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셰프님에게 파네토네란 어떤 존재인가요?
‘계속되는 배움과 도전’입니다. 지금까지 파네토네를 수없이 만들어 왔지만 ‘이 정도면 됐어’라는 만족감이 단 한 번도 든 적이 없습니다. 복잡하고 여러 요소가 들어가 있어 만들 때마다 이것보다 더 잘 만들 수 있구나 느껴요. 이처럼 다른 비에누아즈리나 쁘띠 갸또와 달리 배움에는 끝이 없음을 느끼게 해주는 존재입니다. 나이가 들어도 절대 끝날 것 같지 않을 도전이 될 것 같아요.

Q. 2022년 스페인 최고의 초콜릿 파네토네를 수상하셨는데요, 셰프 님 파네토네의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우선 파네토네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추구하는 파네토네 스타일이 다르다는 점을 언급하고 싶어요. 이탈리아에서는 비교적 장기 보관이 가능한 파네토네를 원하고 스페인은 촉촉하고 부드러운 파네토네를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스페인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촉촉함’을 메인으로 달콤한 초콜릿 파네토네를 구웠습니다. 그 요소가 결정적인 차별점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Q. 평소 추구하는 제과 제빵 스타일이 있나요?
제품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만드는 방식도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제조 과정에 초점을 두는 편입니다. 수업을 할 때 종종 결과물에만 온 신경을 쏟는 분들이 계십니다. 예를 들어 크루아상 반죽을 아주 매끈하게 디자인을 하거나 굉장히 각지게 만들어 멋진 크루아상을 구워내요. 근데 생산성이 좋진 않습니다. 그래서 항상 그 중간을 지키려고 합니다. 복잡하고 멋있고 맛있게 만들면서도 생산적인 방법을 고수 할 수 있게 말이죠.

Q. 메뉴 개발 시,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요?
무언가를 배울 때, 또 누군가와 얘기를 나눌 때 항상 새로운 무언가가 떠오릅니다.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제품, 우리 가게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제품을 소비자한테 선보입니다. 가장 최근에 개발한 메뉴는 ‘발로나(Valrhona)’의 설탕이 첨가되지 않은 초콜릿을 보고 영감을 얻었는데요, 무설탕 초콜릿을 사용해 카카오 모양의 디저트를 만들었습니다.
Q. 좋은 디저트란 무엇일까요?
끝까지 다 먹는 디저트입니다. 맛있고 입에 맞는 디저트는 다 먹기 마련이죠. 사람들이 먹는 모습만 봐도 맛있는지, 아닌지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더 먹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디저트가 좋은 디저트라고 생각합니다.

Q. 셰프님의 시그니처가 궁금합니다.
파네토네를 제외하면 현재 매장에 있는 쁘띠 갸또 모두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쁘띠 갸또를 만들 때 시중의 몰드를 사용하지 않고 전부 맞춤 제작하기 때문이죠. 가장 먼저 떠오르는 메뉴는 ‘딸기 바구니’인데요, 이름에서 유추 가능하듯 바구니 모양의 케이크에 딸기를 하나하나 올린 디저트입니다. 나머지 쁘띠 갸또에도 각기 다른 애정과 정성을 담아내 저에겐 전부 시그니처 같은 제품입니다.

Q. 셰프 인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궁금합니다.
전 세계 최고 제과인들이 모이는 협회 ‘를레 데세르(Relais Desserts)’의 일원이 됐을 때가 가장 감명 깊은 순간이었습니다. 현재는 스페인 제과인의 대표로서 한 달에 1~2번씩 회의에 참석해 디저트의 방향성을 함께 논의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디저트 종류가 있나요?
파테 앙 크루트를 도전해 볼 예정입니다. 파테 앙 크루트는 파이 반죽 안에 다진 고기 등을 넣고 만들어 짭조름한 맛을 가진 프랑스 전통 앙트레입니다. 예전에 파티시에는 파테 앙 크루트를 만드는 사람을 일컬었어요. 깊은 역사를 가진 만큼 전통 방식을 고수해서 제작해보고 싶습니다.

월간 베이커리 뉴스 / 황지온 기자 hwangjion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