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의 여유, 올댓커피 로스터리

박다솔 기자 / 2024-11-28 14:42:07
저 멀리서도 어렴풋이 보이는 벽화에 시선을 빼앗겨 다가가면 따스한 햇살을 담은 카페가 등장한다. 여유로움이 가득 묻어나는 공간에서 커피 한 잔에 행복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올댓커피 로스터리’다.

이름부터 남다른 일산의 밤리단길에는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연상케 하는 카페 ‘올댓커피 로스터리(All That Coffee Roastery)’가 자리하고 있다. 작년 1월 정감 있는 동네 분위기에 반해 김선기 대표가 오픈한 곳으로 무려 16호점이다. 김선기 대표는 브라질&엘살바도르 국제 커핑 대회 심사위원, 국내 바리스타 챔피언십 대회 심사위원, SCA 큐 그레이더, SCA 공인 트레이너 및 시험 감독관 등 수많은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10여 년간의 국제 대회 심사위원과 더불어 방문하게 된 여러 커피 산지에서 커피 한 잔에 담긴 노력을 보게 된다. “산지에 다녀온 이후 이 커피 한잔에서 그 나라의 공항 풍경, 흙 냄새, 농부들이 커피 체리를 수확하는 모습 등이 연상되더라고요. 꾸준히 여러 산지를 다니고, 좋은 커피를 찾아 농부와 산지의 느낌까지 전해드리려 합니다.”

이탈리아에서 맛보는 커피
2011년부터 올댓커피를 시작하며 거의 매년 1개의 매장을 낸 그는 프랑스, 호주, 이탈리아 등 매장별 콘셉트를 조금씩 달리한다. “커피를 생각하면 여행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곤 해요. 저는 카페에 가서 어느 나라의 커피를 마실지 고민하는 자체도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하거든요. 매장에 방문한 손님이 진짜 그 나라를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고 가셨으면 합니다.” 이후 올댓커피 로스터리는 베네치아를 표현한 외관의 벽화 부터 따사로운 햇살이 비추는 야외 테이블도 모두 이탈리아를 모티브로 했다. 빨간 레드벨벳 재질의 의자, 아치형 창문, 바닥 타일 또한 모두 이탈리아를 떠올리게 하는 장치 다. 특히 창문 옆에 위치한 3개의 아치와 6개의 기둥은 이탈리아 성전 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을 만큼 이런 디테일들이 모여 매장 곳곳을 이탈리아로 만들었다.

시그니처 커피인 ‘올댓커피’. 나폴리 감브리누스에서 영감을 받은 메뉴로 위에 듬뿍 뿌려진 코코아 파우 더와 부드러운 크림의 조화가 좋다.
올댓커피에는 클래식, 시그니처 메뉴가 따로 준비되어 있다.

원하는 커피를 골라보세요
올댓커피 로스터리는 올댓커피 지점들 중 ‘로스터리’가 붙는 유일한 곳으로 내부에 로스터기가 자리하고 있다. 김 대표가 직접 새로운 다크 클래식 블렌드 원두를 테스트할 때나 특별한 원두를 볶을 때 사용 중이다. 대표 블렌드는 3가지로 ‘다크 클래식’, ‘아프리칸 바이브’, ‘디 카프 올댓’이 있는데 전 세계 대표 커피 산지의 원두를 모두 다룬다. “브라질, 인도네시아, 에티오피아, 케냐, 콜롬비아처럼 다양한 향미를 가진 원두를 블렌딩하고 그에 맞춰서 미디엄 라이트, 다크 로스팅 등차이를 두고 볶습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편안한 맛을 선보이고 싶어 로스팅도 조금 더 길게, 브루잉할 때도 2차까지만 추출한 후 가수 한다. 한 입 마셨을 때 누구나 그 원두의 장점을 또렷이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포인트다.

‘오레글라세(Au laìt glacé)’를 올댓 커피 로스터리만의 스타일로 재해 석한 ‘올그랏세’. 달콤한 연유 라떼로 위에 올려진 크림을 스푼으로 먼저 먹고 나중에 저어 마시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바리스타 아카데미의 시작
수많은 단골을 보유한 올댓커피의 시작은 다름 아닌 아카데미였다. 숙명여대 평생교육원 커피 강사 경력이 있던 김선기 대표는 2007년 일산 작은 공방에서 커피 교실을 연다. “커피를 다루는 것 자체도 너무 좋지만 가르치는 것에도 큰 행복을 느꼈어요. 당시 일산에는 커피를 배울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었기에 오픈하자마자 서울은 물론, 강화도 처럼 먼 곳에서도 오셨죠.” 점차 입소문을 타며 정식 아카데미를 열게 되고 지금은 어느덧 173기 수강생들의 수업이 진행 중이다. 수강생들은 이후 직접 카페를 운영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카멜커피의 박강현 대표 또한 수강생이었던 것은 이미 업계에서 유명하다. 그리고 올댓커피 각 지점의 헤드 바리스타는 만여 명의 제자들 가운데서 뽑는다. “헤드 바리스타는 1년 근무하게 되면 아카데미에 지불했던 교육비를 다시 돌려주고 있어요. 또 서브 바리스타들에겐 아카데미에서 신입 바리 스타 무상 교육을 진행합니다. 6개월이 지나면 정식 교육 자격증을 딸수 있도록 지원하고요.” 직원이기 전에 사제간의 정이 더 크다는 김 대표. 입사하지 않더라도 제자들의 카페와 협업하는 경우 또한 많다.

남다른 서비스
본점 오픈부터 커피 메뉴에 대한 친절한 설명과 메뉴 하나를 시키더라도 신메뉴 시음, 커피 시향을 제공하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온 올댓커피. 이제 더현대서울, 제주도, 판교에서도 만날 수 있다. 지금도 여전히 커피가 너무 맛있다는 손님의 후기가 가장 뿌듯하다는 김선기 대표. 제자들과 함께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커피를 내리는 지금이 소중해, 여전히 아카데미에서 강의하고 원두를 볶아 커피를 내린다. 일산에서 서울로, 국내 전역으로 뻗어 나가며 다양한 커피를 선보이는 이곳에서 일상을 향긋한 커피로 채워보자. 커피의 향미와 친절한 바리스타의 미소에 나도 모르게 스며들게 될 것이다.

다크 클래식 블렌드
이탈리아 전통 에스프레소의 풍미를 고스란히 담은 블렌드. 풍부한 크레마와 은은한 다크 초콜릿 향을 담았다. 이탈리안 프렌치 로스팅으로 완성했다.
아프리칸 바이브 커피 캡슐
케냐와 에티오피아의 원두를 블렌딩해 레드 와인, 자몽, 오렌지, 살구의 뉘앙스를 느낄 수있다. 경쾌한 산미를 부드럽게 풀어내는 데초점을 맞춘 네스프레소 호환 커피 캡슐이다.
코코넛, 그라니따 플랫
베트남의 코코넛, 이탈리아의 그라니따에 호주의 플랫 화이트를 더해 만들었다. 그라 니따를 스푼으로 떠먹은 후 크림과 함께 섞어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피스타치오 콘판나
에스프레소 샷 위에 피스타치오의 향과 고소함을 살린 드라이 크림이 올라간다. 피스타치오 분태가 화룡점정으로 진한 에스프레소와 조화가 좋다.
김선기 대표

커피 인생 중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자면요?
커피를 제대로 알게 해 주시고 커피를 정말 좋아하게 만들어 주신 분이 계세요. 현재 (사)한국커피협회 부회장인 유대준 교수님이십니다. 제가 그분께 커피를 배웠는데 시간이 지나 함께 코스타리카 커피 산지를 다녀온 적이 있어요. 한밤중 쏟아지는 별빛 아래에서 함께 커피 체리를 잘라 단면을 촬영하고,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 교수님께 커피를 배울 때만 해도 함께 커피 산지를 가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으니까요. 그리고 산지를 다니며 촬영했던 사진들이 나중에 교수님이 집필하신 ‘그린빈 인사이 드’라는 책에 자료로 소개되었죠. 교수님께도 좋은 추억이었길 바라봅니다.


정말 많은 커피 산지를 다녀오셨는데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 있나요?
벌써 두 번이나 방문한 곳이 있어요. 아마 저뿐 아니라 전 세계 바리스타들이 손에 꼽는 산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바로 코스타리카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유대준 교수님 과의 추억이 있는 곳인데요. 정말 깔끔하고 햇빛이 잘 드는 예쁜 제주도 해안가 도로가 연상되는 곳입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만큼이나 현지인들의 행복지수가 굉장히 높다고 알고 있어요. 농장에 방문했을 때 환하게 웃으며 저를 반겨주던 가족의 모습이 선합니다. 다른 어떤 산지보다도 훨씬 좋았고, 커피에서도 코스타리카의 자연을 닮은 다양한 과일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곳입니다.


올댓커피가 추구하는 커피는 무엇인가요?
두 가지 스타일의 메뉴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메뉴판에서는 클래식과 시그니처로 나눠서 표기하고 있는데 클래식은 말 그대로 그 나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오리지널 커피예요. 주관적인 색깔을 전혀 넣지 않은 그 나라에서 실제 즐기는 커피죠. 시그니처는 저희 개성을 담아 재해석하여 올댓커피에서만 만날 수 있는 메뉴입니다. 각 지점마다 조금씩 다른 시그니처 메뉴들을 제공하고 있어요. 한나라의 정통 커피를 맛보고 싶으면 클래식을, 올댓커피만의 색다른 커피를 경험하고 싶다면 시그니처를 선택해 보세요. 어떤 선택이든 후회 없으실 거예요.


올댓커피 로스터리
주소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산두로 167-24 1층 인스타그램 @allthatcoffee


월간 베이커리 뉴스 / 박다솔 기자 bbbogiii2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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