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드라’의 최규성 셰프가 새 브랜드 ‘파티세리 뮤흐(PÂTISSERIE MÛR)’로 돌아왔다. 프랑스어로 성숙이 잘 된 과일을 가리킬 때 사용하는 형용사 ‘Mûr’. 최규성 셰프가 새롭게 선보이는 디저트숍의 상호를 파티세리 뮤흐로 선택한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이곳에서 최 셰프는 제과 작업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소비자가 제품을 즐겁게 소비하는 것이라는 철학 아래, 제과인으로서의 성숙한 변화들을 정성껏 담아냈다.


작년 12월 최규성 셰프가 2018년 ‘세드라’ 론칭 이후 6년 만에 ‘파티세리 뮤흐’라는 매장을 선보였다. 지난날 최 셰프는 프랑스 파리 ‘피에르 에르메’에서 동양인 최초로 셰프 타이틀을 얻은 후 그의 단독 브랜드 세드라를 통해 수려하면서 자신만의 터치가 더해진 프렌치 디저트들을 제시해왔다. 이번에 오픈한 파티세리 뮤흐는 최 셰프가 화려한 명성과 이를 뒷받침하는 탄탄한 제품력으로 디저트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기까지 치열하게 고민한 시간이 결집돼 있다. 이처럼 제과인으로서 그가 겪은 변화와 성장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파티세리 뮤흐가 새롭게 둥지를 튼 곳은 한남동에 위치한 복합 F&B 공간 ‘보보스 한남’이다. 보보스 한남은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와인바와 파티스리, 살롱, 레스토랑으로 구성됐으며, 지상 2층에서 파티세리 뮤흐의 제품 구매가 가능하고 지상 3층 ‘살롱 드 뮤흐’에서 그가 준비한 디저트와 커피, 티, 와인, 꼬냑 등을 함께 곁들일 수 있다.
제과의 즐거움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최규성 셰프는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맛볼 수 있는 맛의 기준점을 찾는 것, 예를 들어 매니악하기보다 제과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재료들을 사용하여 근본적인 맛을 찾는 등의 노력을 중요시한다. 바로 이 때문에 그의 제품들은 유행이나 트렌드에 편승하지 않고도 ‘편안하게 접할 수 있어 맛있다’라는 인상을 주고, 화려한 장식이나 디자인이 없음에도 ‘재방문하고 싶다’라는 기억을 심어준다. 또한 쿠키류, 파운드 등 이동이 편리하고 선물용으로 구입이 용이한 제품군을 주력으로 선보인다.


신중한 성격의 최 셰프가 철저히 계산한 이 혀끝의 편안함은 결코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피에르 에르메에서 근무하던 시절 웬만한 재료는 직접 만들어 사용하던 최 셰프는 오늘날도 동일한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인공적인 향료, 기성품으로 만들어진 잼 등을 사용해 제품에 존재감을 부여하는 편안하고 효율적이라기까지 할 수 있는 방법 대신, 그는 기꺼이 몸의 수고를 아끼지 않는 길을 택한 것이다. 덕분에 파티세리 뮤흐에서는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만든 피스타치오 올리브 오일 스프레드, 오렌지 패션 망고 잼을 구입하고 수제 메 이플 시럽, 마지판을 이용한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한국 제과 시장의 수준이 한껏 무르익은 지금, 이에 걸맞은 품격을 보여줄 새로운 파티스리로 찾아 온 최규성 셰프. 제과가 주는 즐거움을 실패 없이 편안하게 즐기고 싶은 이들의 마음속에, 망설임 없이 떠올릴 수 있는 제과점으로 자리 잡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프랄리네 브리오슈 10,000원
최규성 셰프가 제과인으로 첫 직장을 가진 리옹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는 제품이다. 프랄리네를 이용한 베이커리가 발달한 리옹에서 쉽게 맛볼 수 있는 제품으로, 브리오슈에 프랄리네를 넣어 견과류의 고소함과 식감이 직관적으로 전달된다.

오랑쥬리 11,000원
프랑스 남부의 향기로운 오렌지 정원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수제 마지팬을 이용해 베이스가 되는 아몬드 오렌지 블라썸 가나슈 몽떼를 만든 후 오렌지 마멀 레이드와 상큼한 망고 패션 시럽을 적신 비스퀴를 구성했다.

메이플 파운드 35,000원
메이플 시럽을 넣고 만든 파운드 반죽을 구운 후 한 번 더 메이플 시럽을 발라 촉촉하게 완성했다. 또 설탕 대신 메이플 시럽을 증발해 만든 메이플 슈거를 넣음으로써 메이플의 풍미를 극대화했다.
월간 베이커리 뉴스 / 조한슬 기자 stert12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