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빵의 영양학적 우수성
앞서 정리한 내용을 미루어 보았을 때, 통밀과 호밀이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통밀과 호밀에는 백밀가루보다 훨씬 많은 마그네슘, 식이섬유, 크롬이 들어 있어, 혈압, 혈당,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이 두 가지 곡물에는 흰쌀, 밀가루와 같은 단순 탄수화물이 아닌, 복합 탄수화물이 들어 있다. 복합 탄수화물은 분자가 커서 소화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식사 후 포만감을 오랫동안 느끼고 식욕 조절이 용이하도록 도와 다이어트에 좋은 선택지가 된다. 실제로 미국 임상영양학회지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의 연구에 따르면, 통밀빵 등 통곡물을 섭취한 사람이 정제 곡물을 섭취한 사람에 비해 체질량 지수(BMI)가 낮고 허리둘레가 작은 것으로 밝혀졌다.
MZ세대가 이끄는 곡물빵 트렌드
통밀빵과 호밀빵은 건강상의 이유 때문에 중장년층, 혹은 글루텐프리 족들이 대체제로 선택하는 소비 경향이 짙었다. 그러나 최근 MZ세대 사이에서도 곡물빵이 인기를 끌고 있다. 건강 키워드에 대한 관심이 전 연령대로 확산하면서 맛과 건강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식품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에서 ‘통밀빵’과 ‘호밀빵’ 키워드 검색량이 2016년 3월부터 2025년 2월까지 아래 그래프와 같이 우상향 곡 선을 그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러한 트렌드는 유통업계에서 곡물빵 판매율이 눈에 띄게 증가 한 것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이커머스 기 업 ‘마켓컬리’는 빵 상품 수가 전년 대비 62% 증가했으며, 그중 식빵· 모닝롤·베이글 등 전통적인 인기 제품군의 증가율이 31%에 그쳤지만, 통밀빵의 상품 수는 무려 300% 증가했다. 또한, SPC그룹의 ‘삼립’은 자사의 통곡물 브랜드 ‘로만밀’을 통해 2011년부터 ‘로만밀 통밀 식빵’ 을 선보였는데, 헬시 플레저 트렌드와 맞물려 2023년 매출이 전년 대 비 15% 증가했고 SPC삼립의 식빵 제품 중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유통업계에서는 곡물빵 전문 브랜드를 론칭하고,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올해 2월 말, SPC그룹은 파리바게뜨를 통해 곡물빵을 주축으로 한 프리미엄 건강빵 브랜드 ‘파란라벨 (PARAN LABEL)’을 론칭했다. 베이커리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는 편의점 업계도 곡물빵 제품을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CU는 연세우유 생크림빵 시리즈의 16번째 제품으로 호밀빵과 그릭요거트 크림을 결합한 ‘그릭요거트 생크림빵’을 출시했으며, GS25는 건강 디저트 브랜드 ‘널담’과 협업해 ‘완전영양 통밀식빵’을 선보였다. 이처럼 식품업계는 호밀과 통밀의 영양성분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윈도우 베이커리 위주로 재편돼 있던 곡물빵 시장의 파이를 확장하고 MZ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혀가고 있다.
월간 베이커리 뉴스 / 조한슬 기자 stert12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