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월드 엑스포, 시젭(SIGEP)

박혜아 기자 / 2024-03-01 16:36:22
1월 20일부터 24일까지 이탈리아 리미니에 위치한 엑스포 센터에서 ‘2024 시젭(SIGEP 2024)’이 열렸다. 이탈리아는 물론 세계를 대표하는 베이커리, 파티스리, 커피, 젤라또 분야의 qm랜드가 한데 모여 활발히 비즈니스 교류를 이뤘다.
ⓒITALIAN EXHIBITION GROUP

‘2024 시젭(SIGEP 2024)’은 올해 45번째 개막한 국제 베이커리·페이스트리·젤라또·커피 무역 박람회다. 이탈리안 전시 그룹이 주관하고 이탈리아 외교부, 이탈리아 무역 에이전시가 후원한다. 시젭은 미식 분야의 원료와 성분, 기계, 장비, 도구, 포장, 서비스 등 모든 분야의 트렌드와 제품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국제적인 식품 전시회라고 할 수 있다. 또 베이커리, 파티스리, 젤라또, 커피 분야의 국제 경연대회와 다양한 시연, 강연 등이 마련되어 전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올해 시젭에는 160여 개국에서 방문했으며 약 1천 2백 개의 전시업체가 참가했다. 또 84개국에서 500명 이상의 바이어가 참가해 5,200개의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다고 시젭 측은 전했다. 이탈리아 전시 그룹 회장 마우리치오 에르메티(Maurizio Ermeti)는 개막식에서 “장인정신, 지역적 정체성이 혁신, 국제성과 어우러지며 세계적인 융합을 이뤄내는 것을 시젭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며 “세상이 요구하는 친환경, 지속 가능성과 첨단 기술이 만나 미식 분야에서 꽃 피우는 부가가치를 시젭에서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ITALIAN EXHIBITION GROUP

마우리치오 회장이 말했듯 올해 시젭은 친환경적인 혁신에 조명을 맞췄다. 올해의 주목받는 신제품을 모아 둔 ‘이노베이션’ 섹션에서는 물에 분해되는 플라스틱 프리 젤라또 컵, 재가열 및 방수, 퇴비로 사용이 가능한 피자 박스, 비건 초콜릿 디저트 등이 전시되어 친환경, 비건 키워드에 대한 세계의 관심을 입증했다. 시젭의 혁신성은 참가업체, 프로그램, 대회 스케줄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빛났다. 시젭은 몇십 가지의 프로그램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던 박람회임에도 잘 준비된 어플 덕분에 참관객들은 “본인의 관심사에 맞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다”며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국제대회, 그중 빛났던 대한민국

분수를 가운데 두고 양끝으로 긴 형태인 전시장의 건축학적 특징을 살려, 시젭은 부스들을 카테고리별로 질서정연하게 배치했다. 베이커리, 파티스리, 젤라또, 커피, 초콜릿으로 나뉜 섹션에서는 해당 분야의 브랜드들이 자리했으며, 5개의 대회장에서는 5일 내내 국제대회가 열려 박람회의 열기를 더했다.

주니어 페이스트리 월드컵에 참가한 한국팀.

대회는 이탈리아 학생 제빵대회인 ‘영 아이디어스(Young Ideas)’, ‘주니어 페이스트리 월드컵’, ‘이탈리안 주니어/시니어 페이스트리 챔피언십’, ‘젤라또 월드컵’, ‘이탈리안 파네토네 월드컵’, ‘이탈리안 바리스타 챔피언십’ 등 각 분야별로 다양하게 열렸다. 한국에서는 주니어 페이스트리 월드컵과 젤라또 월드컵에 참가했는데 젤라또 월드컵에 참가한 한국팀이 첫 출전 만에 은메달을 거머쥐며 전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단상에 오른 한국팀(위)과 한국팀의 작품(아래). ⓒ칼피지아니

 

Bakery Section

이탈리아에서 열린 시젭에서는 피자의 나라답게 다양한 피자용 밀가루를 찾아볼 수 있었다. “이탈리아에서는 피자용 밀가루는 나폴리식 피자, 로마식 피자 등에 따라 밀가루를 달리 사용해 품목이 세분화 되어 있다”라고 밀가루 전문 기업 ‘API’의 영업 담당자가 설명했다. 일반 제과 제빵용 밀가루 역시 다른 나라에 비해 세밀히 나눠진 편이다. 이탈리아에서는 밀가루의 입자가 고울수록 숫자는 낮아지는데 00부터 2까지 표기한다. 또 ‘W’로 강도를 표기하는데 글루텐 함량 8~9%는 W 90~180, 글루텐 함량 9~12%는 W 200~300, 글루텐 함량 12% 이상은 W 300 이상으로 표기한다.



페이스트리 섹션에서는 아름답고 완성도 높은 쁘띠 갸또들이 눈길을 끌었다. 영하 40℃ 이하에서 급속 냉동한 케이크들은 해동한 제품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했다. 냉동 생지의 붐이 일었던 베이커리 시장이 이제는 페이스트리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편 몰드 브랜드, 퓌레 및 페이스트 브랜드, 쇼케이스 브랜드 등 각 부스마다 메인으로 진열한 제품들 중에서 피스타치오를 활용한 파티스리가 쉽게 눈에 띄었다. 시칠리아산 피스타치오의 품질에 갖고 있는 자부심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Gelato Section
젤라또에 진심인 시젭인 만큼 젤라또 섹션이 가장 활기차고 늘 많은 인파로 붐볐다. 전 세계를 대표하는 젤라또 머신 기업 ‘칼피지아니(Carpigiani)’, 젤라또와 음료, 제과 원재료 회사 ‘맥쓰리(MEC3)’ 등 국내에서도 이미 친숙한 브랜드들의 제품을 찾아볼 수 있었다. 또 부스마다 고품질의 원재료를 사용한 젤라또를 관람객들에게 무료로 나눠줘 그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달콤한 박람회’임을 실감케 했다. 실험적으로 접근한 다양한 플레이버의 젤라또들도 소개됐다.


Coffee&Chocolate Section

끊임없이 추출되는 에스프레소의 진한 향이 가득했던 커피 섹션에는 ‘일리(illy)’, ‘하우스브란트(Hausbrant)’, ‘라 마르조꼬(La Marzocco)’, ’시모넬리(Simoneli)’, ‘빅토리아 아르두이노(Victoria Arduino)’ 등 친숙한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었다. 에스프레소를 일상적으로 마시는 나라인 만큼 이탈리아 카페에 가면 항상 구비되어 있는 것이 설탕, 크림인데 각 브랜드의 특성에 맞게 설탕 소분 패키지를 제작해주는 업체들도 다양했다.

초콜릿 섹션의 ‘초콜릿 아레나’에서는 대회와 더불어 다양한 포럼이 열렸다. 특히 파네토네와 콜롬바(파네토네와 비슷한 이탈리아 전통 브리오슈로 비둘기 모양을 한 큼직한 크기가 특징) 대회가 각각 열려 전통 버전의 빵과 초콜릿을 넣어 응용한 파네토네와 콜롬바가 출품됐다. 해당 대회를 통해 우승한 팀은 밀라노에서 열리는 결승전에 참가하게 된다. 전 세계 미식 분야의 트렌드와 신기술이 만나 다양한 결과물을 선보인 시젭. 내년 리미니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성대히 막을 내렸다.

월간 베이커리 뉴스 / 박혜아 기자 hyeah01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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