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부터 시작해 제22회를 맞은 한국국제베이커리쇼 경진대회(이하 경진대회)가 지난 4월 2일부터 5일까지 4일간 개최됐다. 올해 경진대회에는 제빵, 데커레이션 케이크, 과자, 공예 총 4개 부문 11개 품목에 대한 출품이 이루어졌다. 지난 대회의 경우 6개 부문 19개 품목으로 진행됐던 것과 비교했을 때, 출품 수는 줄었지만 작품의 수준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자 새롭게 시도한 부분이다. 또한 심사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나카무라 아카데미와 SPC컬리너리아카데미, 베이커리 유튜버 ‘빵딘’ 등 외부 인사를 초청하여 심사위원단을 구성했다.


경진대회 출품은 베이커리쇼 개막 하루 전날인 4월 1일부터 진행됐다. 출품 시작 시각인 오전 10시가 되자마자 한껏 상기된 표정의 선수들이 대회장으로 들어섰다. 이들은 규격에 맞춰 한 치의 오차 없이 진열을 끝마치기 위해, 모든 감각을 총동원해 작품에 집중했다. 특히 작품을 조립해야 하는 공예 부문의 설탕 공예와 초콜릿 공예 선수들은 제한된 공간에서 다른 선수들과 선의의 경쟁을 이어갔다. 대회장 밖에서 이를 지켜보는 업계 관계자들은 응원과 기대감을 함께 보냈다.
선수들이 정성스레 준비해 온 작품들로 진열대가 하나하나씩 채워졌고 이윽고 마지막 선수까지 출품을 완료하자, 총괄심사위원장인 최형일 명장과 이흥용 명장을 필두로 150여 명의 심사위원단이 줄지어 대회장에 입장했다.

이들은 규정에 따라 작품을 엄격하게 살피며, 선수들이 미리 제출한 배합표와 작품 의도가 실제 작품에 잘 반영되었는지 검토했다. 심사가 완료된 후에도 출품작들은 대회장에 자리해, 베이커리쇼를 방문한 내방객들에게 공개됐다. 베이커리쇼가 진행되는 나흘 동안 한국 베이커리의 품격을 보여주는 출품작들의 뛰어난 수준과 예술성에 대회장에서는 감탄이 끊이지 않았으며, 핸드폰으로 작품을 담으려는 모습들이 이어졌다.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던 경진대회의 시상식은 베이커리쇼 둘째 날 KIBA 스테이지에서 진행됐다. 이날 대회장인 (사)대한제과협회 마옥천 회장, (사)한국제과기능장협회 이석원 회장, 총괄심사위원장인 최형일 제과 명장, (사)대한제과협회 우원석 수석부회장 등 많은 귀빈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마옥천 회장은 “대한제과협회가 한국제과기능장협회와 협력하여 함께 개최한 첫 경연대회였습니다. 앞으로 매해 진행되는 경연대회에 더 많은 분이 좋은 제품을 출품하여, K-베이커리가 발전하길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뒤이어 이석원 회장은 “이번 경진대회에 참가한 모두가 우승자입니다. 대회 이후에도 계속해서 기술 증진에 힘써 훌륭한 제과인이 되기를 기원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제22회 한국국제베이커리쇼 경진대회의 대상은 초콜릿 공예 부문에 참가한 '한국관광대학교' 김채은 선수가 수상했다.
제22회 한국국제베이커리쇼 경진대회 대상-한국관광대학교 김채은 선수
“무한한 제과제빵의 세계를 향해 온 힘을 다하여 도약하다”
제22회 한국국제베이커리쇼 경진대회의 대상 수상자인 김채은 선수는 열아홉 살이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제과 제빵에 입문한 후 제과 기술을 익히기 위해 끊임없이 배움을 청해왔다. 특히 그중에서도 재료에 따라 같은 것도 다르게 표현되는 공예의 매력에 푹 빠져 설탕·초콜릿 공예를 시작하며, 작년 베이커리페어에 이어 두 번째로 참가한 경진대회 초콜릿 공예 부문에서 큰 쾌거를 이루어내게 된다. 제과인으로서의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채 제과의 세계로 나아가는 김채은 선수의 대회 준비 과정과 앞으로의 계획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Q. 수상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가장 먼저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열아홉 살이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제과제빵에 입문하여 자격증 공부에 급급하던 제게, 다양한 제과의 세계로 시선을 옮길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학교 교수님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 이번 경진대회에서 훌륭한 초콜릿 공예 작품을 완성할 수 있도록, 궁금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물어볼 수 있고 새로운 것을 배워가는 재미에 대해 알아갈 수 있도록 늦은 시간까지 성심성의껏 가르쳐주신 ‘숄빈’의 이정욱 셰프님, 김재림 셰프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Q. 고등학교 3학년 때 본격적으로 제과 제빵을 시작한 후 이번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까지, 선수님이 걸어오신 제과 인생이 궁금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손으로 무언가 만드는 일을 좋아해, 취미로 홈베이킹을 하여 지인들에게 나누어주곤 했어요. 하지만 본격적으로 제과 제빵을 배우기 시작하며, 일찍이 꿈을 키우고 준비한 친구들보다 뒤처졌다는 생각에 관련 자격증을 따는 데 몰두했던 거 같아요. 이후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대학교에서 진행하는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혼자 유튜브를 보며 제작 방법을 배워 그해 대상을 받고 한국관광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대학교 입학 전에는 제 실력을 증명하는 수단으로 자격증 획득에만 애썼다면, 대학생이 되고 교수님들께 좋은 가르침을 받으며 제과에 대한 제 관점을 좀 더 폭넓게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에는 처음으로 베이커리페어 경진대회를 준비하며 손에 기술을 익히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훨씬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끊임없이 배우고 만들어 본 끝에 설탕 공예 소형 부문에 은상을 수상했습니다. 두 번째로 참가하는 이번 경진대회는 많은 조력자들께서 이끌어주신 덕분에 초콜릿 공예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대상의 영예를 안을 수 있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이제 막 제과인의 길로 들어선 제게는 이곳이 무한의 세계처럼 느껴집니다. 앞으로도 계속 배워나가야 하는 학생으로서의 본분을 다하여, 주어진 하루에 열심히 땀 흘리고 열심히 기술을 익혀 한 분야 한 분야 더 배워가고 싶습니다.
작품명 : 다람쥐
장난기 가득한 얼굴의 귀여운 다람쥐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이 신기하고 색다르게 느껴지는 다람쥐의 눈에는 단색의 도토리도 줄무늬의 도토리로 보이고, 꽃을 비롯한 숲속의 모든 것들이 더 알록달록하게 보입니다. 자신 역시 자연의 일부이면서, 자연을 호기심 있게 기대하며 보고 있는 다람쥐의 시선은 먼 곳을 응시하는 듯 만들었습니다. 어쩌면 작품 속 다람쥐의 마음은, 무한한 제과 제빵 세계를 보고 있는 저의 마음이기도 할 것입니다.
월간 베이커리 뉴스 / 조한슬 기자 stert12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