하지. 그래서 활성 드라이 이스트는 전문 제빵용 대신 반죽이 잘 늘어나야 하는 피자나 토르티야를 제조할 때 활용돼. 활 성 드라이 이스트를 찬물에 녹이면 죽은 이스트 세포에 있던 글루타티온이 반죽으로 떨어져 나오는데, 그러면서 반죽이 미끄럽고 끈적해지며 밀도가 높은 빵이 되거든. 세 번째,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 건조하여 포장된 상태로 판매되는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는 활성 드라이 이스트의 단점을 보완하여 1970년대에 개발됐어. 예비 발효 과정 없이 바로 밀가루에 넣어 사용하기 때문에 아주 편리하지.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 트는 앞서 만들어진 이스트들보다 훨씬 강력하기 때문에 반죽이 과발효되기 쉬워. 그 렇기 때문에 전통적인 반죽이나 발효 시간이 짧은 무발효 반죽에 활용되고 있어. 이스트를 사용하기 전에 초기 반죽의 온도가 21~35℃인지 꼭 체크하고 시작하도록 하자.
내 소개서를 읽어줘서 고마워, 이제 나와 조금 더 친해진 기분이 들어? 나에 대한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면, 아래의 출처를 참고해 줘. 앞으로도 베이킹 재료 친구들 많이 소개해 줄게. 안녕!
본문 출처 : 파울라 피고니, 『하우 베이킹 웍스』, 터닝포인트, 2022
사진 출처 : Adobe Stock
월간 베이커리 뉴스 / 조한슬 기자 stert12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